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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서 말하기로 -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삶과 목소리
캐럴 길리건 지음, 이경미 옮김 / 심심 / 2020년 12월
평점 :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많은 유명한 심리학자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그들이 세운 심리학의 대상과 이론적 배경은 일반적으로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과거에 심리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되던 그 때,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주목하지 않았었고 여성만이 가진 성향과 특징에 따라 다른 관점으로 심리학을 연구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캐럴 길리건은 여성의 도덕 발달 기준을 제시한 그의 첫 책 "침묵에서 말하기로"에서 남성위주의 심리학계를 근본부터 바꿨었습니다.
이 책은 무려 40여년 전에 출간되었었고 국내에는 예전에 "다른 목소리로"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었습니다. 2020년 지금은 어느 때보다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성인권이 주목받고 있는 때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도 커다란 사회적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 여성심리학의 고전인 "침묵에서 말하기로"가 다시 주목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캐럴 길리건은 기존에 남성중심의 관점에서 연구되고 정리되었던 심리학 이론들에 대해서 반기를 던지고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제가 봤던 책의 내용중에서는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비교 하면서 분석한 내용이 가장 인상깊고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심리학 이론들은 공격성을 본능으로 보고 그것을 제한하기 위해 독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남성의 폭력적인 상상은 의사소통의 문제와 인간관계에 관한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여성의 목소리를 고립된 사람들과 인간관계의 위계적 구조에서 사람들이 직면한 공격성의 문제를 찾는다고도 합니다.
이 책을 쓴 캐럴 길리건은 당시 심리학 연구의 대상을 성인 남성 위주로 진행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성인, 청소년, 흑인, 백인, 남성, 여성 등 균등하고 다양한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캐럴 길리건은 이 책에서 인터뷰와 연구하면서 남겼던 많은 사례를 수록했는데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의미가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여성심리학 고전의 가치가 빛납니다. 사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배제된다고 느낄 때 여성들은 자신을 기존의 사회적 합의인 남성들이 만들고 남성에 의해 시행되는 기준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여깁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발언권, 육아와 출산의 선택권, 동등한 교육 기회 등은 40년 전의 투쟁역사를 통해 지금 실현되었지만 그래도 아직 존재하는 차별은 심리적인 관점에서 설명할 여지가 많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