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아이들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9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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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감격적인 책. 웃다가 감탄하다가 웃다가 감탄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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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버 머시 폴스의 늑대들 시리즈 1
매기 스티브오터 지음, 안나량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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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사랑의 기억_ 시버


"샘." 소녀가 나를 불렀다, "샘."
그녀는 과거이고 현재이며 미래다. 난 대답하고 싶었지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레이스
"키스했어야 하는 거 아냐?"
"생각은 했었어."
"근데 왜 안했어?"
그는 고개를 숙여 가볍게, 아주 가볍게 키스했다. 차갑고 메마른 그의 입술은 더없이 예의 발랐다.


순정만화를 처음 접하던 그 느낌 그대로다.
안타깝고, 애절하고, 두근두근 하는 풋풋한 사랑의 느낌.

이 소설은 그렇다.
반짝이는 흰 눈빛 사이로 하얗게 질린 얼굴과 발간 입술이 내뿜는 입김같은 것.
서툴게 사랑을 말하는 소년과 소녀가 있다.

소년과 소녀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교차되는 가운데, 소년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그 날의 온도가 있다. 하지만 물리적 온도와는 별개로, 그들 소년 소녀의 온도는 참 따듯하고 예쁘다.

트와일라잇으로 대표되는 괴수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 시대에 늑대인간이라니, 이건 좀 진부하지 않나? 하면서도 손에 들고 펼친 보람이 있다.
아, 정말 그랬다. 늑대인간이란 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부드럽게 감기는 늑대의 털과 흰 눈빛과 감미롭고 애틋한 대사들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순정만화에 한 때 빠졌고, 지금도 빠져있는 당신.
한 때 순정만화에 빠졌지만, 이제 순정만화을 들고 읽기엔 조금 부끄러운 당신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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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손
존 어빙 지음, 이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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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존 어빙의 뼈있는 수다_ 네번째 손

존 어빙이 다시 찾아왔다.

그랬다. 나와 존 어빙의 첫 만남은
<사이더 하우스>였다. 거대한 사과와 벌레의 만남.
어느 누가 여자는 수다쟁이라고 했던가.

그는 분명히 존 어빙을 만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어떤 여자가 봐도 매력적인 남자 패트릭. 서커스를 취재하던 중 그는 사자에게 왼손을 먹히는 끔찍한 사고를 당한다. 언론은 그의 없어진 왼손을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전락시켜 버리고, 그에게 왼손을 기증하겠다는 여인이 나타난다. 도리스는 남편의 왼손을 그에게 기증하고, 그의 아이를 갖고싶어 했던 것.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자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강행한 것이다.

패트릭은 어떤 여인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다가, 도리스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러자 이식받은 그의 왼손은 패트릭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고, 패트릭은 왼손을 다시 도리스의 남편에게 준다.

팬텀페인이라는 증상이 있다. 다리나 팔이 없는 사람이 마치 그 부위가 있는 것 처럼 그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다. 패트릭은 마치 그런 것 처럼, 도리스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며 그녀를 그리워 하는 네번째 손을 갖게 된다.

유쾌하고도 뼈있는 인생의 코미디, <네번째 손>은 독자에겐 키득거릴 수 있는 가십거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언론의 자극적이고 가벼운 행태를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는 거리를 제공한다.

뼈있는 수다를 한 권 내내 재잘재잘 떠드는 존 어빙 때문에,
이 재미난 책에 쏟아 부은 3시간이 하나도, 정말 단 한 페이지도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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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훔치다
조완선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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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한 편의 롤러코스터다_ 천년을 훔치다


이런 소설, 참 오래간만이다.
첫 페이지 부터 어두운 밤에 숨가쁘게 펼쳐지는 추격전으로 시작하더니, 역사 속으로 들어가 일본과 한국의 절들을 둘러보고, 그 곳에서 마주친 큰 눈의 사천왕에 겁을 집어먹는 찰나, 숨가쁘게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미스터리.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신비롭고도 경이로운 초조대장경.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때 판각한 고려 최초의 대장경이라고 한다. 거란의 침입을 불력으로 물리치고자 만든 것. 팔만대장경보다 앞섰다고 하니, 그 소중함이야 더 말해봤자다.


소설은 이 초조대장경의 경판을 찾아 나서는 일본과 한국의 도굴꾼들을 비춘다. 왜 하필 도굴꾼인가, 싶다가도 '이야기'는 항상 선보다는 악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오히려 흥미가 인다. 이건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일 뿐이니까. 한국의 인사동, 일본의 절, 한국의 산 등을 오가며 펼쳐지는 다국적 도굴 미스터리.


한국 장르소설은 어쩐지 유치해보여 멀리했었는데, 이런 미스터리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같은 작가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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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혀
앤드루 윌슨 지음, 나중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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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에 비견할 만한 소설_거짓말하는 혀

소설가란 원래, 거짓말을 능숙하게 하는 이다.
그러나 그 거짓말이란 게 원래, 사실 90%에 거짓 10%로 이루어진 게 아닌가.

그리하여 소설가가되고자 했던 어떤 청년은, 자신을 고용한 늙은 소설가의 생애를 몰래 글로 옮기려 한다. 그 소설가의 은밀한 사생활부터 인생 내력까지 모든 것을 알려는 욕심 아닌 욕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명예욕이란 건 생각보다 세서 그는 어두침침하고 어두운 늙은 소설가의 공간에서 점점 더 나쁜 생각을 품으며 늙은 소설가를 죽이고, 그의 평전을 완성하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힌다.

청년은 노인에게 거짓말을 한다.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져 힘들어하고 있으며(정말 헤어지긴 했다) 자신을 아껴주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휴가를 가야만 한다(할머니는 정말 그를 아껴주셨다). 그리고는 노인의 젊은 시절을 캐러 다른 나라를 돌아다닌다.

그러나 역시 노인 또한 소설가였기에 마지막의 반전은 어떤 장르영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고 인상적이다. 글 쓰는 이들이란 거짓말을 통해 꽤나 그럴듯한 작품을 완성하고자 하는 욕심이 다들 있는 모양이다. 그 욕심이 낳은 결과를 보여주고 그것조차 미학적으로 해석하고자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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