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예진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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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 아홉 편 중 여섯 편만이 한국에 소개되어 있음을 늘 안타깝게 여겼는데, 미발표 3편이 나왔으니 엘러리 퀸 의 팬으로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요.

 

 로데오 스타이자 전직 영화배우인 벅 혼이 뉴욕의 경기장 ‘콜로세움’에서 재기의 경기를 갖게 됩니다. 벅 혼이 말을 타고 달리면 뒤에서 40명의 카우보이(로 분장한 사람들)가 그를 추격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는데, 갑자기 벅 혼이 말에서 떨어지고 뒤의 40마리의 말에 짓밟히고 맙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벅 혼은 총에 맞고 쓰러졌습니다.

엘러리 퀸은 그 40여 명의 카우보이 중 누구에게서도 벅 혼을 쏜 총이 발견되지 않았고 벅 혼의 총마저도 하나 없어졌음을 알게 되고, 이 사건의 관계자들을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그 뒤에는 쇼 흥행계의 거물, 카지노 사업가, 영화배우, 권투선수 등이 벅 혼과 관계있음이 밝혀지고, 그 중 과연 누가 어떻게 그를 쏘고 어떻게 빠져나갔을까가 관건이 됩니다.

 

 역시 이번 작품도 엘러리 퀸 특유의 논리와 합리성이 빛납니다. <미국 총 미스터리>라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총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범인이 총을 쏜 방법부터 어디에 숨겼는지 등, 더욱이 그 동안은 서문에서만 나왔던, 엘러리 퀸의 대리인인 J. J 맥이 이번에는 에필로그에서 엘러리 퀸과 담화를 하는 장면이 덧붙여졌습니다. 그리고 퀸 집안의 하인인 주나도 의외로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단점이 있다면 범인의 정체를 암시하는 복선이 좀 더 있었다면, 예를 들어 벅 혼이 출연했던 영화를 보여준다든지 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다른 편에 있던 등장인물 소개가 이번 권에는 없더군요.

 역시 엘러리 퀸이다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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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모리아티의 복수
존 가드너 지음, 이미영 옮김 / 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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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록 홈즈의 페스티시 가운데서도 이색적인 작품으로, 셜록 홈즈의 숙적이자 범죄소설사상 최초의 슈퍼 악당이라 불리는 모리아티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모리아티의 복수>입니다.

 전작 <모리아티의 귀환>에서 암살에 실패한 모리아티는 미국으로 도망쳐 신분을 감추고 각종 사기를 쳐 다시 큰 부를 모은 뒤 영국으로 돌아와 제목 그대로 복수를 계획하지요. 복수 대상자는 전작에서 모리아티가 주최한 범죄 조직 두목 회의에 참가했던 대륙의 범죄자들과 크로우 경위, 최종 대상자는 역시 셜록 홈즈입니다.

 

 이 작품에서 살인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모리아티의 책략과 잔인함은 반드시 살인만으로 펼쳐지지 않더군요, 모리아티는 우선 예전의 부하 외에도 새로운 부하를 조직에 영입하고, 대륙의 범죄 조직 두목들을 한 명씩 다시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한편, 크로우가 최근 부인과 사이가 좋지 않아졌음을 알고 그에게 자신의 가장 예쁜 여자 부하를 하녀로 들여보내 혼란에 빠뜨립니다. 이를 심상치 않게 여긴 홈즈는 크로우를 도와 다시 한 번 모리아티와 대결을 벌이지만 이를 계산하고 있던 모리아티는 아이린 애들러를 이용하여 홈즈를 끌어들입니다(이번에는 왓슨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추리소설을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모리아티는 가장 무서운 악당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모리아티의 인간적인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어 역시 악당 또한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장르소설의 조건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 외 스피어, 리 초우, 엠버 등 모리아티의 조직원들의 활약도 돋보입니다.

 단지 전작과 번역자가 달라져서 사람 이름 표기 등에서 차이가 조금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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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살인
보리스 아쿠닌 지음, 이형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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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8년, 파리 교외의 한 저택에서 10명이나 살해되고(그 중 9명은 독살), 사건 현장에서 황금으로 된 시바 상과 스카프 한 장이 사라지게 됩니다. 사건 수사를 맡은 구스타브 고슈 경감은 그 사건이 호화 여객선 '리바이어던' 호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되고 자신도 그 배에 타죠, 그리고 그 안에서 배 일등석의 온갖 인간군상을 관찰해 가면서 범인을 찾습니다.
 '리바이어던' 호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큰 배 중의 하나로서 일등석에는 일본군 장교, 프랑스군 장교, 식민지 인도로 남편을 찾아가는 부인, 영국인 고고학자 등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이 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주인공이자 러시아 외교관인 에라스트 판도린이 타게 되고, 곧 의문의 도난 및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진정한 동기가 인도 중부에 숨겨진 엄청난 보물임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그 사건의 관계자들은 모두 목숨을 위협받기 시작합니다.

 복잡한 온갖 사건들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이 과정이 사실 조금 뻔하기도 합니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구성이 매우 훌륭하고, 각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1인칭과 3인칭을 병행해 가면서 묘사한 기법도 매우 좋았습니다.

 단점이라면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아자젤의 음모>와 연계성이 적다는 점입니다. 아쿠닌의 장점은 각 소설마다 다른 성격을 부여하여 같은 작가가 썼는지조차 의심스럽다는 점인데, 이 장점은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작의 판도린은 곳곳을 헤매고 실수도 가끔 하는데 이번의 판도린은 전작과 달리 차분히 관찰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범인을 잡아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판도린의 성격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판도린이 자신의 재주(숨 오래 참기와 몇 가지 외국어 구사하기)를 이용하여 위기에서 빠져나오거나 했다면 더욱 좋았으리라 생각되는군요.

여러분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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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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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에서 죽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이상한 점은 죽었다 살아나는 사람들의 사인, 연령 등 어떤 점에서도 공통점이 없다는 사실이죠.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 와중에, 이 사건의 무대는 미국 북동부의 작은 마을인 툼스빌로 옮겨집니다. 이 마을은 발리콘 가가 운영하는 오래된 장례 회사로 유명하죠, 현재 주인인 스마일리는 늙어서 은퇴했고 장남인 존이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스마일리는 유언 발표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인연을 끊고 지낸 아들 스티븐을 찾는데, 스티븐은 이미 죽고 그 아들인 그린(본명 프랜시스)은 발리콘 가로 향합니다. 그런데 도착한 뒤 그린은 할아버지 스마일리의 초콜릿을 먹고 죽게 됩니다. 그러나 되살아나고 있는 시체들처럼 자신도 살아납니다. 하지만 자신은 정신만 멀쩡하고 움직일 수도 있지만 숨도 쉬지 못하고, 오감도, 신경도, 혈액도 죽은 다음입니다. 그린은 누가 스마일리를 죽이려 한 걸까 의심하고, 자신의 몸을 방부 처리하여 죽음을 숨기고 살인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비 영화와 같은 내용이죠, 단지 좀비가 지능도, 의지도, 살아 있을 때의 기억까지 가지고 활동한다는 점이 큰 차이지만요.
 그리고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이가 그린 하나만이 아니라는 점이 이야기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고, 그만큼 독자로서의 사건 예측을 힘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발리콘 가 사람들이 내놓는 죽음에 대한 철학, 서양 고전의 걸작 추리소설들에 대한 오마주, 전형적인 정통 추리물로서의 전개 등이 돋보입니다. 그러면서도 분위기가 시종일관 어둡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여주인공 체셔가 벌이는 아마추어 탐정으로서의 활약은 웃음을 충분히 자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죽음에 대한 철학이 장식물이 아니고 사건 동기와 트릭을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등 구성이 매우 돋보이고, 무엇보다도 비논리적인 상황을 논리적으로 끌어낸다는 점이 추리물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 작품 속의 논리로 치면 모두 맞아 떨어집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재미있다는 점에는 무조건 한 표입니다.

 정말 걸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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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탐정 소설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1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지음, 송기철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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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20세기 영미권을 대표하는 추리작가 중 하나인 S. S 반 다인의 본명입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누구보다도 총명했고 성장 후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다가 1920년경 병을 얻어 2년 가까이 요양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동안 책을 읽을 수 없자 의사의 허락을 받고 가벼운 오락소설인 추리소설을 2년간 읽고는, "이 정도면 나도 쓸 수 있겠다."라며 곧장 추리소설가의 길로 나섰고, 그 동안 침체기였던 미국 추리문단에 굉장한 활력을 불어넣은 작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엘러리 퀸 또한 반 다인에게 자극받아 추리작가가 되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도 은인(?)인 셈이죠.

 

 이 책은 반 다인이 쓴 추리소설 개론서라 할 수 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우부터 시작하여 1920년대 후반까지의 여러 추리작가와 작품을 다루고 있지요, 특히 당시 빈약했던 미국 추리문단을 크게 비판하는 듯한 언급이 여러 번 보입니다.하지만 홈즈를 비롯하여 르코크, 아노, 포튠 등 여러 탐정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해설이 매우 자세히 나오며 추리소설에 대한 반 다인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비평서입니다.

 

 비록 반 다인 이후에 더 많은 추리소설이 나왔고 이 작품은 오늘날 보면 매우 식상하고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추리소설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 다인이 쓴 추리소설 비평서가 한국에 번역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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