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딴섬 악마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5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동서미스터리북스 145권인 <외딴섬 악마>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을 좋게 보면 '에도가와 란포의 모든 것이 담긴 걸작', 나쁘게 보면 '에도가와 란포의 엽기성이 그대로 드러난 괴상한(?) 작품'입니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 그의 작품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제가 본 몇 가지만 해도 그가 매우 다재다능한 작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소년탐정단>시리즈(20년쯤 전 금하에서 나왔던 <소년탐정단>, <투명인간>, <요괴박사> 등, 아케치 코고로와 고바야시 소년, 그리고 소년탐정단이 활약하는 시리즈)와, 암호물인 <2전동화>, 도서추리물인 <심리시험>, 그리고 그 외 조금 괴기스러운 작품도 많이 썼죠, 그리고 그는 제가 지극히 존경하는 김내성 선생님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서두가 길어졌군요, 이 작품의 주인공 미노우라는 평범한 청년으로 회사의 여자 동료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합니다. 그런데 그는 약혼녀에게 말 못할 출생의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얼마 후 그녀는 자신의 방에서 수수께끼 같은 밀실 살인을 당하게 됩니다. 미노우라는 복수를 맹세하고 먼 친척이자 탐정인 미야마기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미야마기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인 해변에서 감쪽같이 살해되고 맙니다.
그런 그는 자신의 선배이자 의사인 모로토 미치오와 만나게 되고, 모로토 또한 그 사건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반신반의하면서도 모든 사건과 관련이 있는 외딴 섬, 모로토의 고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 섬에는 도저히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이(모로토의 아버지)가 저택에서 살고 있었고 지하실에서는 가끔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곧, 그는 그 섬이 말 그대로 엽기에 찬 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글쎄요, 이 작품을 모험물로 본다면 좋겠지만 솔직히 추리소설로는 그리 걸작이라 하기 힘듭니다. 구성력이나 설정은 좋고 재미도 있지만 사건의 트릭도 동기도 너무 억지스럽고(아니, 억지스럽다기보다 엽기적이라고 하는 편이 더 옳겠군요), 더욱이 섬에 도착한 다음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조금 이해하기 힘듭니다. 특히, 제가 보기에 서두는 생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