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발 4시 50분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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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도에 출간된 <패딩턴발 4시 50분>... 마플 양 시리즈 일곱번째 장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추리소설사상 가장 운 나쁜 범인'으로 유명하죠.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지고 런던의 패딩턴 역에서 세인트 메리 미드 마을행 기차를 탄 한 부인이 그만 나란히 달리는 옆 기차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합니다(범인의 얼굴은 못 봤지만). 그녀는 당장 경찰을 부르지만 옆 기차를 수색해도 시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친구인 마플 양에게 이야기를 하죠, 그러자 마플 양은 '시체가 기차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디에 버렸을 것이다'라고 추리한 후 자신이 직접 그 기차를 타고 가다가 어느 저택의 사유지가 시체 유기에 맞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전에 자기 가정부였던 루시 아일리스배로우 양을 시켜 그 저택에 취직시켜 시체를 찾는 데 성공하죠, 그러나 살인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뒤이어 그 저택 가족들을 중심으로 연쇄 살인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마플 시리즈 중에서 꽤 수작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의 기가 막힌 우연으로부터 연속 살인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뭐니뭐니해도 루시 아일리스배로우라는 캐릭터 또한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루시는 옥스포드에서 수학을 전공한 인재임에도 가정부 일에 그 전공을 응용하는 독특한 인물인데, 루시가 그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괴팍한 집 주인과 그 가족들을 살피며 사건을 조사해 나가는 일을 해내는 장면 묘사가 훌륭하지요, 그리고 루시가 만든 요리에 대한 묘사는 크리스티 여사 특유의 세심함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추신: 런던에는 터미널 역이 14개나 된다는군요, 1948년 국영화되기 전까지 수많은 민간 철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 역들마다 개성이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로 연결되어 있어 바꿔 타기도 쉽답니다. 지금은 모두 런던의 관광 명소죠, 세계에서 가장 철도 역사가 오래된 영국의 자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패딩턴 역도 그 중 하난데, 사실은 패딩턴 역에 4시 50분발 기차는 없다는군요. 그런데 미국판을 출간하려고 그냥 그 제목으로 출간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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