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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살인 - Private ey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리뷰를 써야 하나 망설여졌다. 이유는 단 하나.
좋지 않은 평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재미' '감동' '의미' '스릴' 어느 것 하나 채워주질 못했다.
'한국형 탐정 추리극'이란 이름은 이 영화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의학, 여자 이공학자, 그리고 한때 친위대 일원이었던 군관 탐정 황진호, 화려한 역할에 비해
각각의 캐릭터가 하는 역할은 미흡하기 짝이 없이 낭비되었고 캐릭터의 일관성도 부족했다.
의학도가 혈관을 잡는 법이나, 기도를 뚫는 장면 등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 일색이다
CSI로 달련된 탓일까. '별순검이 차라리 낫다'는 블로거의 글에 급공감한다.
또 사건을 풀어가는 내내 극심한 변화를 보이는 주인공 황진호는 어느 하나의 특징도 살리지 못했다. 돈 밝히는 탐정인지, 애국심 있는 탐정인지, 불행하게 죽어가는 서민을 안타까워하는 정의의 사나인지. 아니면 그저 본능적으로 탐정놀이에 미친 놈인지.
배우 황정민은 '너의 내 운명'에서 벗어나질 못했으며, 마치 그가 혼자 펼치는 연극을 보는 마냥
내내 불편했다. 그의 어색한 대사는 계속 뒤이어 나를 때렸다. 마치 어긋한 턱이 내는 소리처럼
거창한 영화 제목 뒤에 빤히 보이는 해답..
차라리, '이중인격'이, '그림자 살인'에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스릴러, 적어도 관객을 잠시나마 속일 수 있어야 하는데 시작 후 몇분만에 범인의 신상을 알 수 있었다
상상력의 부재인가. 아니면 진화한 관객을 넘어서는 스릴러를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인가
뻔한 탐정놀음에 지겹기까지한 쌈박질 씬.. '어째서, 이 영화가 평점 7.8이 나오는 거지.
(보통 나는 맥스무비의 평점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곤 한다)
금쪽같은 평일 오후의 시간을 허무하게 소비했는데,
신문기사들은 '<그림자 살인> 125만 돌파 롱런 기대'라고 광고들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영화, 광고인지 정보인지 알 수 없는 정보량에 토 나오는 상황 속에서,
'잘되었다고 평'하는 글보다, '아니다'라는 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좋지 않은 평'도 써야하는 이유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