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가 향유 할 수 있는것... 부귀, 권력, 여자... 그리고 역사. 이덕일씨는 이면의 역사를 교양서로 많이 저술해 일반인들에게도 개화의 방향을 열어 준다. 아마,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임을 당했다... 그것은 당쟁의 희생물이다. 라고는 다 배웠을것이다. 그러면서 한켠엔 성균관대에 있는 탕평비 사진이 수록되어 있을것이고. 한중록 역시 혜경궁 홍씨의 굴곡져 있던 파란만장했던 삶을 회고한 몇 안되는 궁중문학으로서 우리에게 긍정적 시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의 변명 아닌 변명을 기록한 것이란다. 사도세자는 아주 뛰어난 사람이더란다. 흠... 글쎄... 개인적으로 난 혜경궁 홍씨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과 집안사이의 갈등을 한 여인으로써 어찌 감당해야 했었고 죽음의 문턱에서도 끝까지 한중록이란 책을 썼어야 한 여인... 사도세자 죽음을 전후로 한 조선의 정치상을 알기에 적합한 책이라 하겠다.
'역사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 란 질문에 가장 먼저 생각 날 사람은 E.H.Carr 가 아닐까? 역사를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한번쯤은 읽어 봤을 법한 책일것이다. 하지만, 그 책을 바르게 이해하고 마음에 와 닿았던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우선, 번역의 문제도 있을것 이고 사학이란 학문자체가 서양학문에서 오는 정서의 차이가 있을것이다.그런점에 반해 울산대 출판부에서 낸 <역사란 무엇인가> 란 책은 기존 어려웠던 역사입문서의 개념을 바꿔 놓을듯 싶다. 교양과목을 위해 수업내용을 책으로 만들어 낸 이책은 우선, 굉장히 쉽다. 우리에게 쏙쏙 들어온다고나 할까? 또한, 책 파트의 나뉨도 굉장히 깨끗하고 필요한 부분 부분을 쏙쏙 다 집어 넣은듯 싶다. 역사를 시작하려는 자... 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역사 입문서. 내가 본 가장 쉬운 최오의 역사 입문서가 아닐까 싶다.
'친구가 집에서 굴러다니는 역사책 몇권이 있다면서 보지 않으니 줄까.' 라고 물었다. 책이란 그런것이다. 주인에게 필요한것은 보물이지만 관심없는 혹은 필요없는 책은 책이 아니라 폐품종이 뭉치일 뿐이다. 선뜻 받아온 책들은 꽤 유명한 책들이였다. 공짜로 받은것에 기뻤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씁쓸했다. 그 책 중에 하나가 바로 <정조의 화성 행차 그 8일>이였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행으로 자주 다녔던 화성... 표면적 목적과 더불어 정치적 이유가 있었던 원행... 화성행행반차도는 미술사적으로나 역사학적으로나 의의가 깊다. 미술사 수업 시간에 처음 보게된 화성행행반차도는 감탄을 자아냈다. 그 시대 기록문화가 문자뿐만이 아니라 그림으로써도 나타내어 진다는것과 당시 화원의 뛰어난 솜씨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 의궤도가 한권의 책에 수록되어 있다니... 그것도 좋은 종이 재질에 컬러... 만족, 또 만족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의궤도에 치중한 나머지 내용이 부실하다 생각되어 진다. 겉에만 너무 신경쓴것 같다. 물론, 일반인들을 위해 나온 책이긴 하지만 횡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화성에서의 8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는 또 다른 책을 참고해야 될듯 싶다.
이종욱 교수... 한국에선 고대사를 미국에선 고고인류학을 전공한 그의 이력은 참으로 화려하다. 아마 역사를 하는 자에게 가장 꿈 같은 학문의 길이 아닐까 싶다. 그는 화려한 이력 외에도 한 학문에 대한 끝없는 집요한 연구자의 길을 걸어온 삶 역시 나에겐 높히 평가되는 분이다. 화랑세기... 한국 고대사의 큰 쟁점 중 하나인 이 책은 필사본밖에 남아 있지 않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위작이라 단정짓는 사람들... 역사의 보수성이 보여지는 한 단면이 아닐까? 변하는것이 두렵고 지금껏 쌓아온 공적이 한사람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는것이 두려워 하는건 아닐까? 어느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다. '사람은 감당할수 있는 것만 사실로 믿을려 한다' 역사학계의 학통에 의한 감당할 수 없는 새로운 발견에 그만 인정하기 싫은 사실인것은 아닐까. 화랑세기의 위작여부는 가까운 시일내엔 밝혀질수 없는 역사적 과제로 보여진다. 다만, 그의 주장에 확신을 줬던 풍납토성 탄소연대 측정... 이 과학적 발견에 우린 무어라 해야겠는가? 이종욱 교수의 활발한 연구성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 읽게 된 책. 학교 국사선생님께선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재미있다.' 란 표현을 써 놀라셨던 기억이 난다. 한명기씨는 책 뿐만 아니라 KBS TV특강, 라디오 한국사등 여러강의를 통해 그의 연구분야에 대해 알렸다. 그래서 역사에 관심있고 대중매체를 많이 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그의 강의를 들어보았을것이다.이책은 선조대부터의 광해군을 거친 한반도의 정치,경제를 심도있게 써 내렸다. 학술논문 답게 탄탄한 내용과 저자의 해석. 또한 청산유수한 같은 글의 흐름에 논문이라곤 생각되어지지 않을 만큼 쉽고 유익하다. 이책이 너무 두껍다고 생각하거나, 어렵다고 생각되어 지는 사람들은 그의 저서 중 하나인 <광해군>을 읽어 보아도 괜찮을 듯 싶다. 조선시대 폭군으로 알려진 광해군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것이다. 그의 뛰어났던 외교정책이라든지... 이긴자들이 소유한 역사의 단면이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