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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왕 ㅣ 문지아이들 126
선자은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월
평점 :
[게임중독, 친구, 가족] 아이들이 가상현실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 간다.
그런 삶을 살아보지 못했던 어른들은 심한 걱정을 한다.
나도 그런 어른 중의 하나지만, 과연 내가 지금 태어났다면 게임에 빠지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현란하고 흥미진진한 유혹을 뿌리치기란 유희본능이 있는 아이에게 불가항력이 아닐까.
이 책은 게임에 빠진 아이의 심리를 실감 나게 들려준다.
게임광 민오는 게임 중독 치료 캠프에 가려다 버스를 잘 못 타서 게임 테스터 버스를 타게 되고, 현실 같은 게임을 경험하게 된다.
물이 차오르는 방에 들어가 탈출하는 게임, 짝과 협력하여 구름을 딛고 빠져나오는 게임. 상대방 팀을 죽여야 탈출하는 게임, 숨어 있는 꼬마용을 찾아야 하는 게임, 그리고 마지막 관문인 시험이 있는 방까지.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방까지 가지만, 민오는 마지막에 실패하고 만다.
눈을 떠보니 다시 버스로 돌아와 있고, 민오를 잃어버린 줄 알았던 엄마와 눈물의 재회를 한다.
몸으로 겪어내는 게임을 하면서 어느샌가 달라져 있는 민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화는 끝난다.
아이들이 게임의 세계에서 빠져나오려면 게임보다 즐거운 일이 있어야 한다.
현실은 지루하고, 고단하기만 한데 게임을 그만두라는 부모의 말을 따르기는 어렵다.
그만두라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보고 부모는 화를 내고,
아이에게 현실은 그만큼 더 무섭고, 견디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즐거운 게임의 세계로 더 빠져들고, 악순환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게임보다 즐거운 현실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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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26쪽-
~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실수를 하기는 했다. 엄마에게 욕을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했다. 그러나 만약 엄마가 열심히 만든 서류를 상의도 없이 누가 갖다 버린다면, 엄마는 어떻게 할까? 순간적으로 욕이 나올 정도로 화가 나지 않을까. 게다가 그게 일분일초를 다투는 일이었다면.
~ 엄마는 아이들에 대해서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63쪽-
~ "우리 민오, 착한 아이지? 게임을 가끔 하는 건 좋지만, 몰려다니면서 너무 많이 하는 건 안 좋아. 엄마 말, 알지?"
참 이상했다. 전에는 엄마 말이 다 맞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안 그랬다. 게임이 뭐가 안 좋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리는데.
"게임이 왜 안 좋은 건데요?"
엄마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나는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엄마는 내가 따지고 든다고 오해한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냥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
엄마 목소리가 처음으로 커졌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엄마가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시작한 것은.
160쪽
~ 엄마가 나를 차에서 내려 주고 주저 없이 떠나던 모습이 떠올랐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맞다. 난 엄마가 밉다. 나에게 듣기 싫은 잔소리만 하고 자꾸 나를 조종하려고만 하는 엄마가 밉다. 눈물이 차올랐다. 슬프지 않은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
175쪽
~ 이바디 안에서 있었던 일은 가짜같이 느껴질 정도로 이상했다. 하지만 숲에서 느꼈던 바람과 나무에서 나오던 향기는 아직도 생생했다. 귀가 즐거워지는 새소리도 아름다웠다. 꼬마 용을 잡기 위해 달렸을 때, 기분 좋은 바람이 귓가를 스쳤다. 문득 기 기분을 다시 느껴 보고 싶어졌다.
~ 나도 대답하며 두 아이 뒤를 따라 달렸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기분 좋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