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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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시골살고 싶단 생각이 들 때

출근하면서 무작정 ‘시골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지인에게 말을 던지니. ‘시골에 살려면 건강해야 하는데...’란다.

 

시골에 살려면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건강해야 하는 건가... ‘왜?’ 했는데..

 

어제 서울 출장길에서 그 이유를 알았다.

차를 버리고 걸어다니니, 지하철과 집 사이 1km도 채 되지 않는 길에 온전히 세상 밖 추위에 나를 드러내고 있자니 바람과 추위가 어찌나 쌀쌀맞은지.

 
순간,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하면서 시골에 사려면 건강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이래서 내가 온실 속 화초구나. 도시 속에서 살아온 도시인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시골 삶. 그 중에서도 추위를 견디고 불편함을 내가 감내할 수 있을까..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의 여성을 위한 생활만화는 나의 이런 고민에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시골삶이 아닌 주말삶은 어떤가

<주말엔 숲으로>에는 세 여자가 등장한다.


경품으로 받은 차의 주차비 때문에 시골로 이사한 번역가 하야카와, 그리고 하야카와의 친구인 출판사 경리부 마유니, 여행사 직원 세스코. 이야기는 귀농한 도시인의 삶과 도시 직장생활에 지친 두 친구가 주말마다 시골에 있는 친구 하야카와를 찾으면서 삶을 재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대단한 결심을 통해 시골 사는 것을 결정한 게 아니라, 한번 해 보지 모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하야카와. 그녀의 시골 생활은 세 가지 교훈을 남긴다.

 

1. 시골생활 상상만큼 편하거나 슬로라이프하지 않다.

 

2. 시골에 산다고 해서 농사지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물물교환방식을 택한다. 텃밭소작과 과외처럼 물물교환식이다. 덕분에 번역 외에도 영어강사, 기모노 강사 등 이런 저런 일들을 해야 하지만, 시골에서 살면서 얻는 이웃과의 정에 비교할 수 없다.

 

3. 시골에 산다고 도시의 맛난 음식을 포기하진 않는다. 풀밭 가득한 건강식단은 없다. 맛난 거 해 먹는 게 아닌, 사 먹는, 아니 정확히 말해 도시의 친구가 방문 때마다 사다주는 명품음식을 먹는 재미가 또 시골살면서 얻게 된 낙이다.

 

시골 삶을 선택하면, 농사도 짓고 텃밭도 일구구 등등의 삶의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과연 그래야 하나?' 라고 전환하게 한 셈.

 

숲속에서 얻은 경험이 일상의 지혜가 될 때

하야카와의 친구 마유니와 세스코는 주5일동안 직장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낱낱히 보여준다.

마치 내 얘기같아서 몰입한다.  누군가의 죄를 뒤집어 써야 하는 직장인. 여행이 좋아서 시작한 여행사 일이, 사람때문에 싫어질 때. 누군가는 노는데 누구는 매일 야근해야할 때 등등.. 투덜대고 한숨쉬고 과연 이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 등등

 

두 직장인은 그런 스트레스를 주말, 숲에서 푼다. 그저 숲에 들었단 이유가 위로가 된다.(혼자사는 친구들과 주말을 함께 보낸다는 것도 참 위로가 되는 일이다. 그럴려면 누구 하나는 시골에서 살아줘야... 나? .. )

그리고 숲에서의 경험이 직장생활에 지혜를 보탠다.

 

밤숲길에서 헤드라이트를 켜고 걸으면 2~3미터를 비추던 경험은, 좀 더 해보고 더 힘들면 그만 두지모 하는 생각을.

갸약의 노를 저으면서 손끝을 보지 말고 가고싶은 곳을  향해 노를 젓고 가는 것을 통해 '여유'를 선사받는다.

 

그 밖에도 누군가 보지 않는 데도 피어난 꽃 한 송이.. 너도밤나무에게서 배우는 삶의 유연함.
호수의 한 가운데서 우주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건... 인간 뿐이라는.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아름다운 인간의 삶에 대해서.

 

주말, 당신의 또 다른 삶을 펼칠 기회

주말, 직장인인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피곤에 지쳐 방을 들쳐업고 TV만 보거나, 잠으로 주말을 소모하고

다시 월요일이 되면, 또 주말을 기다리며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진 않은가.

다름아닌 내 얘기다.

 

이 주말, 숲이 아니라도 밖으로 나서보련다.

세상이, 자연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 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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