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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도사 전우치 나가신다! - 전우치전 ㅣ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2
김은중 지음, 왕지성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상들의 지혜와 재치, 해학을 느낄 수 있는 우리고전읽기.
고전소설로 처음 만난 작품은 작년에 읽은 토끼전이다. 전래동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지라 올 들어서는 열심히 우리고전을 찾아읽고 있는데 주인공이 여자인 책만 골라 읽고 있다는.
이번에는 특별히 엄마의 추천으로 전우치전을 읽었다.
오래전이지만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본지라 아이에게는 먼저 책으로 권했다.

다른 고전소설에 비해 월등하게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전우치전.
어려운 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전우치가 다채롭게 변신하는 장면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우연히 구미호의 혼 구슬을 먹고 여러 가지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되는 전우치.
솔개가 되었다가 호랑이가 되었다가 하늘의 신선이 되고 연기처럼 변해서 호리병 속에 들어갔다가 사라지기도 하는 변신의 귀재가 되어 유쾌상쾌통쾌한 즐거움을 준다.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전우치에게 구미호의 혼 구슬은 마치 상처럼 주어진 듯하다.
혼 구슬을 삼킨 덕에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도술을 부릴 줄 알게 되니 그 따뜻한 마음을 세상 곳곳에 닿게 하라는.
기상천외한 도술로 무능하면서도 자기밖에 모르는 권력층을 혼내주고
어려운 백성을 돕는 상상능력자, 전우치.
장면 장면을 눈앞에 그리듯 실감 나게 써 내려가고 있어 푹 빠져들게 된다.

권말에는 <고전소설 속 역사 읽기> 해설이 나온다.
고전소설의 묘미는 글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시대 상황과 당시 사람들의 바람이 담겨 있어 재미를 더한다.
역사적인 배경을 알게 되니 단순히 책 읽는 즐거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게 된다.
전우치가 실존 인물???
조선시대 기인으로 알려진 전우치라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이야기라고 한다.
이야기 마지막에 전우치가 스승으로 모시는 서화담이라는 인물도 나오는데 우리가 익히 아는 서경덕의 호가 '화담'이라고.
실제 전우치의 고향도 송도인 걸 보면 두 사람 사이의 미담을 소설로 전하고 있는 듯하다.
해설 읽는 재미는 이런 것ㅎ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 소설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어찌 이리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이 많단 말인가!'
슬그머니 소란한 틈으로 다가간 변신도사 전우치.
과연 어떤 도술을 부려서 참견을 할까?
해설까지 읽고 나니 실제 전우치라는 인물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된다.
따뜻한 마음에 재치와 해학이 넘쳤던 인물, 거기에 신출귀몰한 능력까지
그 시대 어려웠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을 듯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