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달인 낮은산 너른들 15
김남중 지음, 조승연 그림 / 낮은산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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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습니다.

맑고 순진했던 아이들이 점차 돈과 폭력의 위력에 주눅이 들어 비겁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우리 주위에도 너무 많아서요. 그리고 더 부끄러운 건 그런 잘못된 사회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외면하는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부잣집 아들에다가 태권도까지 잘하는 김진기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소령이는 삼촌과 함께 삽니다. 싸움으로 진기를 이기려 하는 소령이는 찐빵 삼촌의 특훈으로 진기를 이기지만, 일은 계속 꼬여 갑니다. 삼촌은 먹자거리의 힘들여 일궈놓은 가게들을 철거하려는 세력과 맞서 용기 있게 싸우지만, 경찰도 상인들의 편이 아닙니다.

소령이는 삼촌과 찐빵 삼촌을 통해 진정한 싸움이란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싸움의 달인이 되려면 절대 눈을 감으면 안 된다는 것을. 눈물이 나더라도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담담하게 들려주는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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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67쪽

~ "왜 안 던져! 200개라며? 200개만 하면 독이 생긴다며? 끝까지 해보자니까! 빨리 던지라고!"

"지금 그 느낌이야!"

진빵 삼촌이 내 눈을 보며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맞으면 겁을 내지만 용감한 사람들은 맞으면 독기가 생겨. 그런데 맞아서 독기가 생기기를 기다리면 늦어. 맞기 전에 네가 먼저 독기를 끌어내야 해. 그 독기로 욕을 하고 먼저 주먹을 날리는 거야. 그게 싸움이야."

어? 막혀 있던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았다. 시원한 바람이 펄펄 끓던 가슴으로 흘러들었다. 맞아 본 사람이 상대 를 제대로 볼 수 있고 싸울 수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싸움이 뭔지 이제야 감이 잡혔다. 누구를 만나도 겁먹지 않고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걸 가르쳐 준 찐빵 삼촌이야말로 진짜 싸움의 달인이었다.

 

175쪽

~ 아무리 생각해도 찐빵 삼촌마저 감옥에 갇혔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었다. 둘이 싸우면 한쪽은 이겨야 하는데 어떻게 둘 다 져서 감옥에 갇힐 수가 있지?

처음에는 삼촌이 찐빵 삼촌과 용역이랑 싸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싸움은 사람이랑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아닌 거랑 싸우기도 했다. 상대가 잘 보이지 않는 그 쌍무이 더 어려운 것 같았다.

~ 삼촌과 찐빵 삼촌은 서로 싸운 게 아니었다. 누군가 둘을 싸우게 해 놓고 자기는 구경만 한 거다. 둘 다 지쳐서 싸울 수 없게 만들어 놓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거다.

 

182쪽-

~ 진빵 삼촌의 말이 귓가에 울렸다.

'눈 떠! 눈 감고 맞으면 기절한다!'

어디서 어떤 주먹이 날아와도 한 방에 기절하지 않게 눈을 부릅 떠야 한다. 나는 눈을 치켜뜨고 하늘을 노려보았다. 눈을 깜빡이지 않으니까 눈물이 나왔다. 나는 손등으로 쓱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부릅떴다.

눈에 힘을 주면 세상이 달라 보였다. 싸움의 달인이 되는 길은 눈물 나는 길이었다. 하지만 꼭 가야 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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