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식물에 관한 기록
차유진 외 지음 / 지콜론북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돌봄은 자기치유 <반려식물>

 

누구도 꽃을 보지 않는다. 아주 작아서 알아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이 없고, 무언가를 보자면 시간이 필요하다. 친구를 사귀는 데 시간이 드는 것처럼. -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생명은 늘 보이지 않죠, 소중한 건 무릇 그런 것
씨앗으로 3년 키웠다는 아이(이름 기억이 안난다)들을 가져다가 말라 죽인 적이 있다.
일주일간 뉴질랜드출장 갈 일이 있었는데 물을 깜박한 것. 그게 작년 4월.
혹시나 하고 버리지 않고 있다가 <반려식물> 책을 읽고 얼마 전 베란다에 내놓고 매일 아침 출근 전 물을 주기 일주일. 주말여행 다녀왔더니 기특하게도 잎을 내밀었다.
식물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베란다 문을 열어둔다. 비가 오는데, 저 아이도 빗소리를 듣고 싶겠구나하고.

 

한 가족 세 여자의 저마다의 식물 사랑
얼마 전 고향엘 갔더랬다. 고추, 상추, 콩, 깨, 포도나무, 사과나무, 대추나무.... 엄마의 집마당은 그랬다. 먹을거리 가득. 옛날 집처럼 장미를 심으라고 해봤지만, 엄만 먹을거리가 좋단다.
반면, 언니의 옥상정원은 옹기종기 다육이, 야생화들로 가득하다. 절을 다녀오며 오래된 느릅나무에서 번져나온 작은 느릅나무를 캐질 않나. 민들레, 제비꽃를 캐질 않나. 트렁크엔 삽과 작은 화분들, 비닐들이 가득하다. 요즘은 햇볕에 다육이 탄다고 파라솔 쇼핑이 한창이다.
그녀들에 비하면, 난 다육이도 먹을 것도 아닌 집 안에서도 잘 자랄 푸른 것들. 인테리어용으로 쓸 남천, 율마, 페페, 스킨, 고무나무 등을 키운다.
한 집안 세 여자의 식물에 관한 기록은 이렇게 달랐다.
엄마에게 식물은 먹거리였고 언니에게 식물은 언니와 같이 끈질기고 생명력 있는 다름아닌 그녀. 난? 난.. 보면 좋은 것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키우고 있는 것. 식물을 키우는 것이 삶을 대하는 것과 닮아있었다.

 

<나의 반려식물 : 위) 1년간 죽어있다 살아나고 있는 아이, 아래)옹기종기 모여사는 식물>

<반려식물> 식물을 키우는 저마다의 사연들
요리사의 허브 텃밭, 무림을 만들려다 실패한 뮤지션, 상상속 바오밥나무를 키우는 시인. 레몬에이드 먹다 나온 씨앗을 화분에 심는(제일 신기했다). 식물 죽이지 않기가 아니라, 식물 키우기로 진로 변경한 의사, 골목길 틈틈이 할머니들께 식물을 분양받은 이, 이미 죽어버린 식물들로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하는 이.

 

식물들을 키우는 저마다의 사연들 속에서 누구나 겪었던 식물양육? 실패기. 그리고 새로운 방법 등을 알게 된다. 골목길, 시멘트, 아스팔트를 뚫고 나온 기특한 녀석들에게 사진 속 눈길도 줘본다. 걷다보니 일상 속 작은 녀석들에게 아련한 눈길이 간다. 죽은 아이들도 다시 물을 줘보기 시작하고 한 가족 세 여자의 식물에 대한 생각의 차이도 그리고, 그 돌봄 안에 있는 그녀들의 삶도 본다.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이런 '키우기' 아닐까. 있는 그대로 자족할 줄 아는 식물의 겸손함과 저할일만 할뿐이라며 자라는 그 의연함에 나 조차 숙연해진다. 먹을거리 기르기에 도전해 보려는 의지가 생긴다. 씨앗으로 보전해 볼 맘도 생긴다. 책날개에 붙은 '사루비아' 씨앗이 그 첫걸음이 되겠다. 씨앗이 흙과 물과 햇볕과 그리고 나의 정성으로 '생명'으로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특별할 것 없는 듯한 식물키우기 속에서 당신 또한 생명과 돌봄에 대한 그 무엇을 느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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