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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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이라면 추리소설 입문 시리즈로서 추리소설 독자 중 그 시리즈를 한 편 이상 읽어 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뤼팽 시리즈의 미발표작이 그것도 르블랑 사후 6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 공개되었으니 이는 뤼팽의 팬, 아니, 미스터리 팬이라면 정말 놓치기 싫은 작품이겠죠.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은 모리스 르블랑이 1941년 사망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쓴 두 작품 중 하나로 다른 하나인 <아르센 뤼팽의 수십억 달러>(1939)와는 달리 발표되지 못한 채 르블랑 가의 금고 속에 있다가 1996년에 발견된 작품입니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우선, 나폴레옹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폴레옹은 뤼팽 장군에게 자신의 정적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비밀 문서와 함께 한 여성을 데려오라고 명합니다. 뤼팽 장군은 비밀 문서는 나폴레옹에게 주지만 그녀는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버리죠.

 그리고 배경은 1922년으로 옮겨집니다. 파리 사교계의 유명한 여인인 코라 드 레른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그녀의 곁에 있는 네 남자 중 한 명이 아르센 뤼팽이라는 말을 듣고 그가 누구일까 궁금해합니다. 그 와중에 누군가가 그녀의 친아버지와 진정한 혈통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고, 그녀는 자신이 과연 어떤 운명에 처해질지 몰라 불안에 빠지게 되지요.

 한편, ‘살인자 트리오’라 불리는 세 명의 뒷골목 범죄자들은 암흑가의 터주대감인 라클로슈 영감의 지시로, 영국에서 프랑스로 운송되던 금화 자루를 노립니다. 뤼팽은 그 돈이 코라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살인자 트리오’는 물론 그 배후 조종자들과의 싸움에 나서게 됩니다.

 

 뤼팽 특유의 의협심과 통쾌한 범행은 여전히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사교계의 꽃 코라는 물론, ‘살인자 트리오’를 비롯한 파리 뒷골목의 악당들 하나하나의 묘사가 정말 잘 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셜록 홈즈의 베이커 가 소년 탐정단과 같은, 뤼팽판 소년 유격대의 등장입니다. 이들이 뤼팽을 도우며 함정을 설치하고, 적들의 뒤를 미행하면서 활약하는 장면은 정말 보면서 저절로 신이 나더군요.

 아쉬운 점은 네 남자 중 누가 뤼팽인지 알아보기 어렵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고, 또한 코라의 아버지가 자살한 이유가 그리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뤼팽의 미발표, 그것도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라니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안타깝기는 해도 뤼팽 시리즈의 마무리가 지어지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뤼팽의 고조부부터 시작하여 뤼팽의 소년 유격대까지 등장하니까요.

 또한 이번 작품 역시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완역한 성귀수 님의 번역이 돋보입니다. 뒤에 있는 해설도 절대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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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 -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창용 외 지음 / 황금물고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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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EBS에서 방영했던 <이야기의 힘>이 책으로 나왔군요.

 

 이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간단히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날 스토리텔링 산업이 얼마나 발달했고 스토리텔링으로 인하여 관광 명소가 된 이야기부터,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를 꾸며 나가야 되는지 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늘날 시나리오 이야기, 외국의 캐릭터 산업 등을 잘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2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하나씩 만들어 가며, 어떤 이야기가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지 등의 구체적인 점이 서술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즉 이야기를 이끌어 가려면 갈등이 있어야 하고 악역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을 말하는 거죠, 그리고 주인공에게 얼마나 공감이 가는지 등도 중요합니다.

 

 오늘날 수백 개의 시나리오가 있는데 그 중에서 영화화되는 건 10%도 되지 않으며 개봉되어도 성공하는 작품은 20% 내외라고 합니다. 따라서 좋은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너무도 강조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도 해외 시장을 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한 번 보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아도 좋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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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얏상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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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려랴 얏상>은 요리 소설인 연작 단편집입니다. 다카오는 회사에서 해고 당하고 집에도 갈 수 없고 하여 결국 노숙자가 되고 맙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카오는 얏상이라 불리는 노숙자를 만나게 되지요.

 얏상은 노숙자에게도 살아가는 방식과 긍지가 필요하다며 여러 식당을 돌면서 밥을 공짜로 먹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런데 그 공짜 밥은 사실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식당의 정보와 식재료 시장의 정보를 서로에게 알려 주며, 돈 대신 밥을 먹는 일을 하고 있었지요, 거기다 얏상의 요리에 대한 식견과 절대 미각은 시장 상인들은 물론 일류 요리사들에게까지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다카오는 얏상에게 반해 제자가 되었고 제대로 된 노숙자로 살아가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죠, 자극적인 기사를 팔아 가며 다른 식당을 매도하는 언론사 기자, 메밀국수 가게에 빠져 가출까지 한 소녀, 식당을 빼앗긴 주인의 인질극 소동 등등, 얏상과 다카오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하죠.

 

 읽고 난 후 소감은, 하나의 요리 만화를 본 듯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얏상은 매우 픽션적인 캐릭터지만 그 내용을 통하여 일본 요식업계는 물론 시장이나 자본주의, 언론 등의 문제점 등을 엿볼 수 있었고 더욱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훈훈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소유면서도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노숙자인 얏상이라는 캐릭터가 무엇보다도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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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되었습니다 - 모든 미해결 사건이 풀리는 세상,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박하익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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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회 디지털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종료되었습니다>입니다.

 

 가까운 미래, 전 세계 곳곳에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다시 살아온 이들은 곱게 죽지 않고 모두 살인이나 테러의 희생양이 된 이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죽인 범인을 찾아가서 자기 손으로 범인을 죽인 뒤 소멸되고 말지요, 특히 런던에서 폭탄 테러의 희생자들 여럿이 갑자기 다시 나타나 그 테러의 배후 조종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고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여 전 세계가 경악합니다. 이 되살아난 이들은 언제부터인가 RV라 불리며, 연구 대상이 됩니다.

 이 와중에, 젊은 사업가 진홍의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복수를 위해 달려든 이는 다름아닌 아들인 진홍입니다. 과연 진홍이 보험금을 노리고 어머니를 청부 살해했을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며 경찰과 CIA까지 동원되어 진홍의 어머니를 억류하려 하죠, 이에 진홍은 대체 어머니가 왜 그러는지도 모른 채 일단 그녀를 피신시키려 합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 사건의 뒤에 박종호라는 과학자가 자신의 아들을 범죄자에게 잃은 뒤 SSS라는 수수께끼의 프로젝트를 진행시켰고 그 결과가 바로 RV라는 의혹을 갖게 됩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다 보고 난 뒤의 소감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처음에는 야마구치 마사야의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과 비슷한 환타지 추리소설인가 하였으나 나중에 보니 이 작품만의 재미와 특색이 보였습니다.

 더욱이 이 작품의 메시지는 깊습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사회를 반영하지 않은 소설은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남겼고, 아카가와 지로는 “그렇다고 해서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비현실적인, 비논리적인 세계관이지만 이를 통하여 오늘날 사회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 작품은 충분히 그러한 작품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실질적인 사형 폐지 국가가 되었는데 사회 곳곳에서는 도저히 인간이 저지른다고 하기 힘든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범인에게 어떤 벌을 주어야 하는지는 영원한 화두라 할 수 있지요. 심지어는 데스노트가 필요하다, 덱스터가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니까요. 특히 마지막 반전에서 흉악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벌은 통쾌할 정도입니다.

 아쉬운 점은 중간에 연쇄살인범의 등장이 조금 뜬금없어 보이더군요, 앞에 복선이 조금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한국 추리문학의 수준이 점점 높아진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출간 전부터 영화화 결정되었다니 영화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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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할로윈 파티에서 죽다 - 매들린 빈 파티플래너 미스터리
제릴린 파머 지음, 엄진현 옮김 / 해문출판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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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문판 코지 미스터리 중 하나인 <악마, 할로윈 파티에서 죽다>입니다.

 우선 내용을 소개하면, 주인공인 매들린 빈은 출장요리업자입니다. 그녀는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브루노 헌틀리의 저택에서 할로윈 파티 요리를 맡게 되지요, 이러한 미스터리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그렇듯이 헌틀리는 백만장자지만 매우 독단적이고 거만하여 적이 많고 거기다 바람둥이입니다.
 파티가 한창 진행 중에 헌틀리가 독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경찰의 수사는 뜻밖에도 매들린의 동업자인 웨슬리에게 집중됩니다. 웨슬리가 헌틀리에게 토지 매매 주선을 했는데 약속한 소개료를 헌틀리가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출장요리업체 사람들이 독살했다는 소문이 돌면 자신의 사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 생각한 매들린은 직접 수사에 나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사건이 19세기에 한 농장주가 당한 토지 사기 사건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지요.

 전체적으로 보면 살인사건은 단 한 번 발생하지만 헌틀리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수사해 나가는 매들린의 활약이 돋보이고, 상당히 무거운 내용의 살인사건인데도 매우 유쾌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특히 잠적한 줄 알았던 웨슬리가 매들린의 전화를 받은 다음에 폴렌타(옥수수로 끓인 죽의 한 종류)를 잘 끓여야 된다고 말할 때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군요.

 아쉬운 점은 그래서 그런지 별로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크리스티 여사의 <패딩턴발 4시 50분>을 보면 루시 아일리스배로우 양의 요리 등에 대한 묘사도 섬세하고 스릴도 꽤 느껴졌는데 말이죠.
가볍고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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