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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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감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우리 사회에 정말 흔하고 만연되어 있는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멸감'이라는 감정 하나로 책 한권을 끌어나간 것도 경이롭고,
그 감정으로 우리 사회를 예리하게 풀어낸 것도 흥미진진(?) 했습니다.

 

남에게 아무런 생각없이 모멸감을 안겨주는 사회,

모멸감을 받은 이는 그것의 불합리함을 당당하게 지적하고 화를 낼 수 없는 사회,

그래서 자신에게 그 분노를 되돌려 무기력해지는 사회.

그런 사회가 아니라,

 

혹시 내가 남에게 모멸감을 주고 있진 않은지 조심하는 사회,

남에게 모멸감을 받으면 당신이 나에게 모멸감을 주었다고 당당하게 지적하는 사회,

서로에게 모멸감을 주지 않도록 건강한 사회 구조를 구축해 나가는 사회,

사람이 돈보다 소중한 사회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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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쪽
~ 인간에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자존감이다. 품위decency를 훼손당했다고 생각할 때, 목숨을 걸고 보복하거나 그것을 회복하려고 몸부림친다. 아니면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 상태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났을때 적절하게 대응하는 사회를 가리켜, 철학자 아비샤이 마갈릿은 '품이 있는 사회'라고 말한다. 정확한 정의를 내리자면 '구성원들이 자기가 모욕당했다고 간주할 만한 이유가 있는 조건에 맞서 싸우는 사회, 또는 그럴 만한 이유를 제공하지 않는 사회'다.

 

~ 사람은 타자에게 매우 의존적인 동물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느냐가 하루하루의 풍경, 내가 살아가는 세계의 색깔을 결정한다. 아무것도 아닌 말이나 표정, 몸짓 하나에 희비가 교차하고 행복과 불행의 화살표가 바뀐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를 갖고 있다. 누구를 괴롭히겠다고 작정한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나 무심코 지은 표정이 상대방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다.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더라도 사회적인 불구자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 타인에게 하는 말은 곧 자기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 자기를 혐오하기에 남을 함부로 대한다는 것을 알면, 연미이 삭튼다. 부당하게 악감정을 퍼붓는 사람은 자존감이 파괴되었기 때문임을 이해하면서 측은지심에 이를 수 있다. 그 모습을 거울 삼아, 과연 나는 스스로를 정당하게 사랑하고 있는지를 질문할 수 있다. 자존감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나를 귀하게 여겨야지 하고 결심한다고 곧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땅에 작물을 재배하듯이, 오랫동안 꾸준하게 마음의 밭을 일구어야 한다. 거기에 어떤 씨앗을 심고 가꾸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 타인을 아무렇지 않게 모욕하는 풍토는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모멸감에 취약한 심성에 대해 저마다 일정 부분씩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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