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 도법 스님의 삶의 혁명
도법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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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의 삶의 혁명 <지금, 당장>

매순간 순간이 완성된 상태라는 깨달음, 관계론적 실상을 통찰하라

 

작년부터 서점가에 유난히 스님들 책이 눈에 많이 띈다. ‘힐링’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스님들의 철학이나 수행법이 특별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가 <2013년 트렌드>에서 말한 ‘날선 사람들의 도시’에 맞는 처방인 걸까.

 

법정스님의 ‘무소유’에서 법륜스님의 ‘생활속 실천불교’, 혜민스님의 ‘멈춤의 철학’까지.. 현대인들을 위한 스님들의 다양한 처방이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책제목에서부터 어조가 다른 스님의 책이 있다.

 

도법스님의 <지금, 당장>이다.

 

도법스님은 지리산 실상사 회주이자,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운동을 펼치며 쌍용차사태, 제주해군기지 등 사회적 문제 현장에 늘 함께한 사회운동가다.

 

2004년부터 5년의 탁발순례를 통해 3만리를 걷고 8만명을 만나는 ‘걷는 순례’를 통해 생명평화운동을 담론화했고 성찰의 길, ‘지리산숲길’을 창안한 분이다.

 

이런 도법스님이 <지금, 당장> 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사실 스님과 몇 번의 인연이 있었지만, 서문을 보고 들었다 놨던 책이다. 연하고 부드러운 것들에 길들여진 입맛에 푸성귀의 쓴맛과 거친 느낌이 드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랄까. 그러나, 다시 집어든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알차고 명확했다. 무엇보다 도법스님 삶의 철학을 알 수 있었던 책이다.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현대인들의 문제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재구성해 봤다.

 

Q. 현대인들, 무엇이 문제인가

 


1. 훗날을 위해 오늘을 희생시키는 사고방식
지금 여기 오늘이 아니라 먼 훗날을 위해 오늘의 삶을 희생시키는 사고방식의 교육이 문제다. 살아있는 진정한 화두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존재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하고 무지하다.

 

2. 조건이 있는 행복을 추구, 확대재생산
자본주의 심각성은 온통 자기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확대시키고 총족시키고 그게 충족되면 행복하게 된다는 착각, 또 그 착각이 확대재생산 된다는 것이다. 조건에 따른 행복은 상황이 변하면 없어지는 것, 그게 과연 참행복인가?

 

3. 혼자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에 우울해져
극단적으로 불신하고 홀로 모든 걸 준비해야 하는 시대다. 이 과정이 고달프고 너무 비인간화되어있다. 관계의 핵심은 신뢰와 애정이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 회복이 기본이 돼야 오늘과 미래가 희망적이다.

 

4. 문제해결이 아닌 과보호 연장
문제해결을 위해 잘 보호하고 보살피는 쪽이 최선인가. 과보호 연장선은 아닌가. 과보호 연장선에서 치유하고 보살피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제대로 효과내기 어렵다.

 

스님은 이 모든 문제해결을 위해 ‘관계론적 세계관’과 ‘존재가치 중심’의 삶을 제시한다.

 

Q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1 실상을 사실대로 아는 연습 필요

우리는 실상을 실상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지식과 신념으로 살아가는데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에 해답은 에어컨이 아니라, 열매을 맺게 하는 여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과 같이 실상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생명의 실상, 존재의 실상, 관계로 존재하는 모습에 눈을 뜨고 감수성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과 함께 현장에서 몸을 쓰는 활동이 중요하다. 온 몸을 쓴다는 것은 건강이나 미용이 아니라, 생명이 온전하게 존재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온 몸을 쓰는 활동을 할 때 생명의 법칙인 관계를 보는 안목과 감성을 갖게 된다.(인간의 유일한 생명활동은 '농사'뿐이다.)

 

2. 귀한 생명의 가치와 관계중심 세계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금 여기 내 생명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명이며 생명은 오직 ‘관계’로만 존재한다.

 

분리 독립되어 혼자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존재는 관계에 의해 존재한다.

 

3. 삶의 매 순간 완성된 상태라는 깨달음
특정한 상태만이 완성된 상태라는 생각은 잘못됐다. 실상 매 순간순간이 중요한 시점, 매순간순간이 완성된 상태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존엄한 존재로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적으로 그런 문화가 필요하다.

 

스님이 한 기자와 나눈 대화는 한국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준다.

 

"생명평화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 체체 인정하느라 아니라..자본주의 인정하느냐 아니랴..의 문제다"

"난 잘 모른다.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내 관심은 오직 삶의 현장의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냐는 것이다. 그들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면, 어떠한 간판을 건들 무슨 관계인가"

 

우리는 빈번히 본질을 외면한 채 말과 글에 목매고 "관념"을 지키기 위해, 오직 이기기 위해 싸우곤 한다. '관계론적 본질'을 통한 '화쟁'이 필요한 시대다.

 

스님은 4부 즉문즉설에서 무엇보다 각자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삶의 철학과 방식을 확립하라고 조언한다. 그게 불교든, 무슨주의든, 상대적 소외감 박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삶의 철학 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함께 해야 할 보편적 이상과 가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관계론적 세계관과 생명중심 삶이 행복에 대한 해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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