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8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사활 미생 8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미생 8 사활, 사내정치

퇴직자들의 삶부터 선차장의 갈등까지

업무상 비밀 지켜주는 대가로 단체로 모여서 시간을 팔고 있는 퇴직자들의 삶을 비춘다. 몇십 년 후의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해니 서글퍼진다. 딴지 거는 듯한 재무팀에게는 진심으로 들어주는 태도로 위기를 모면하는 오차장. 내 의지를 굽히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그저 들어주는 태도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인다.

여성간부 선차장의 갈등도 주목을 끈다. 12년간 해온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남편과 갈등을 겪는데.. 결론은 행복한 엄마를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최선의 길이라는 것. 여성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인 다닌다는 생각을 되돌아보게 한다.

어설픈 동정질과 직장인 사춘기에 빠진 신입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서류 몇장 들고 땀흘리며 굽신거리는 업체 상무를 동정하는 장그래, 오차장에게 혼줄이 난다.

어디서 가장을 동정질하느냐고

직장인 3년차에 온다는 사춘기에 일찍 빠진 장백기는 갑행세하다 혼줄이 나고... 농부형, 헌터형하며 둘을 비교하며 자만심에 부픈 한석율을 통해 과연 나는 어떤 형인가에서 부터. 매일 똑같은 일을 하는 이들의 비애를 엿본다. 하지만, 이 말로 돌이켜 본다.


어디서든 똑같은 거.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 내가 앉은 있는 자리에서부터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이 일의 능률을 높이는 것이라면,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사람은 끊임없이 습관을 거부할 것이다. 하루가 수많은 습관의 결과라면 나는 하루를 다 살아내고 있는가?”

오차장의 사내정치, 리인 타는 법

<미생 8 사활>의 핵심은 사내정치, 라인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실상 라인은 타기도 하지만 선택받기도 한다.(아, 물론 체질상 안되는 사람들도 있고 순전히 아부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맘에 들지 않는 임원에게 선택받을 수도 있고 평사원은 선택여부를 가릴 수 없으며 잘못 탔을 경우, 비주류로 찍힐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정권이 바뀌면 불벼락을 맞기도 한다)

사내정치를 외면하던 오차장이 라인에게 찍혔다(선택받았다). 그런데 그의 선택은 좀 달라보인다. 줄과 상관없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일이되게 해야 하는 쪽'으로 일하는 것. 단순히 지시하는 것을 이행하지 않는다.

오차장의 기풍(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습관, 가치관, 확신의 반영)은 그냥 라인을 잡는 쪽이 아니라 일이 제대로 되게 하는 것, 정확한 절차를 통해 근거를 남기는 쪽으로 정리된다.

미생 9, 한권만이 남았다. 기다리던 즐거움이 있었는데 많이 아쉽다.

오차장의 선택의 결과와 장그래의 정사원 여부가 결국 궁금하다.

그것이, 직장인이 그토록 줄기차게 미생을 읽어오던 이유 때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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