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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마인드
리처드 왓슨 지음, 이진원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느림의 정도는 기억의 강도에 정비례한다.
빠름의 정도는 망각의 강도에 정비례한다.“ - 밀란 쿤데라
서울 출장길에 네비 터치가 고장나 1시간 가량을 헤매고 다녔다. 인터뷰이는 기다리고.. 길은 모르겠고... 3G도 안터지고 폭발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네비가 등장하기 전 시대에는 어떻게든 다녔을텐데.. 1시간 남짓한 시간이 악몽같았고 뇌의 퇴화를 실감한 순간. <퓨쳐 마인드>가 생각났다. 기계가 제기능을 못하는 날, 우리는 멍청이가 됐다는 걸 느낄 것이다.
디지털과 인터넷, 소셜 웹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문제는 그것의 부정적인 면을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거나 뒤늦게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디지털 이전의 시대에 우리가 가졌던 장점, 특히 인간만의 고유영역 ‘사고’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까. <퓨처 마인드>는 디지털시대에 일어나고 또 일어날 일들을 통해 우리 사고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스크린에이저의 출현, 문화와 사고가 바뀌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매달린 젊은이를 일컫는 ‘스크린에이저’의 출현은 ‘지금 당장 접속’이라는 조바심뿐만 아니라, 혼자 조용히 놀거나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인간의 능력을 잃어가게 하고 있다. 그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다. 멀티태스킹과 개인화된 경험을 선호하고 문자보다 이미지에 집중한다. 정보흐름에 극도로 민감하여 사실을 찾아내는데 뛰어나지만, 포괄적 맥락과 문화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원하는 건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적 무기력은 점점 심화되어가고 있다.
아이들은 한 가지에 장시간 집중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일회성 세계에 살고 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디지털의 방해, 바빠진 생활에 짧아진 의사결정은 잦은 실수를 낳고 있다. 바쁜 생활은 스스로에게 심도있고 난해한 질문을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웹서핑은 두뇌를 정체되게 하며, 과도한 정보량으로 정신은 교착상태나 벽을 만들어 낸다.
한때, 피아노나 건축, 라디오도 TV처럼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한데 모이게 했지만, 지금 이런 것들은 사라졌거나 개인의 경험으로 바꿔주는 개인화기기에 의해 대체 됐다.
미래세계, ‘깊은 사고’까지 대체 가능한가
기계를 활용한 남의 생각 읽기, 훔치기, 바꾸기까지 가능한 세상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인간의 사고는 ‘경험’과 ‘자아의식’에 의존한다. 인간만이 감정적인 것에 기초한 경험을 연결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어떠한 영역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과학자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기계와 기술의 발명이 또 무엇을 파괴하는지도 생각해 볼 때다.
우리가 미래에 습득해야 할 한가지 기술은 지식을 감지하거나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 상호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 또한 빠르게 사라지고 마는 전문적 기술 지식이 아닌 창의력과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기 위한 혼합형 사고다.
‘깊은 사고’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멈춤'과 '비움'
깊은 사고는 변화의 원동력이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준다. 또한, 개인에게 만족을 주고 스스로를 인간답게 느끼도록 해 준다.
컴퓨터나 자판을 치거나 TV를 볼 때 ‘깊은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손으로 쓴 편지에 대한 설문 응답률이 74%나 된 이유는 무엇일까.
종이는 픽셀보다 더 큰 감각적 자극을 준다. 감각적 자극이 부족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기억과 사고도 나쁜 영향을 받는다. 물리적 정보는 눈에 더 편하게 들어오며, 저렴하고 배포하기 쉬워 환경에도 기여한다. 깊은 사고를 위해 '종이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깊은 사고는 '감정적 경험'을 동반한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물리적 경험이 필요하다.
백일몽은 경험을 연결시키는 힘을 지녔고 음악 듣기는 기억을 돕는 힘을 가졌다. 거대한 시각 속에서 자신을 바라볼 때 시각에 변화가 생기는 조망효과는 깊은 사고에 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생각이 대부분 직장 밖에서 나오는 것을 생각할 때 ‘조용한 머무름’과 '비움', ‘낯선 공간’을 통해 새로운 신경회로를 개발해야 한다.
쉬운 선택, 그로 인해 얻게될 최종 결과는 무엇인가
인간의 뇌는 고정돼지 않은 가장 유연한 것이다. 모든 것을 기록할 만큼 외부로부터 쉽게 영향을 받는다.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아직 우리에게 기회는 있다. <퓨처 마인드>를 통해 미래세상에 대한 예언들과 이미 변화된 우리의 문화와 사고를 살펴볼 일이다.
사용의 편리함이 인간의 사고를 퇴보시키고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미 쉬운 것에 길들여져 있고 바쁘다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필요한 깊은 사고, 인간이게 하는 사고를 위해 쉽고 편한 것을 포기할 용기가 있는가.
쉽고 편리한 것이 인간의 진보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발명 이후에 우연히 파괴되는 가장 인간적인 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 사람이 우선시되는 시간과 공간을 위해 그리고 인류를 발전시킬 깊은 사고를 위해 당신은 지금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손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