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2009년 3월 첫째주, 제가 여러분께 읽어드릴 책은
풍경에서 삶을 읽어내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내 마음의 여행'입니다
이 책을 통해 오늘 누군가도 마음의 창에 햇살 한 움큼 받았으면 합니다.

한 움큼.(요즘 제가 '움큼'이라는 단어에 꽂혀 있습니다. 어느날 어떤 단어가 제게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는데 요즘 이 단어입니다. 소박하면서도 단호한 것이 필요한 넉넉함을 잘 담은 단어같습니다. 낮즈막히 소리내 보세요. '움큼' 내가 쥐고 있는, 혹은 내가 쥐고 싶은 '움큼'은 얼마나 될까요. '한 움큼' 만으로도 넉넉해 집니다.)

KBS1TV 7시 40분에 방영되는 영상포엠을 엮은 것이 이 '내마음의 여행'입니다.

여행에 관한 여러 책들이 있죠.

제가 읽은 여행 책은, '뉴욕을 보면 영어가 보인다' '놀멍쉬멍 걸으멍' '너도 떠나보면 알게 될거야'  등입니다. 모두 참 특별한 구성의, 특별한 사람들이 쓴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읽었던 이전의 책들처럼 이 책도 좀 특별한 책이 되었네요.  

이 책과 좀 비슷한 류의 책이라면 '너도 떠나보면 알게 될거야' 인데요.

볼거리가 있고 들을거리가 있고 이야기가 있다는 면에서 그렇습니다. 

단, 차이가 있다면 그 볼거리라는 것이 '사진'이 아니라 '영상'을 옮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간간히 사진도 보입니다만..)

그리고 이야기라는 것이 은유적인 한편의 시와 같다는 점이죠.  또 '너도~'는 여행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다면,

 이 책은 풍경에서 온 이야기를 담아 때론 어부가, 때론 외딴 곳으로 시집온 할머니가, 때론 석공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읽는 이는 이 모든 이들을 곁에서 본 듯, 그의 삶을 훔치게 됩니다. 온화하게. 

이러한 차이점은 낮은 해상도의 풍경을 봐야한다는, 영상이 단편적으로 조각난 느낌이라  읽는데 단절감이 느껴진다는 조금의 불편함을 주기도 합니다. TV에 방영된 내용을 영상, 시, 삽입된 음악 등으로 나눠 책으로 보여준다는 자체가 무모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영상이 아닌 해상도 좋은 사진이었으면, 아니 뒷편의 음악을 '너도~ 처럼 CD'로 넣어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너무 욕심이겠지요. 

그러나, '활자'라는 것이 그렇더군요. 지나간 시간을 잡은 마냥 다시 되돌려 읽고 다시 음악을 찾아 듣게 되고 뿌듯하더군요.

이 프로그램을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더 소중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부보다 후반부 3,4장 더욱 잘 읽혀지는 것은 아마, 제가 좋아하는 풍경 강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청송과 낙산은 참 가보고 싶게 만드는 에세이를 담았습니다. 
 

떠나간 이들에게 낙산은 추억이지만 살고 있는 이들에게 이젠 남은 시간이 얼마없다...

산바람이 내려와 조용히 작별을 고한다. 시간과 겨루어 슬프지 않은 것이 있을까..

   추억. 남지 않은 시간. 슬픔

여느 시집 못지 않게 좋은 구절이 많은 책,

풍경에서 인간사 이야기를 뽑아낸 '한정'님과 같은 작가가 있기에 책으로 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다가 영상포엠 담은 12가지 음악은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짧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Hymn to Hope은 늘 듣던 음악이었는데..들으면 왠지 눈물나는 곡이었는데... 이런 뜻이 있는 곡이었군요.

익숙한 곡들도 이 책을 만나니 새롭습니다. 음악도 읽어줄 수 있다는 것에 또 그로 인해 다른 맛이 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습니다. 

책을 100% 활용하고 싶으시다면, 음악을 찾아 틀어두고 해당 장을 읽어내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 PD, 그리고 음악감독님을 만나게 된 것이 또한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분들 이름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작가 한정님은 한번 뵙고 싶네요.
그러고 보니, 수 많은 아름다운 영상을 함께 만든 이름모를 많은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이름없는 많은 분들을 의미있게 한 점도 이 책의 장점이네요. 


풍경, 세상이 갖는 풍경엔 자연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 풍경엔 언제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풍경을 닮은 사람이 그 풍경에 있었고, 그 사람을 닮은 풍경이 늘 그 자리에 있어 우리는 여행을 떠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닮고 싶은 풍경이 있다면, 떠나보세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풍경은 당신에게 기꺼이 '안식처'가 되어줄겁니다.
12곡의 추천음악도 함께 지니고 가는 것 잊지 마시구요.

이 책의 좋은 글귀 몇 구절과 이 서평을 쓰는 동안 배경 음악이 되기도 한 음악 몇줄 남깁니다. 


     중요한 것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깃들기 위해 머뭇거리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랑이든 아니, 이 모두를 아우르는 삶이든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면 된다.

 꽃길과 내 길이 같을 리 없으니, 그저 한번 귀하게 스치는 것으로 족하다

    세월의 힘에 굴복해, 성급히 무엇을 마무리 하려 하지 않는가.
    마음에는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푸르게 출렁이는데
    내 꿈이 아직 닿지 못한 곳 찾아가 거닐고 싶은 곳을 마음에 두고도
    나 서성이고만 있지는 않는가

삶이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될 때마다 어김없이 눈이 내렸다.
 

마음에 드는 정세훈의 <Comfort>의 HOPE입니다.
 

"사랑하나요. 지금 나처럼 나와 살던 슬픔보낸 거죠. 꽃이 진 자리 그 꽃 보이듯 이젠 기쁨의 차례일테니...

미소 가득한 날 봐요. 그대도 나처럼 나를 위로삼아 외롭지 말아요. 이제 기쁨의 차례일테니.." 

이 책의 글귀와 추천음악이 내 삶을 위로하던 날, 기꺼이 그대에게 이 책을 권하며.
책을 탐하던 TV, 그 TV를 만나러 갑니다. 또 다른 맛이 나겠죠?  

이 책 속에 담긴 풍경처럼, 제 삶도 어느 풍경과 잘 어울어지는 오늘을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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