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겨레>에서 기사를 보고 구입하게 된 책으로
제목과 표지가 '팜므파탈'의 치명적인 중독을 연상케 한다.

이 책은 '진화하는 소설기계'라는 별명을 가진 김경옥의 단편소설집이다.

그의 책에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우선 소재의 독특함이다. 그는 주목받지 못한 소재를 찾아낸다
둘째, 현대사회에서 이슈과 되는 또 다른 소재와 접목이다.
세째 표현의 독특함이다. 흔히 쓰이는 소재도 색다르게 표현하는 재간이 있다.
넷째 그 모든 것이 떨어지지 않은 듯 글을 써댄 듯한 흔적이다.
(마치 신기를 받아 내려쓴 듯한 그래서 그 말이 물 흐르듯 읽혀가지만 그 뜻은 좀체 심오하여 해독이 필요한.)

다섯째 글 안에서 좀체 지은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마치 '나를 읽겠다고? 웃기는군'하는 느낌이다. 글읽기에 있어 지은이가 느껴지는 건 간혹 거추장스럽고, 빤히 보이는 나체를 보는 듯한 식상함이다.)

마지막 모든 소설이 열려있거나, 하나 정도 대체 그게 모지? 라는 의문을 남긴다.

이 책의 대표 단편이기도 한 '위험한 독서'는 독서치료자인 '나'가 환자들을 만나, 치료하는 것이 소재이다.

'나'에게 환자는 또 하나의 텍스트,'책'으로 표현하고 탐닉, 치료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사람'이 또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는 관점에서 지은이만의 독특한 관점과 글쓰기를 느낄 수 있다.(읽다보면 누가 읽히고 누가 읽고 있는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그의 책에서 '책'과 '사람'도 치료의 한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골라읽는 것과 사람을 골라만나는 것.. 그로 인해 생기는 각가지 치유해야 할 상처들... (물론 그게 또 하나의 원인이 되어 쳇바퀴처럼 돌아가지만)

책 읽기의 자의적인 면과 좁은 독서나 대인관계 등을 은근 힐난한다.

이외에도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 중 '게임의 규칙'과 '공중관람차 타는 여자' '고독을 빌려드립니다'가 흥미롭다.

다독에서 비롯된 듯한 다양한 책 속에 책 이야기는 그의 책을 읽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독특한 소재, 플롯, 어려운 소설읽기를 즐기는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다만, 한번 읽어 이해되지 않는 글은 머리 아파하는 사람, 잘 쓰이지 않은 단어가 불쑥 고개를 내밀 때마다 사전 찾아가면 읽지 못할 사람, 한편의 영화라도 의문점이 남는다면 답을 얻기까지 잠들지 못하는 사람, 책 속에서 '감동'이나 '따쓰함'을 느끼길 원하는 사람은 멀리하길 바란다.  


그의 책은 '글쓰기'에 얼마나 많은 소재들이 사용될 수 있는지, '글쓰기'의 방식은 또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느끼게 하고 또 '한번쯤 나도 ...' 하는 생각을 품게 한다. 
 

부디, 다양한 매체가 활개치는 먼 미래에도 문학의 기본 뿌리로서 고전적 글쓰기, 글읽기가 이런 작가들로 하여금 계속 성장, 번성할 수 있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