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었습니다 - 모든 미해결 사건이 풀리는 세상,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박하익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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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 6회 디지털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종료되었습니다>입니다.

 

 가까운 미래, 전 세계 곳곳에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다시 살아온 이들은 곱게 죽지 않고 모두 살인이나 테러의 희생양이 된 이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죽인 범인을 찾아가서 자기 손으로 범인을 죽인 뒤 소멸되고 말지요, 특히 런던에서 폭탄 테러의 희생자들 여럿이 갑자기 다시 나타나 그 테러의 배후 조종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고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여 전 세계가 경악합니다. 이 되살아난 이들은 언제부터인가 RV라 불리며, 연구 대상이 됩니다.

 이 와중에, 젊은 사업가 진홍의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복수를 위해 달려든 이는 다름아닌 아들인 진홍입니다. 과연 진홍이 보험금을 노리고 어머니를 청부 살해했을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며 경찰과 CIA까지 동원되어 진홍의 어머니를 억류하려 하죠, 이에 진홍은 대체 어머니가 왜 그러는지도 모른 채 일단 그녀를 피신시키려 합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 사건의 뒤에 박종호라는 과학자가 자신의 아들을 범죄자에게 잃은 뒤 SSS라는 수수께끼의 프로젝트를 진행시켰고 그 결과가 바로 RV라는 의혹을 갖게 됩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다 보고 난 뒤의 소감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처음에는 야마구치 마사야의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과 비슷한 환타지 추리소설인가 하였으나 나중에 보니 이 작품만의 재미와 특색이 보였습니다.

 더욱이 이 작품의 메시지는 깊습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사회를 반영하지 않은 소설은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남겼고, 아카가와 지로는 “그렇다고 해서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비현실적인, 비논리적인 세계관이지만 이를 통하여 오늘날 사회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 작품은 충분히 그러한 작품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실질적인 사형 폐지 국가가 되었는데 사회 곳곳에서는 도저히 인간이 저지른다고 하기 힘든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범인에게 어떤 벌을 주어야 하는지는 영원한 화두라 할 수 있지요. 심지어는 데스노트가 필요하다, 덱스터가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니까요. 특히 마지막 반전에서 흉악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벌은 통쾌할 정도입니다.

 아쉬운 점은 중간에 연쇄살인범의 등장이 조금 뜬금없어 보이더군요, 앞에 복선이 조금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한국 추리문학의 수준이 점점 높아진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출간 전부터 영화화 결정되었다니 영화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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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할로윈 파티에서 죽다 - 매들린 빈 파티플래너 미스터리
제릴린 파머 지음, 엄진현 옮김 / 해문출판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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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문판 코지 미스터리 중 하나인 <악마, 할로윈 파티에서 죽다>입니다.

 우선 내용을 소개하면, 주인공인 매들린 빈은 출장요리업자입니다. 그녀는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브루노 헌틀리의 저택에서 할로윈 파티 요리를 맡게 되지요, 이러한 미스터리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그렇듯이 헌틀리는 백만장자지만 매우 독단적이고 거만하여 적이 많고 거기다 바람둥이입니다.
 파티가 한창 진행 중에 헌틀리가 독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경찰의 수사는 뜻밖에도 매들린의 동업자인 웨슬리에게 집중됩니다. 웨슬리가 헌틀리에게 토지 매매 주선을 했는데 약속한 소개료를 헌틀리가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출장요리업체 사람들이 독살했다는 소문이 돌면 자신의 사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 생각한 매들린은 직접 수사에 나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사건이 19세기에 한 농장주가 당한 토지 사기 사건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지요.

 전체적으로 보면 살인사건은 단 한 번 발생하지만 헌틀리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수사해 나가는 매들린의 활약이 돋보이고, 상당히 무거운 내용의 살인사건인데도 매우 유쾌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특히 잠적한 줄 알았던 웨슬리가 매들린의 전화를 받은 다음에 폴렌타(옥수수로 끓인 죽의 한 종류)를 잘 끓여야 된다고 말할 때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군요.

 아쉬운 점은 그래서 그런지 별로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크리스티 여사의 <패딩턴발 4시 50분>을 보면 루시 아일리스배로우 양의 요리 등에 대한 묘사도 섬세하고 스릴도 꽤 느껴졌는데 말이죠.
가볍고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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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계곡의 소녀들 미스터리 야! 1
야마다 마사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비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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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은 저를 확 끌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저도 공룡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지요.

 주인공 히토미는 여중생으로, 그녀가 6살 무렵에 친구인 사야카, 아유미와 함께 '후쿠치룡'이라는 공룡의 등 위에서 놀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공룡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 세 친구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고 히토미는 졸부인 어머니와 불편한 관계가 되었으며, 사야카는 공룡 전문가 지망생이 되었고 아유미는 육상 선수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마을의 명소이자 공룡 화석 발굴지로 유명한 공룡 계곡에서 히토미의 학교 교사가 추락사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 용의자로 공룡이 지목됩니다. 과연 공룡이 그곳에서 살인을 했을까요? 히토미는 죽은 교사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사야카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공룡 학자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거기다 아유미까지 사건에 뛰어들어 나름대로 조사를 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공룡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죠. 그리고 이들은 20년 전 이와 같은 추락사 사건이 같은 장소에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정도로 환타지 요소가 강한 미스터리입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극중에서 여러 차례 노골적으로 언급한 대로 '성장'이 돋보이더군요. 미스터리는 약하지만 히토미의 심리 묘사와, 다른 두 소녀가 지닌 상처와 그 극복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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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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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노 쇼고의 <긴 집의 살인>을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아시겠지만 우타노 쇼고가 1986년에 발표한 데뷔작이고 탐정 시나노 조지가 등장하지요.
 신본격인 만큼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처럼 독특한 건물에서의 기괴한 밀실 살인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도쿄의 한 대학의 아마추어 밴드가 ‘긴 집’이라 불리는 게미니 하우스에 합숙훈련을 하러 가게 되죠, 그곳은 별자리인 쌍둥이자리를 본따 만든 건물이고 방에도 201호실, 202호실 등 알파실, 베타실 등 그리스 숫자로 된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그런데, 멤버 중 한 명인 도고시 노부오가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곡을 발표한 후 갑자기 실종되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멤버들은 서로를 의심하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하고, 다음 해에 밴드의 홍일점인 미타니마저 도고시와 같은 방법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밴드 멤버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이 와중에 밴드의 전 드러머였던 시나노 조지가 돌아오게 되고, 조지는 심심풀이삼아(?) 이 사건을 수사한 뒤 곧장 진범을 밝혀 냅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잘 만들어진 신본격 추리소설입니다. 그러나 데뷔작다운 어설픔이 곳곳에서 묻어나더군요, 우연의 남발, 너무도 작위적인 배경 등이고, 살인 동기 역시 매우 뜬금없었습니다.
 하지만 거장의 데뷔작이라는 점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오락적 추리소설이란 점에서 여러분께도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시나노 조지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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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악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5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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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미스터리북스 145권인 <외딴섬 악마>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을 좋게 보면 '에도가와 란포의 모든 것이 담긴 걸작', 나쁘게 보면 '에도가와 란포의 엽기성이 그대로 드러난 괴상한(?) 작품'입니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 그의 작품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제가 본 몇 가지만 해도 그가 매우 다재다능한 작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소년탐정단>시리즈(20년쯤 전 금하에서 나왔던 <소년탐정단>, <투명인간>, <요괴박사> 등, 아케치 코고로와 고바야시 소년, 그리고 소년탐정단이 활약하는 시리즈)와, 암호물인 <2전동화>, 도서추리물인 <심리시험>, 그리고 그 외 조금 괴기스러운 작품도 많이 썼죠, 그리고 그는 제가 지극히 존경하는 김내성 선생님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서두가 길어졌군요, 이 작품의 주인공 미노우라는 평범한 청년으로 회사의 여자 동료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합니다. 그런데 그는 약혼녀에게 말 못할 출생의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얼마 후 그녀는 자신의 방에서 수수께끼 같은 밀실 살인을 당하게 됩니다. 미노우라는 복수를 맹세하고 먼 친척이자 탐정인 미야마기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미야마기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인 해변에서 감쪽같이 살해되고 맙니다.
그런 그는 자신의 선배이자 의사인 모로토 미치오와 만나게 되고, 모로토 또한 그 사건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반신반의하면서도 모든 사건과 관련이 있는 외딴 섬, 모로토의 고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 섬에는 도저히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이(모로토의 아버지)가 저택에서 살고 있었고 지하실에서는 가끔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곧, 그는 그 섬이 말 그대로 엽기에 찬 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글쎄요, 이 작품을 모험물로 본다면 좋겠지만 솔직히 추리소설로는 그리 걸작이라 하기 힘듭니다. 구성력이나 설정은 좋고 재미도 있지만 사건의 트릭도 동기도 너무 억지스럽고(아니, 억지스럽다기보다 엽기적이라고 하는 편이 더 옳겠군요), 더욱이 섬에 도착한 다음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조금 이해하기 힘듭니다. 특히, 제가 보기에 서두는 생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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