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대로 '여행' 한번 안해 본 내가 요즘 뭔 바람이 들었는지'여행'에 마음이 빼앗겼다.
그래서 대리만족마냥 여행책만 수둑이(수두룩하다의 북한어) 사서 쌓아두었었다. 그러다 어제 오늘 문밖을 지키는 동장군 덕분에 밖을 나설 엄두를 못내다가 그 중 한 권을 손에 들었다.

책은 몇페이지만 읽어도 그 진가를 알아챌 수 있는데(사람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하여 곧장 영영 사장되거나, 오늘처럼 아끼는 애장품이 되기도 한다.

'글'은 참 정직하다. 그래서 내가 읽기를 좋아하나보다. 진정성 담긴 정직한 글을 많이 읽고 쓰다보면, 사람보는 눈도 좋아지리라

여튼,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걷기여행]는 오늘부로 내가 아끼는 애장품이 되었다.

얼필보면 '여행책' 같지만, 사실은 한 소녀가 50줄에 '이뤄가는 꿈'과, 그녀 주변인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길'이야기와 그리고 자연과 걷기에 대한 치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길'에는 사람들의 과거와 추억이 묻어있었고, 그 '길'을 복원하면서 사람들은 더욱 더 건강해 지는 것 같다.

시사저널과 오마이뉴스 편집장을 지낸 기자 작가이기에 그 어느 글보다 술술 잘 읽히는 것은 물론, (제주출신답게) 신선한 제주방언을 마주하는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저자는 산티아고에서 외국인 친구의'너도 길을 만들어보라'는 충고에 잊거나 접거나 했던 꿈을 깨우쳐 50년만에 제주탐사 길단체인 '제주올레(올래)'를 만들고 그 길을 탐사하면서 그 길에 사는 여러사람들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올레'는 마을길로 들고나는 진입로라는 뜻의 제주방언이면서, '제주올래?'이 뜻도 담고 있다. 기가 막힌 이름이다.

글 초입부분에 그녀의 꿈을 위해 함께 제주길을 답사해준 고은광순, 양희은 등의 낯익은 10자매와 반평생 반목하며 지냈던 조폭동생과의 화해에 이르는 이야기까지..술술 넘어간다.

별책부록 제주걷기에는 그간 만들어놓은 걷기코스가 자세히 안내되어 있으니, 제주걷기를 해볼 사람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것이다.

서른중반이 된 지금 다른 어느 때보다 '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그런 내겐 이 책은 나이에 상관없이 '희망'이라는 '길'을 만들어가는 한 사람의 진지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올봄엔 제주도엘 다녀와야겠다.
'와랑와랑' 햇살받으며 천천히 걷다가도 아이마냥 신나 뛰고 있을 나...
'걷기'를 통해, '삶'의 또 다른 면과 마주하게 될 나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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