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보는 눈 - 손철주의 그림 자랑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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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이야기 <사람 보는 눈> VS <명작순례>

비슷한 시기에 옛 그림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다룬 두 권의 책이 나왔다.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사람 보는 눈>과 유홍준의 <명작순례>.

 

<사람 보는 눈>은 기자로 활동하던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저서다. 얼굴이 트리밍 된 표지디자인과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영리하게 배치된 제목, <사람 보는 눈>이 시선을 끈다. 몰랐던 사실 하나, 겉표지를 벗기니, 트리밍된 얼굴이 보인다. 재치 있는 표지디자인에 무릎을 칠 노릇이다.

 

두 책은 옛 그림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다뤘지만 구성과 저술목적,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 다르다.

 

<사람 보는 눈>은 옛 그림 속에 등장한 사람을 중심으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방대한 양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 반면, <명작순례>는 조선시대 명작과 예술적 가치가 있는 그림과 글씨 49편을 다뤘다.

 

구성에 있어 <사람 보는 눈>은 구성은 산수화 속 인물을 다룬, 같아도 삶 달라도 삶, 초상화를 다룬 마음을 빼닮은 얼굴 등으로 특색 있는 범주로 나눠 다뤘고 <명작순례>는 조선 전기, 후기, 말기 그리고 글씨와 서예가, 왕실그림과 글씨로 구성되어 있다.

 

풀어가는 방법을 보면 <사람 보는 눈>은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여 그림 속 상황과 등장인물의 마음, 됨됨이를 짐작하여 주관적으로 재미있게 읽어준다. 손철주의 자세하고도 꼼꼼한 그림 읽는 맛에, 보았으나 보지 못했던 것을 찾아내는 자세히 보게 되는 눈과 나름의 의미를 붙이는 습관이 든다. 더불어 그림에 붙여진 시와 글의 해설까지 더해져 작품의 가치와 흥미를 높인다.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무언가 뚫어져라 쳐다본다.

눈동자는 또렷한데 흰자위가 차갑다. 앞에 상대가 있다면 쌀쌀맞은 눈길에 오금이 저리겠다.

그리 봐서 일까, 콧수염과 턱수염도 단정하기 보다는 뻣뻣한 기운이 드세다."

<김시습 초상> 중

 

<명작순례>는 저자가 서문에도 밝혔듯이 그림에 대한 객관적인, 기본적 정보 사회적 예술적 배경, 화가의 예술적 노력과 특징의 발현 등에 대한 정보를 통해 독자가 예술적 가치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썼다. 유홍준의 말에 따르면 전작 <국보순례>가 문화재 감상법 일반론이라면, 후작 <명작순례>는 각론에 들어간 명화감상법이라고. 학술적으로 접근한 듯하여 다소 딱딱한 감이 있다.

 

초보자가에게는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손철주의 <사람 보는 눈>을 추천한다. 내용을 풀어가는 면에 있어서나 종이를 넘기는 손의 감촉까지 부드럽다. 인정된 작품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명작순례>를 권한다.

 

옛 그림에서 옛 사람의 마음가짐과 세상살이를 본다. 같은 '사람'살이되, 다른 삶이다.

그림을 읽는 법, 감상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옛 그림에 흥미를 가지고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었다는 점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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