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버 머시 폴스의 늑대들 시리즈 1
매기 스티브오터 지음, 안나량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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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사랑의 기억_ 시버


"샘." 소녀가 나를 불렀다, "샘."
그녀는 과거이고 현재이며 미래다. 난 대답하고 싶었지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레이스
"키스했어야 하는 거 아냐?"
"생각은 했었어."
"근데 왜 안했어?"
그는 고개를 숙여 가볍게, 아주 가볍게 키스했다. 차갑고 메마른 그의 입술은 더없이 예의 발랐다.


순정만화를 처음 접하던 그 느낌 그대로다.
안타깝고, 애절하고, 두근두근 하는 풋풋한 사랑의 느낌.

이 소설은 그렇다.
반짝이는 흰 눈빛 사이로 하얗게 질린 얼굴과 발간 입술이 내뿜는 입김같은 것.
서툴게 사랑을 말하는 소년과 소녀가 있다.

소년과 소녀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교차되는 가운데, 소년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그 날의 온도가 있다. 하지만 물리적 온도와는 별개로, 그들 소년 소녀의 온도는 참 따듯하고 예쁘다.

트와일라잇으로 대표되는 괴수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 시대에 늑대인간이라니, 이건 좀 진부하지 않나? 하면서도 손에 들고 펼친 보람이 있다.
아, 정말 그랬다. 늑대인간이란 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부드럽게 감기는 늑대의 털과 흰 눈빛과 감미롭고 애틋한 대사들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순정만화에 한 때 빠졌고, 지금도 빠져있는 당신.
한 때 순정만화에 빠졌지만, 이제 순정만화을 들고 읽기엔 조금 부끄러운 당신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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