횔덜린 서한집 상응 5
프리드리히 횔덜린 지음, 장영태 옮김 / 읻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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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작가나 책을 읽을 때는 하나만이라도 느낀다는 마음가짐으로 읽는다. 모든 걸 다 이해하거나 알려고 할 때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작가의 인생에 초대받은 느낌이었다. 


프리디리히 횔덜린 은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괴테가 살았던 시절에 활동했던 작가라니. 당시에는 조명받지 못했으나, 20세기 초에 재조명 받아 독일 현대 시의 선구자로 재평가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횔덜린이 보낸 편지들을 묶은 책이다. 헤겔, 셸링, 실러, 괴테와 친구들, 가족에게 쓴 편지 백여통과 부록으로 여섯 통이 실렸다. 원래 편지들은 훨씬 많다고 한다. 


이 많은 편지들을 왜 썼을까 궁금해하며 읽었다. 읽다보니 그 시절엔 편지가 소식과 안부 필요한 것 요청, 지식과 의견을 나누기까지 많은 역할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두꺼운 책이라 천천히 읽어, 앞 뒤 이야기가 헷갈리거나 그 시대 문화에 대해 이해도 필요하나 주석도 있고, 기억 못해도 읽어나가는데 무리는 없었다. 


긴 시간 동안 쓴 편지라 점점 나이 먹어가며 바뀌는 말투, 때로는 진지하게 또는 동생에게 조언을 전하거나 필요한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편지만 봤는데도 저자와 친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부록에 실린 편지들은 마음 아팠다. 그는 반평생을 정신 착란으로 투병했다. 몇십년 동안 어머니는 한 번도 만나러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에게 편지를 짧게라도 쓰는 심정은 무엇일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아프기 전보다 훨씬 짧아진 글이 슬펐다. 꺼지는 촛불을 보는 기분이었다. 


독일 문학, 횔덜린 시인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그의 작품 시집과 소설도 같이 읽는다며 그의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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