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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2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는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단편이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설정에 웃음까지 났다. 그런데 그 남자의 황당하면서도 어정쩡한 상황이 점점 짠하면서도 안스러운 마음에 걱정까지 들었다.
그는 자신이 해내야 하는 일들을 완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결국은 이도 저도 잘해내지 못하고 패잔병이 되어 집에 돌아온다. 그는 계속 궁금하기만 하다. 아침에 엘리베이터에 끼었던, 모두들 바빠서 외면했던, 자신도 어쩔수 없이 외면했던 그는 과연 어떻게 되었는지.
난 그가 더 궁금하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끝까지 추적해서 알아냈을지. 결국 그는 알아내지 못하고, 자신의 바쁜 삶을 소화하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갔을 것이다. 가끔씩 엘리베이터에 끼었던 그 남자를 궁금해하며. 그리고 마지막 죽음을 눈 앞에 두고야 그 엘리베이터에 낀 그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냈어야 했다고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를 외면하고 당장 당면한 일이 내 삶의 전부인양 달리고만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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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쪽
~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사람들은 지저분한 나를 피해 다른 쪽 구석에 몰려있었다. 그들에게 물었다. 혹시, 아침에 이 엘리베이터에 끼여 있던 사람 어떻게 됐는지 아십니까? 사람들은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 아니, 제가 출근할 때 보니까요, 엘리베이터가 오층하고 육층 사이에 서 있고 육층 바닥과 엘리베이터 바닥 사이에 한 사람이 끼여 있더라구요. 그 얘기 모르세요? 사람들은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고 자기 층에 엘리베이터가 설 때마다 황급히 내려 집으로 향했다.
~ 아, 그래서 지금도 나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