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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32
패니 브리트 글,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10월
평점 :
[학교폭력, 소통, 자존감]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헬레네의 유일한 낙은 <제인 에어>를 읽는 것입니다.
친구들의 비웃음 속에서 읽는 제인 에어의 모습이 외로운 현실을 버티는 힘을 줍니다.
자연 캠프에 가게 된 헬레네는 제랄딘과 같은 텐트를 쓰다가 친해지게 됩니다.
헬레네의 마음이 너무 잘 와 닿아서 보는 내내 같이 조마조마해지네요.
친구 제랄딘과 제인 에어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게 되는 헬레네의 이야기가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듯한 삽화와 함께 흘러갑니다.
예전에 읽었던 제인 에어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네요.
누군가 나를 바라봐 주고, 함께 이야기해주고, 손 잡아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처럼 헬레네와 제랄딘이 서로를 바라보게 되서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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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오늘은 어디에도 숨을 수가 없었다. 학교 복도에도 운동장에도 상한 우유처럼 시큼한 냄새가 진동하는, 미술반으로 이어지는 구석진 계단에조차. 그 애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벽마다 휘갈겨 써넣은 나를 흉보는 낙서들처럼.
~ 제네비브가 앵앵거리는 목소리로, 모두 다 들리게 떠든다.
"아까 네 엉덩이를 포크로 찔렀는데, 너무 뚱뚱해서 찔린 줄도 몰랐지!!"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본다. 온 세상이 심지어 공기마저도 나를 향해 휙 돌아선다. 내 심장이 멈춘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게 무엇이든. 구출 지원군. 세상의 종말. 제발.
~ 제랄딘은 내 손을 꼭 잡고 텐트 밖으로 나간다. 숲에서 때 이른 딸기를 봤다며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바로 내 손을. 루시아도 수잔도, 옛 공주병 친구 중 그 누구도 아닌.
우리는 한 시간 동안 함께 딸기를 찾아 돌아다닌다. 딸기를 찾고 딸기를 먹고, 나는 여우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스운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나누긴 몇 달 만에 처음이었다.
제랄딘이 깔깔거린다. 아주 신 나게, 큰 소리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