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한 인연을 위한 ‘책 한권의 수행

괴로움 뒤에 놓인 너의 ‘욕심’을 보라


시간은 나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이고 마음 또한 마찬가지다. 읽은 지 좀 되는 ‘스님의 주례사’ 리뷰하기 위해 마음을 내니 시간도 길을 터준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달라진 것이다.

모두들 행복한 인연을 꿈꾸지만, 순탄치 만은 않다. 죽고 못 사는 사이였는데, 한 순간 남보다 못한 원수가 되어버린다. 혼자 사는 게 죽을 만큼 행복하다가도 외로움에 질식할 것처럼 결혼을 꿈꿔본다. 대체 이유가 뭘까.

‘스님의 주례사’의 핵심은 행복한 결혼이나 행복한 남녀마음, 인연을 얻기 위해선 스님보다 10배 100배 큰 수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복은 절대 절로 오지 않는다.

이쯤되면, 스님이 대체 결혼과 연애에 대해 뭘 알아서?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단 몇페이지만 읽으면 스님이 결혼 몇십년차보다 낫다고 인정한다. 오히려 더 객관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되는 상황별 저변에 깔린 욕망들을 꿰뚫어준다. 쿨한, 괴롭지 않은 해결방법도 제시한다. 책 한권만 읽어도 수행이 된다는 것이 절대 과하지 않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니 과연 중생을 돌보는 수행자구나 싶다. 행복한 인연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님의 주례사’ 하얀 속내를 들여다보자.

문제는, 혼자 살면 외로워하고 같이 살면 귀찮아하는 인간이 문제. 기대고 싶은 사랑이 문제, 나보다 조건 좋은 사람, 덕 보려는 가장 욕심 많이 내는 거래 ‘결혼’에 대한 이해부족이 문제, 상대의 생각을 간섭하려는 내 욕심이 문제다.

내가 부족해서 상대를 필요로 하면 자꾸 상대에게 기대감이 생긴다. 나만 바라는 게 아니라 상대도 나에게 바라게 될테니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지사.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둘이 있어도 귀찮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이익에만 어두워진 오늘의 선택이 미래의 고통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심히 볼 수 있는 게 ‘수행’이다. 꽃피는 건, 지는 것 제 사정. 남의 인생, 생각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고로 남편, 상대를 그냥 날씨나 꽃처럼 생각해야 한다.

해법은, 괴로운 상황을 받아들여라. 누가 5리 가자면, 10리를 가주는 마음을 내는 수행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사랑할 권리로 댓가로 사랑 요구할 권리는 없다. 제1화살은 막을지언정 제2화살은 맞지 말아야 한다. 남을 바꾸려하기 보다 나를 먼저 변화시켜라.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은 윤리나 도덕에 묶이지 말고 어떻게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결국 행복하지 못한 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나’의 문제, 장애 부딪힐 때 깨끗하게 포기해도 좋고 아니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극복해 내 복으로 만들고. 결국 극복했다는 건 내 능력이 커졌다는 얘기이니까. 결국 결혼을 할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생활 행복하도록 노력하고, 혼자 살면 혼자 사는 삶이 행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행복은 결혼 자체와는 무관하다. 혼자 살면 외롭고 같이 살면 귀찮아지는 끝없이 갈등하는 맘을 잘 살펴보면 안다. 괴로움은 생각에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상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각오만 하면 늘 괴로운 법 그냥 지금 당장 해라. 그리고 절대 감정의 되새김질을 하지 마라.

운명은 어제의 습관에서 결정된다. 습관도 대를 이어 육체 유전자를 통해 전해진다. 또한 지금 다 이룬다고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아니다. 지금 안 되는 게 다음에 더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건 알아라.

결국, 수행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계속 연습해 가는 과정이다. 노력하지 않고 저절로 잘 되긴 어렵다. 또한 변화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고 연습이 바로 수행이다. 다만, 이치를 모르고 수행하는 건 헤매는 것이다. 안 된다고 한탄하는 것 뒤에 항상 욕심, 쉽게 얻겠다는 욕심,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욕심이 있음을 깨우쳐야 한다.

스님의 주례사는 이런 글로 끝난다.

콩밭을 매는 두 여인, 과연 이들 중 누가 주인일까. 밭일 끝내고 B에게 돈 주는 ‘수고했습니다’하는 A가 주인. 뭔가 베푸는 사람이 주인이다. 따라서, 먼저 주는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주인,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읽는 것은 겉핡기, 리뷰는 내면화 과정, 반복과 습관을 통해 체득화해야 한다. 너무나 단순 명쾌한 해법으로 모든 상황들이 또렷해진다. 이것은 유독 ‘연애’나 ‘결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 권의 책수행이, 당신의 인생을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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