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 내 눈 뜨기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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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고뇌나 근심이 없을 수 없다.

 

‘삶이 배움터’란 생각으로 늘 배우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늘 무너지는 감정들에 상처입고 상처 입히고 그럴 때마다 사람에 대한, 사회에 대한 희망을 잃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무기력해져만 간다. 하나 둘 포기하고 만다.

 

무엇이 문제인 걸까.

 

상황에 따라 일어나는 ‘내 감정’과 옮고 그름의 ‘경계’와 ‘분별심’만 내려놓을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

그렇게 연초벽두부터 들게 된 책이다.

 

<스님의 주례사>에 이은 법륜스님의 두 번째 책리뷰다.

 

객관적이란 것은, 자기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해 본다.

 

어떻게 행동할까는 좀 뒤로 돌려놓고 먼저 있는 그대로 봐라.


팔정도의 첫길 ‘정견(바르게 바라보기)’에서 출발한다.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다.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살아야 한다. 내가 굉장한 존재인 양 착각하는 순간 인생은 불행해진다.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 때문에 인생이 괴롭고 그 때문에 특별하지 못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인사평가에 대한 교육 때였다. 재미있는 연구조사가 있었다. 85% 이상의 사람들이 자신이 참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는 것. 그러니 인사평가가 절대 객관적일 수 없다고 교수가 말했던 것이 떠오른다.


소중한 자기라고? 자기를 아낀다는 것은 자기를 괴롭히지도 속박하지도 않는 것을 말한다.

특별하다는 생각은 '감히'라는 권위와 '어떻게'라는 완벽주의 등으로 자신을 속박하고 괴롭히는 빌미를 제공한다.

 

기도와 수행으로서 네 발밑을 살펴라.

기도와 수행의 공통점은 자신을 돌보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기도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수행이란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것.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것이다.

즉, 자신을 되돌아봐 자신의 업장을 알고 장애와 재앙 등에 쉽고 안전한 대처법을 알아가는 것이다.

 

신발 벗어놓을 때처럼 네 발밑부터 챙기는 순간순간에 '그저 할 뿐'을 외쳐라.

똥 눌 때 똥 싸고 밥 먹을 때 밥 먹으란 말이다.

갈까 말까. 할까 말까 쓸데없이 머뭇거리고 고민할 시간이 없어야 인생살이가 신난다.

 

불행은 잘못 맺은 관계에서 비롯된다
잘못 맺은 관계라 함은 내가 이롭고자 하는 마음으로 맺은 관계다. 내가 이롭고자 하는 마음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의리를 상하게 하니, 상대를 도와주고 이해하려는 태도로 전환할 때, 사귐은 길게 되고 그 사귐 속에서 행복을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관계에서 비롯된 불행이라면 이롭고자 맺은 관계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나쁜 환경에 대처하는 네 가지 사람유형

쁜 환경에 대처하는 네 가지 사람유형이 눈길을 끈다. 내가 어느 단계인지 보이기 때문이다.

4단계는 나쁜 환경에 물드는 사람, 나쁜 환경을 멀리해 물들지 않는 사람, 나쁜 환경 안에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 나쁜 환경에 물들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나쁜 환경을 좋은 환경으로 물들이는 사람. 이 중에 내 단계가 보인다. 단계에 따라 무엇을 중시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법륜스님이 정토회를 이끄는 이유

법륜스님이 이끄는 정토회의 목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타방정토, 미래정토, 유심정토의 의미를 알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다.

우선 정토(淨土)는 청정국토 깨끗한 세상, 이상 세계를 일컫는다. 타방정토는 공간적으로 여기가 아니고 다른 곳이지만, 시간은 현재에 존재하는 정토. 미래정토는 우리가 사는 이 세계도 미래에 정토가 될 수 있는 언젠가 이뤄질 정토 세계, 유심정토는, 정토가 타방이나 미래에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속 번뇌가 사라지면 지금 이 세상은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내 맘 하나 깨끗하면 청정해지는 세상, 즉 내가 깨닫는 즉시, 이 세상이 정토라는 것.

 

사람들은 왜 정토를 그리게 됐을까.

 

괴로움에서 벗어나고픈 마음. 외부 조건에 있어 다른 곳으로 간다고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진다는 믿음을 가지는 희망을 갖는 것이다. 시간과 장소 달라지지 않아도 내 마음 하나 바꾸며 내 삶이 좋아지는 것. 불교에서 꿈꾸는 이 세가지 정토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 삶에서 언제나 동시에 추구해야 할 가치이고 법륜스님이 종교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이유인 듯 하다.

 

내게 던지는 화두

"죽을병이나 재앙이 닥쳐 곧 죽게 된다고 해서 그만둘 일이라면 나는 지금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달 뒤면 죽게 된다는 선고를 받더라도 죽음 직전까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일은 가치 있는 일이 된다. 후회 없는 인생, 순간순간도 즐겁고 나중에 돌아봐도 즐거운 그런 삶을 선택해 살아야 한다.”

 

당신의 삶은 어떤가. 바로 그만둘 일인가. 아니면, 계속 이어갈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른채 뽀안 먼지 속을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만두고 돌아서야 한다고 한다.

 

차마... 돌아서진 못하고 멈춰서서 하나를 결심한다.

 

수행하는 삶을 통해 내 자신을 좀 더 들여다 보겠노라고. 그렇게 내려놓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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