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몽환도 스마트소설 한국작가선 1
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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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하다는 것이 참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주수자 단편소설도 읽다보면 스마트하다는 의미와 은근히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 백남준님을 추모하는 거짓말이야 거짓말은 고양이의 눈에서 본 고인을 보여줬는데, 백남준이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가장 스마트한 인물이라고 평가받습니다. 주수자 그의 소설은 짧은 문장 한 두줄에서 다양한 해석을 도출할 수 있는 가볍지 않는 소설입니다.

동네방네 청소 비상상황, 이 소설은 짧은데도 불구하고 독자가 스스로 해석하게 만드는 맛과 멋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 소설 단편선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된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요즘 스마트한 세대들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각자 자신의 개성을 존중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는 이것은 청소부인것 같았지만 어떤 동물이라고 생각이 들고 또는 하수구의 괴물인것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것은 물질적인 쓰레기 뿐만 아니라 욕과 거친 말, 흉한 행동 등 이 사회의 암적인 것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만난 단정하게 머리빗은 어린아이와 참 대비되기도 합니다.

변형되는 거울 속 유희, 이 작품은 제가 빗소리 몽환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몽환도라는 책 제목과도 가장 잘 어울리게 몽환적이면서 판타지적인 내용이고 해석이 다양하게 가능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눈을 뜨자 미용실에 있는 주인공은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채 미용사로 일하게 되고 손님들의 모습과 행동, 거울속에 비춘 몽환적인 모습을 봅니다. 사람들은 모든 가면을 쓰고 산다는데, 미용실의 거울을 통해서는 여우로 보이기도 하고 괴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과연 누구인지 자신도 모르고 독자도 모릅니다만, 아마도 꿈속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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