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7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난국 미생 7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불합리가 빈번한 직장인 일상 <미생 7:난국>

 

이런 게 일상이지

 

보기 싫은 넘 매일 봐야하는 스트레스

신입들의 고전분투기는 계속된다. 일상처럼. 입사 PT 파트너 한석율은 흡혈귀같은 선임 때문에 하루하루가 괴롭다. 일명 “잘한 일은 내꺼, 못한 일은 니꺼”라는 처세술. 상사가 시킨 일은 밑에 직원 시키고 자기는 뺀질대며 놀다 일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후임을 탓하는.. 그러면서도 상사 앞에선 “자기탓이네, 자기가 책임지고 어쩌겠네 저쩌겠네” 빈말을 넙죽 던져대는, 게다가 협력업체에는 그것도 지위라고 떵떵거리며 이벤트 당첨용 영화티켓을 뻔뻔스럽게 요구하는, 조직 내에 꼭 이런 사람 하나 있다. 문제는 이런 보기 싫은 넘을 매일 봐야하고 그런 넘은 회사에서도 잘 나가며, 억울하면 입사 먼저하라는 식의 만연한 조직문화. 이에 대한 한석율의 한수는 “똥 묻은 놈하고 싸우려면 똥 묻을 각오 정도”하고 우연을 가장한 고자질 꼼수. 그런데 웬걸 꼼수 쓰고 오물은 자기가 뒤집어 쓴 꼴.

 

“싸움은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상대가 강할(위에 있을) 때에는”

 

위계질서란 불합리성에 매번 좌절하는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는 안영이는 출중한 아이디어로 본사 회의에서 아이템이 채택되지만.. 부장의 강압과 선임 진급심사 때라는 이유로 스스로 포기하기에 이르는데... 조직은 기본적으로 위계질서 위에 굴러간다. 아무리 능력위주라 하더라도 기득권들은 새파란 신입의 아이디어가 채택 받고 주목받고 자신과 동등한 반열에 오르는 걸 기피한다. 기득권이 위협받을 때는 모래알 같았던 그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뭉치는 게 그 반증이다.

 

“자신을 잃을 바에는, 아빠와 불화하겠어요.”

 

미생 7. 주인공은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안영이”다. 만화는 안영이 성장과정을 자세히 묘사해 준다. 그녀가 완벽주의자로 클 수밖에 없었던 성장배경.

 

헛똑똑이 장그래, 바둑판이 아닌 세상 속에서 배운다
핵심은 없이 어려운 용어만 늘어놓다가 ‘헛똑똑이’ 소리를 듣고 만 장그래. 신규사업 개발에 나서는데... 쌀수출이었다가 현미수출이었다가 쌀가공품이었다가 우리네 쌀을 강조한 ‘애국’에 빠졌다가...갈 길 못찾고 헤매다, 어머니와 어물시장에 나서 수요와 공급의 교차지점, 균형가격, 균형수량을 배운다.

 

“실체적으로 알고 싶으면 몸과 머리가 따라올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자신의 리듬을 찾는다는 것
숙련된 직장인은 불필요한 일을 삼간다. 책상 위에 문서 위치, 필기구 위치. 어떤 일을 처리하는 프로세스.. 그게 미생에서 말하는 ‘리듬’인 것 같다. 직장내 일을 함에 있어서 자기만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것, 내가 해야 할 일의 명분을 잊지 않는 것. 일의 상투를 쥐는 것. 그래야 온전한 직장인으로서 한 명의 팀원으로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직장생활, 아픔이나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조직문화에 '왜'라고 대들기 보다는 '어떻게'를 찾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E. 허버트의 말대로 잊는 능력도 위대하다. 그러나 직장인에게는 이미 주어진 상처를 마주하고 거기서 뭔가 나름의 교훈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원칙, 태도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게 자기를 잃지 않으면서 직장내 살아남는 나름의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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