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 충돌하는 역사 속 진실을 찾아서
일란 파페 지음, 유강은 옮김 / 교유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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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이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 대한 입문서다. 저자는 이스라엘 출신인 정치학 교수인 일란 파페로, 이스라엘 교수로 재직하다 팔레스타인 추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활동으로 쫓겨나듯 옮겨 영구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후 지금까지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이스라엘인 천 이백명이 목숨을 잃었고, 팔레스타인은 그 보복으로 3만 명이 넘게 죽었다. 3분의 1은 어린이들이다. 


문장으로만 봐도 맘 아픈 이 역사를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유명인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 둘 다 잘못이란 말을 쉽게 하는 것도 봤다. 하지만 그들은 이 역사를 제대로 모른다. 그래서 저자가 이 책을 썼다고 생각했다. 


200페이지 정도의 이 책은 거의 팩트로만 이루어져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거의 100년 전부터 이 분쟁이 어디서 시작되고 시온주의가 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 과정을 조목 조목 시간 순서대로 보여준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가자 지구에 사는 난민들은 종족 청소 때문에 생겨난 난민이다. 그 이전에는 가자 지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마스의 일을 옹호하는 게 아닌 정확한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저자는 결론에서 우리 시대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평화를 위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웃들과 붙어있다는 사실을 수용해야만 한다. 절실한 작가의 호소가 들리는 문장이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와도 같이 읽으려고 한다. 유튜브에서 많은 걸 보아도 좋은 책 한 권보다는 못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왜 그러는 거야? 라는 질문에 정확하고 어떻게 봐야 할지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교유서가와 휴머니스트 교차 이벤트로 읽었다. 이 책으로 역사를, 그래픽노블 팔레스타인으로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같이 읽으면 입체적으로 이 역사와 전쟁을 알 수 있다.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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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49
김나은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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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을 읽었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국내 최초 어린이청소년SF 소설상으로 올해 11회를 맞았다. 

문학상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서평단으로 책은 처음 접했다. 

대상 수상작과 대상작가 신작, 우수상 세 편 총 다섯편의 단편이 실렸다. 


대상 수상작인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케토라라는 별에 사는 나와 거기에 불시착한 지구인 유나와의 만남, 신작 <나란한 두 그림자>에서도 죽은이가 살아돌아올 수 있는 세계를 그린다. 지구에 오는 외계인이 아닌 처지를 바꾼 점과 살아돌아온 사람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우리가 이방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이주민 문제 등을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만 봐도 재밌다. 단편이라 장편 버전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캐릭터가 다 매력있었다. SF소설을 좋아해도 초5 아이에게 권할만한 책이 많진 않은데 이 단편집은 충분히 권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우수상 <몽유>에는 돌봄 로봇이 나온다. 식물 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는 한별은 돌봄 로봇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다. 돌봄 로봇 사이에 몽유병이 돌고, 범죄도 저지르자, 한별은 불안으로 잠도 잘 못 자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터놓을 상대가 별로 없다. 현실에서도 영케어러인 청소년들이 부모를 돌보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6년 전 조기현 작가의 <아빠의 아빠가 됐다> 에세이를 시작으로 영케어러의 책도 나오고 알려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책의 마지막 세나가 한별의 집에 처음 방문한 것처럼 지금도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누구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백 시나리오>는 귀여운 작품이다. 고백을 대행해주는 고백봇이 있는 시대라 나인은 친구 정후에게 고백봇을 이용해 고백한다. 돈을 아끼려고 시나리오를 직접 썼고 그 시나리오를 부러워하던 한 친구에게 그걸 전하며 일이 커지고 만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느끼지만 SNS와 인터넷 발달로 비대면이 더 익숙해지면서 아이도 어른도 직접 마음을 표현하고 얘기하는데 서툴다는 생각을 한다. 이 단편에서 그런 면을 귀엽고 재미있는 터치로 그렸고 마지막 훈훈한 마무리도 좋았다. 


마지막 작품은 행성에서 빠진 명왕성 이야기를 다룬 <플루토>다. 마빈 박사는 어렸을 때 명왕성에 플루토라는 이름을 지은 할머니와 친구가 된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빠지며 슬퍼하지만 할머니가 남긴 편지에 용기를 얻는다. 마빈은 60년 뒤 우주공학 박사가 되어 할머니의 유골을 플루토에 보낸다.

우리가 명왕성을 행성이 아니라고 해도 명왕성은 원래 그대로 존재한다. 우리도 하나하나가 빛나는 별이다. 

잊기 쉬운 소중함을 알려주는 단편이라 좋았다. 


초등고학년 부터도 충분히 읽을 수 있고, 특히 SF문학을 처음 읽는 청소년에게 추천한다. 

SF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 발견할 수 있는 보석같은 작품들이니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작가들이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써주길 바라고 신작이 나오면 따라서 읽어야겠다. 


*본 리뷰는 사계절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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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없는 마음 - 양장
김지우 지음 / 푸른숲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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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오늘도 구르는 중> 을 잘 읽어서 신작 소식이 반가웠다. 

일정이 있어 도서전에서 작가님 만나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서평단으로 이 책을 만나 기뻤다. 


<의심 없는 마음>은 뇌병변 장애인이자, 유튜버, 대학생인 김지우 작가의 여행기다. 

유럽과 호주를 여행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받고 분량이 적은 거 같아 처음엔 아쉬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곱씹는 시간이 길었다. 

단순한 여행기라고 하기엔 작가가 겪었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컷다.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못해 듣기로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이 장애인도 여행 다니기 나을거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국도 사람사는 곳이고, 예상치 못한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예약했던 일정이나 도움을 청한 사람이 제대로 오지 않기도 한다. 

저자도 당황하다 점차 적응하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유럽이나 호주나 인상적이었던 건 도움을 줄 때 먼저 물어본다는 점이다. 

그리고 흔쾌히 가볍게 도와주고 떠난다. 당연한 일을 했고, 우리는 그렇게 도우며 살아간다는 듯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제목이 되기도 한 문장이 나오는 에피소드다. 

호주에서 잠시 시간이 나 서핑을 친구와 같이 갈 때 자신은 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같이 간 누구도 작가가 서핑을 안 할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다는 점. 서핑도, 다른 여행기도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가 있으나 책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 


저자는 휠체어를 타고 간 여행을 통해 어느 때보다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자신을 좋아한다고 달라진 나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유튜브를 통해 여행기를 알더라도 비하인드를 읽는 마음으로 작가를 모른다면, 또 새롭게 좋은 작가를 알게되는 책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도 또 다른 도전도 계속 글로 남겨주길. 앞으로도 꾸준히 따라 읽으며 응원하겠다. 작가의 휠체어 바퀴가 나에게도 닿았듯, 내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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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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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매년 챙겨 보려고 노력하는데 올해도 서평단으로 운 좋게 일찍 만났다. 


<나비 도감>은 지난 여름 방학에 놀러갔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누나를 그리워하는 강산의 이야기다. 

산은 왼쪽 귀가 잘 안 들려 보청기를 낀다. 그 왼쪽 귀로 떠난 누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 목소리 따라 누나가 빌린 책, 물건, 누나의 친구들을 만나며 새로운 관계를 쌓아간다. 


누나의 죽음으로 1인 시위를 하는 엄마와 놀러간 사고영상은 인터넷에 올라와있고 자신은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산. 산은 누나가 하지 못한 걸 대신하기로 맘 먹는다. 같이 놀러 갔던 두나 누나와 서로 위로하다 오해가 쌓인다. 가족의 죽음 이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읽으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다. 

힘든 이야기를 작가는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가능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나를 위로해주는 느낌이었다. 


사랑하는 누나의 죽음. 게다가 워터파크에서 놀러 갔다가 벌어진 사고. 한국인이라면 바로 생각나는 여러 사건 사고가 있다. 일부 사람들은 쉽게 얘기하고 쉽게 누구의 잘못을 얘기한다. 하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은 어떤 마음일지. 나비 도감은 그 마음을 들여다 본다. 


우리도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이별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얘기한다. 떠난 이는 우리 주변에 어떤 형태로든 같이 함께 한다고. 진정한 애도란 무엇인지. 

산이 누나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는 누나의 생일 파티는 그래서 감동이었다. 같이 읽은 아이도 그 장면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어렵고 힘든 이야기를 이렇게 써주신 작가님께 감사하고, 이전 작품인 스파클도 앞으로 나올 책도 챙겨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 책과 가족의 죽음과 그 이후에 대해 몇 마디로 얘기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약한 나비의 날개짓으로 모여서 위로 받고 싶은 가족, 성인 독자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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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은 서울역입니다
근하 지음 / 여섯번째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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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 작가의 신작 ‘이번 역은 서울역입니다’를 읽었다. 

‘사랑하는 이모들’이 좋았고 언리밋에서 만난 단편들도 잘 따라 읽고 있어서 오랜만에 나온 작가의 창작 만화가 반가웠다. 


대구 출신인 시영은 그렇게 바라던 서울로 진학하지만 대학 생활은 만만치 않고 적응이 쉽지 않다. 

고3, 대학 신입생, 대학 마지막 학기, 직장생활 등을 5개 챕터로 나눠 보여 준다. 

스무살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가며 멀어지는 친구 사이, 새롭게 만나는 인연들, 실망하며 멀어지는 사람들. 

지금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이 책을 다 읽고 내가 대학을 입학하던 날, 첫 출근하던 날을 떠올렸다. 

집이 싫어서 최대한 빨리 떠나고 싶었던 내가 보였다. 

서울로 가면 좋을 줄 알았는데 돈을 벌어 학교를 다녀야 해서 알바를 전전했고 

그래도 그 와중에 동아리도 하고 열심히 수업도 듣던 그런 날들. 

첫 출근에 한강을 건너며, 내가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거 같던 그런 순간. 


시영의 삶을 따라가며 한 숨 쉬고 응원하면서 마지막 장면에 웃음이 나왔다. 

시영이 편히 쉴 수 있는 집을 찾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서 그리는 작가님 작품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길 바라며. 

2,30대 들은 이 책으로 공감을 지나온 이들은 추억하며 지금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청춘을 

응원할 수 있길.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마음을 나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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