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98
크레이그 라이스 지음, 백길선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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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추리소설을 좋아하게 된 때가 언제부터입니까? 저는 어렸을 적 텔레비전 시리즈(지금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아요)와 어린이용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추리소설 팬이 되었지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주니어 추리문학 시리즈>(지금은 도서관 아니면 헌책방에서나 찾을 수 있죠)에는 소년 소녀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동서추리문고 98권인 크레이그 라이스의 <스위트홈 살인사건>을 보았습니다.  추리작가 마리안은 일찍이 남편을 잃고 혼자 세 아이를 기르며 살았는데, 어느 날 세 아이는 옆집에서 총소리를 듣고는 뭔가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직감하게 되지만, 엉뚱하게도 '엄마가 진짜 살인사건을 해결하면 더 유명해질 것'이라 생각하여 자신들이 직접 사건을 수사해 나갑니다. 그리고 사건을 수사해 나감과 동시에 어머니의 재혼까지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좌충우돌 활약이 유쾌하게 묘사되지요.

 이 작품이야말로 예전에 추리소설에 빠져 지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더군요. 아이들의 재치와 유머 넘치는 사건 해결 과정이 정말 제대로 묘사되어 있어 오랜만에 동심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갱 세계와 유괴 살인이라는 심각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딱딱하지 않고,오히려 작품 전체의 분위기가 밝으며 세 남매와 어머니의 진한 정과 효성, 그리고 말썽꾸러기 아이들의 성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작가 크레이그 라이스가 자신의 아이들을 모델로 써서 그런지 성격 묘사 또한 아주 훌륭합니다.

 단지 아무리 세상이 좁다지만 피해자, 범인 등이 왜 우연히 그 동네에서 같이 살았는지 등이 억지기는 하여도 충분히 어린이 눈높이로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추리소설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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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턴발 4시 50분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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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도에 출간된 <패딩턴발 4시 50분>... 마플 양 시리즈 일곱번째 장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추리소설사상 가장 운 나쁜 범인'으로 유명하죠.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지고 런던의 패딩턴 역에서 세인트 메리 미드 마을행 기차를 탄 한 부인이 그만 나란히 달리는 옆 기차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합니다(범인의 얼굴은 못 봤지만). 그녀는 당장 경찰을 부르지만 옆 기차를 수색해도 시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친구인 마플 양에게 이야기를 하죠, 그러자 마플 양은 '시체가 기차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디에 버렸을 것이다'라고 추리한 후 자신이 직접 그 기차를 타고 가다가 어느 저택의 사유지가 시체 유기에 맞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전에 자기 가정부였던 루시 아일리스배로우 양을 시켜 그 저택에 취직시켜 시체를 찾는 데 성공하죠, 그러나 살인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뒤이어 그 저택 가족들을 중심으로 연쇄 살인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마플 시리즈 중에서 꽤 수작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의 기가 막힌 우연으로부터 연속 살인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뭐니뭐니해도 루시 아일리스배로우라는 캐릭터 또한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루시는 옥스포드에서 수학을 전공한 인재임에도 가정부 일에 그 전공을 응용하는 독특한 인물인데, 루시가 그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괴팍한 집 주인과 그 가족들을 살피며 사건을 조사해 나가는 일을 해내는 장면 묘사가 훌륭하지요, 그리고 루시가 만든 요리에 대한 묘사는 크리스티 여사 특유의 세심함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추신: 런던에는 터미널 역이 14개나 된다는군요, 1948년 국영화되기 전까지 수많은 민간 철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 역들마다 개성이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로 연결되어 있어 바꿔 타기도 쉽답니다. 지금은 모두 런던의 관광 명소죠, 세계에서 가장 철도 역사가 오래된 영국의 자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패딩턴 역도 그 중 하난데, 사실은 패딩턴 역에 4시 50분발 기차는 없다는군요. 그런데 미국판을 출간하려고 그냥 그 제목으로 출간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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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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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이라면 추리소설 입문 시리즈로서 추리소설 독자 중 그 시리즈를 한 편 이상 읽어 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뤼팽 시리즈의 미발표작이 그것도 르블랑 사후 6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 공개되었으니 이는 뤼팽의 팬, 아니, 미스터리 팬이라면 정말 놓치기 싫은 작품이겠죠.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은 모리스 르블랑이 1941년 사망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쓴 두 작품 중 하나로 다른 하나인 <아르센 뤼팽의 수십억 달러>(1939)와는 달리 발표되지 못한 채 르블랑 가의 금고 속에 있다가 1996년에 발견된 작품입니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우선, 나폴레옹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폴레옹은 뤼팽 장군에게 자신의 정적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비밀 문서와 함께 한 여성을 데려오라고 명합니다. 뤼팽 장군은 비밀 문서는 나폴레옹에게 주지만 그녀는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버리죠.

 그리고 배경은 1922년으로 옮겨집니다. 파리 사교계의 유명한 여인인 코라 드 레른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그녀의 곁에 있는 네 남자 중 한 명이 아르센 뤼팽이라는 말을 듣고 그가 누구일까 궁금해합니다. 그 와중에 누군가가 그녀의 친아버지와 진정한 혈통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고, 그녀는 자신이 과연 어떤 운명에 처해질지 몰라 불안에 빠지게 되지요.

 한편, ‘살인자 트리오’라 불리는 세 명의 뒷골목 범죄자들은 암흑가의 터주대감인 라클로슈 영감의 지시로, 영국에서 프랑스로 운송되던 금화 자루를 노립니다. 뤼팽은 그 돈이 코라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살인자 트리오’는 물론 그 배후 조종자들과의 싸움에 나서게 됩니다.

 

 뤼팽 특유의 의협심과 통쾌한 범행은 여전히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사교계의 꽃 코라는 물론, ‘살인자 트리오’를 비롯한 파리 뒷골목의 악당들 하나하나의 묘사가 정말 잘 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셜록 홈즈의 베이커 가 소년 탐정단과 같은, 뤼팽판 소년 유격대의 등장입니다. 이들이 뤼팽을 도우며 함정을 설치하고, 적들의 뒤를 미행하면서 활약하는 장면은 정말 보면서 저절로 신이 나더군요.

 아쉬운 점은 네 남자 중 누가 뤼팽인지 알아보기 어렵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고, 또한 코라의 아버지가 자살한 이유가 그리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뤼팽의 미발표, 그것도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라니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안타깝기는 해도 뤼팽 시리즈의 마무리가 지어지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뤼팽의 고조부부터 시작하여 뤼팽의 소년 유격대까지 등장하니까요.

 또한 이번 작품 역시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완역한 성귀수 님의 번역이 돋보입니다. 뒤에 있는 해설도 절대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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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 -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창용 외 지음 / 황금물고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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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EBS에서 방영했던 <이야기의 힘>이 책으로 나왔군요.

 

 이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간단히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날 스토리텔링 산업이 얼마나 발달했고 스토리텔링으로 인하여 관광 명소가 된 이야기부터,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를 꾸며 나가야 되는지 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늘날 시나리오 이야기, 외국의 캐릭터 산업 등을 잘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2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하나씩 만들어 가며, 어떤 이야기가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지 등의 구체적인 점이 서술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즉 이야기를 이끌어 가려면 갈등이 있어야 하고 악역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을 말하는 거죠, 그리고 주인공에게 얼마나 공감이 가는지 등도 중요합니다.

 

 오늘날 수백 개의 시나리오가 있는데 그 중에서 영화화되는 건 10%도 되지 않으며 개봉되어도 성공하는 작품은 20% 내외라고 합니다. 따라서 좋은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너무도 강조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도 해외 시장을 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한 번 보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아도 좋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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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얏상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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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려랴 얏상>은 요리 소설인 연작 단편집입니다. 다카오는 회사에서 해고 당하고 집에도 갈 수 없고 하여 결국 노숙자가 되고 맙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카오는 얏상이라 불리는 노숙자를 만나게 되지요.

 얏상은 노숙자에게도 살아가는 방식과 긍지가 필요하다며 여러 식당을 돌면서 밥을 공짜로 먹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런데 그 공짜 밥은 사실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식당의 정보와 식재료 시장의 정보를 서로에게 알려 주며, 돈 대신 밥을 먹는 일을 하고 있었지요, 거기다 얏상의 요리에 대한 식견과 절대 미각은 시장 상인들은 물론 일류 요리사들에게까지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다카오는 얏상에게 반해 제자가 되었고 제대로 된 노숙자로 살아가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죠, 자극적인 기사를 팔아 가며 다른 식당을 매도하는 언론사 기자, 메밀국수 가게에 빠져 가출까지 한 소녀, 식당을 빼앗긴 주인의 인질극 소동 등등, 얏상과 다카오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하죠.

 

 읽고 난 후 소감은, 하나의 요리 만화를 본 듯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얏상은 매우 픽션적인 캐릭터지만 그 내용을 통하여 일본 요식업계는 물론 시장이나 자본주의, 언론 등의 문제점 등을 엿볼 수 있었고 더욱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훈훈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소유면서도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노숙자인 얏상이라는 캐릭터가 무엇보다도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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