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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악동뮤지션 에세이 <목소리를 높여 high!> + 앨범
악동뮤지션 지음 / 마리북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악동뮤지션 부모니의 저자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쓴 책을 보다, 그 자녀들이 같은 시기를 주제로 쓴 책이 있는 걸 알고 읽게 되었습니다.
시원한 편집에 악동뮤지션의 유쾌한 모습의 사진도 많이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웃는 모습의 유쾌한 악동뮤지션의 자라온 이야기 입니다.
악동뮤지션 부모님이 지은 책도 함께 읽으니,
한 가족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 합니다.
뭐 지나고 나니 알콩달콩해 보이지,
모든 가족이 그렇듯이 힘들고 지친 나날도 많았네요.
특히 찬혁이가 사춘기를 겪는 과정이 남일 같지 않네요.
저희 집에도 한 명이 있어서요. ^^
악동뮤지션 가족처럼 사춘기가 지나고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도록 조심조심 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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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깜깜한 밤) 60쪽-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밤. 언제부턴가 우리 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다시 불을 밝히고픈 마음이 간절한데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나는 불 꺼진 방안에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 그즈음, 그러니까 홈스쿨링을 시작하고부터 아빠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내가 아빠를 피하고 있었다는 게 더 옳았다. 그런 나를 참다못해 급기야 아빠가 소리쳤다.
"다 너 때문이야!"
아빠의 그 한마디에 상처받은 건 나만이 아니었다. 엄마도 수현이도, 누구보다 아빠 자신이 깊은 상처를 받았다. 강한 것 같던 아빠가 몸져누우셨다.
~ 나는 잠들지 못하는 작은 별들처럼 자꾸 뒤척였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다시 암울한 하루가 왔다. 하루는 단지 저물기 위해서 있는 것 같았다. 어쩐면 그 밤에 엄마와 아빠, 수현이도 그렇게 바라보았을지도 모르겠다. 막막한 어둠과 어둠 너머에서 빛나는 희미한 별을.
(아빠 출입금지) 70쪽-
부모님은 내게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적어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그런데 나는 그 잔소리마저 듣기 싫을 때가 있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나를 좀 가만히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
내 안에서 뭔가 통제할 수 없는 이런 기운이 꿈틀거렸다. 그러다보니 어떤 말을 하든, 어떤 상황이 되든 아빠와 나 사이에 오해가 더 깊어졌다. 오해가 깊어지면 상처가 된다. 나는 차라리 아빠와 되도록 대화를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대화를 하면 자꾸 부딪치니까 말이다. 그러데 대화를 피하는 나의 모습이 아빠에게는 반항으로 받아들여졌나보다. 나는 아무리 화가 나도 아빠에게 대들거나 문을 쾅 닫은 적도 없는데......
아빠와 나는 언제 어디서나 함께 있었으며, 방문만 열면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담이 느껴졌다. 우리는 담 너머로 대화를 했다. 아빠의 말에 거의 대부분 "네"라고 로봇처럼 감정 없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그 담의 존재에 대해서 아빠도 알고 있었다. 우리는 담 너머에서 담을 어떻게, 언제 넘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담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만 속상해하고 슬퍼했다.
~ 나는 아빠에게로 향하는 마음의 방문을 잠깐 닫았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빠가 나의 마음을 알아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