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향적인 저자 수전 케인은 “왜 세상이 외향적 사람만 선호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고 내향성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작가로 나섰다. 심리학, 유전학, 뇌과학이론을 넘나드는 방대한 연구결과(때론 버거울 정도로)는 편협한 기질만을 강요하는 시대에 산 우리에게 과히 충격적이다. 성격에 관한한 모든 연구결과를 7년간의 긴 시간에 인내심을 갖고 총 망라한 점에서 인내심 많고 섬세한 내향적 기질의 저자였기 때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쩌다 외향성만을 강요하는 시대 왔나
워런 서스먼에 따르면 18세기 이전에는 “인격 문화”, 즉 대중에게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가치로 두었고 20세기에는 “성격의 문화”,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 원동력은 산업혁명이다. 도시화와 대규모 이민을 통해 자신을 상품으로 포장하며, 과대경쟁을 겪어야 했던 결과라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 ‘성격이 곧 권력’이 되어, 외향적 자기계발에 목메는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내향적 기질에 주목해야 할 이유
3분의 1 내지 절반이 내향적이다. 그러나 하버드대 MBA나 브레인스토밍(브레인스토밍이 ‘응집력’이라는 긍정적인지는 몰라도 사회적 태만과 생산성 봉쇄하고 평가 불안 등 때문에 실제 효과가 없다고), 팀체제, 공개적 사무공간 배치 등은 외향성만 주목하는 시대상 반영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고 있는 것. 특히, 학교 소규모 그룹학습은 기업계 팀문화에 따른 결과로 교육이 독창성이나 통찰력이 아닌 언어구사력에 따라 사람 존중하는 기업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애플 스티브 워즈니악, 빌 게이츠, 간디, 아인슈타일, 고흐, 엘리너 루스벨트 등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된 기질은 내향성이었다. 특히 이들은 집중력 통찰력에 유리하고 IT(프로그램 개발)등 첨단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다.


물론 이런 이분법적 구분이 무의미할 수 있다. 비율의 차이일 뿐, 두 기질 은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를 비롯한 모든 사회 시스템이 외향성에 맞춰진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 기꺼이 행동하게 하는 법이나,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법 등 외향성을 ‘성격’이 아닌 ‘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걱정해야 마땅한 상황이란 것이다.

 

 

내향적 기질의 사람들의 특징
갓난아이일 때 외부자극에 유독 팔다리를 심하게 흔드는 아이가 내향적 기질의 어른으로 클 확률이 높다. 이 아이들을 고반응성으로 분류되며, 자극 잘 받는 편도체가 타고난 아이이다. 내향적 기질의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몸이 마르고 얼굴이 길 확률이 높다. 내향적 아이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면 친사회적 반응 보이는 경향 높다. 단, 엄마가 부드러운 훈육을 썼을 때만. 케이건의 수십 년간의 종적 연구는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특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만 유지된다는 것을 입증한다. 자유의지가 멀리 데려갈 수는 있어도 유전적 한계를 넘어 무한대까지 데려가진 못한다는 것. 따라서 기질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한 노력보다 자신의 안전지대에 확실히 들어가 있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
타고난 기질 ‘어떻게’ 우리 의지와 작용하는가. 쉽게 시들지만 적절한 조건이 갖춰지면 건강하고 근사하게 자랄 수 있다. 특히, 내향적 아이에게 이상적 부모란 아이 신호를 읽고 개성 존중하고 뭔가 요구할 때 적대적 방식이 아닌 온화하지만 단호하게 하는 사람, 호기심, 학업성과, 만족지연, 자제력을 장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외향적 아이 보상 민감하고 내성적 아이는 내적 충만감 중시해 집중력 이 뛰어나다. 따라서, 부모는 자신의 선호도를 밀어놓고 조용한 자녀의 눈으로 보이는 세상이 어떤지 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기업에서는 창의성이나 효율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는 혼자 일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내향적 기질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
너무 자신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거나 너무 오래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다. ‘회복환경’ 즉,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가는 장소를 많이 만들어둬야 한다. 또한, 자신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지루하지도 불안하지도 않게 하는 ‘스위트 스폿’을 만들어 자신이 새롭고 만족스러운 일을 시작할 힘을 얻으라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대화법도 다르니, 외향적 사람은 대화 시 상대를 뱀처럼 물지 말아야 하며(쉬쉬 소리만 내도록), 내향적 사람은 외향적 사람이 그렇더라고 씩씩대는 것은 괜찮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010년 미시건대 한 연구에서 오늘날 대학생들이 30년전 대학생보다 공감능력이 20퍼센트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것도 거의 2000년 이후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 공감능력 저하는 리얼티비, 쇼셜 미디어 등 과열 경쟁 만연 때문. 어쩌면 섬세하고 감정이입과 공감능력 뛰어난 내향적 기질을 에너지 부족하거나 의지가 나약한 것으로 외도한 결과는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분명 어떠한 '기질'은 있었고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기질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외향성에 집중한 나머지 뭔가 혼란을 겪고 있다면, 이제 자신의 '스위트 스팟'을 찾아 여행을 떠나볼 때다.

 

 

우리 문화는 오직 외향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만을 덕목으로 여겼다.
우리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중심으로 향하는 모험을 만류했다.
그래서 중심을 잃어버렸고 이제 다시 찾아야 한다.
- 아나이스 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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