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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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정의롭지 못한 정치판을 보고 실망한다. 

실망은 외면을 부르고 또, 실망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 책은 그것을 지적한다.

잘못된 정치판을 보고 실망하고 비통해진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것을.

민주주의는 행동하는 시민이 있어야만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낯선이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검열하게 만들고,

비판을 차단시키고, 나의 생각을 소리내어 말하는 것에 공포심을 조장한다.

미디어를 장악하고, 미디어와 쇼핑에 집중하게 한다. 


안으로 잦아들지 말고 밖으로 자신의 의견을 자꾸 뱉어내야 겠다. 

정치에 실망하고 외면하는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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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 민주주의는 끝이 없는 실험이고, 그 성과는 결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무엇입니다. 이런 말을 글로 옮기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 많은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알지 못해 곤혹스러워합니다. 투표에 참여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유세에 후원을 하고, 선출된 공직자에게 어떤 쟁점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는 등 최소한의 행동을 넘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시민권의 거창한 형식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대신, 우리는 사적 영역으로 숨어들어 오로지 자신의 개인 생활을 개선 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 결과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지고, 거기서 생겨난 공백을 비민주주의적인 힘이 채우려고 합니다.

<서문> 36쪽-
~ 어쩌면 우리는 근대성의 가장 나쁜 특징들에 대해 똑같이 슬픔을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무심한 상대주의, 정신을 좀먹는 냉소주의, 전통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멸, 고통과 죽음에 대한 무관심 등이 그것이다.
우리 모두를 왜소하게 만드는 이런 문화적 추세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해 타협할 수 없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폭력은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법률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사람들이 저마다의 뜻대로 믿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면서도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아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결정적인 차이들에 대해 스스로를 가르쳐야 한다. 상호 이해를 향한 대화 속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폭력의 사용을 포함하여 우리를 위축시키는 모든 것에 대해 두려움 없이 말해야 한다.



<1. 민주주의의 생태계 Democracy's Ecosystem>
(다양성, 긴장 그리고 민주주의) 52쪽-
- 두려움 없이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차이를 넘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공유하는지를 배우기

- 자기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에 들어가는 것을 상상하면서 낯선 타자에 대한 공감을 심화시키기

- 우리가 믿고 아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붙들면서 동시에 다른 견해에 대해 귀를 열어놓고, 필요하다면 생각을 바꾸기

-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진실에 의심이 들면 언제든 대안적인 사실과 설명을 찾아내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 나은 정보와 지식으로 나아가기

- 대화에 대해 파고들고, 질문하고, 탐구하고 매달리면서 그 과정에서 현실에 대해 더욱 충분하고 3차원적인 관점을 발전시키기

- 갈등으로 점철된 정치 현장에 들어가 복합적인 힘이 작용하는 역동성을 붙들어 시민 공동체를 결속시키고, 정부가 국민의 뜻에 책임지도록 붙드는 힘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기

- 집단적인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기회를 증진하면서, 여러 생각이 겨루는 가운데 보다 나은 해결과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기

- 여러 차이로 가득 찬 세계를 대면하면서 더욱 편안함을 느끼고, 다양성의 열매를 더욱 잘 만끽할 수 있기

(니스트 E.J. 디온 주니어) "정치를 혐오하는 국가는 민주주의로서 오래 번성할 수 없을 것이다."

 

<2. 저절로 시민이 된 사람의 고백 Confessions of an Accidental Citizen>
많은 이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견을 내는 데 자신 없어 한다. 우리를 성장시킨 교육·종교 제도들은 우리를 드라마의 배우가 아니라 관객의 일원으로 취급한다. 그 결과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정치를 스포츠처럼 관람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자신의 견해를 찾아내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알 수 있다.

 

(시민성과 공공선) 78쪽
"세 종류의 애국자가 있는데, 그 가운데 둘은 나쁜 것이고, 하나는 좋은 것이다. 나쁜 애국자는 비판 없이 사랑만 하는 자들과 사랑 없이 비판만 하는 자들이다. 좋은 애국자는 자기 나라와 끊임없이 사랑싸움을 한다."

 

(다섯 가지 마음의 습관)
누군가 내게 21세기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인에게 필요한 마음의 습관을 두 단어로 요약해달고 한다면, 뻔뻔스러움과 겸손함이라는 말을 고르겠다. 뻔뻔스러움이란 나에게 표출할 의견이 있고 그것을 발언할 권리가 있음을 아는 것이다. 겸손함이란 내가 아는 진리가 언제나 부분적이고 전혀 진리가 아닐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내 의견을 분명하고 자신 있게 발언하는 것만큼 특별히 타인에게 열린 마음과 존중하는 태도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겸손함과 뻔뻔스러움의 마음을 갖추면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시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민이 다수가 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 우리가 자기 나름의 진리를 표현하면서 타인들이 내세우는 진리와 대조, 수정하며 발언과 행동을 할 때 통찰력과 에너지는 새로운 생명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많은 이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견을 내는 데 자신 없어 한다. 우리를 성장시킨 교육·종교 제도들은 우리를 드라만의 배우가 아니라 관객의 일원으로 취급한다. 그 결과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정치를 스포츠처럼 관람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자신의 견해를 찾아내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알 수 있다. 공동체의 지지가 있다면 말이다.

 

101쪽-
~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감정을 선동해 지성을 마비시키고, 마음을 분열시켜 정복해야 한다는 것은 선거 정치의 가장 초보적인 지식이다.
~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지성에 호소하는 것을 거의 항상 능가할 뿐 아니라, 깊이 간직하고 있는 신념과 충돌하는 사실을 제시하면 사람들은 신념을 바꾸기보다 그 신념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 지금의 경제 위기를 초래한 소비주의를 부추긴 것은 무엇인가?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충분하지 않다는 두려움, 우리가 좀 더 많이 가져 마땅하다는 오만함, 물질로 채우려는 영적인 공허함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우리의 관대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요구에 대한 이타적인 충동이 아니겠는가?

 

(마음의 병을 진단하다) 119쪽-
~ 우리 사이에서 가장 흔하고 민주주의를 좀먹는 두 가지 거짓 치료제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소비주의와 희생양 만들기가 그것이다. 그 두 가지 모두 개인 관계와 시민 공동체를 왜곡시킨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번영에 필요한 마음의 습관을 거스르는 쪽으로 작동한다.
많은 사람에게 소비주의는 내적인 공허함을 달래는 선택의 마약이다. 우리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까닭은 그것이 정말로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정체감과 존재 가치를 세워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적·사적 생활에 스며드는 광고가 가까운 증거다. 거기에서 제품의 쓸모를 강조하는 경우는 드물고, 그 대신 자기들이 충족시키리라고 주장한 내적인 욕구를 겨냥한다.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것을 면밀하게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그 전략이 세워진다. "젊고, 아름다워지고, 똑똑해지고, 강인해지고 싶은가? 이것을 사라!" 우리의 소비 중독은 그들이 제공하는 향상에 대한 거짓 약속을 끊임없이 구매할 정도록 깊어질 수 있다. 잠깐 뭔가 얻은 듯하나 마음은 여전히 공허하고 지갑만 얇아졌을 뿐인데도 말이다.
~ "안전과 만족은 돈보다 친구로부터 더 쉽게 획득된다."
~ 경제적 신화나 물질적 소유가 의미를 채워줄 것이라는 개인적 신화는 개인적·정치적 불행을 예고하는 환상이다. 소비주의의 "즉각적 만족"이 가까이에서 이뤄지는데, 시민권 - 장기적인 관여를 요구하고 결과는 좀처럼 곧바도 나타나지 않는 역할 -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질 이유가 있겠는가. 소비에 대한 우리의 강박은 공공 영역으로부터의 탈출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동인이 되고, 우리가 국민으로서 행사할 집단적 권력을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힘이 된다.
~ 희생양 만들기가 파시즘의 극단으로 흐르지 않는다 해도 타인에 대한 두려움에서 행동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공공 영역에서 물러나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의 보호된 사생활로 숨어들어야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에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며 가족, 일, 종교 공동체, 친구들 사이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터널"을 넘어서는 모험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 예가 된다. 피난처에 보호된 삶은 공허하고 고립된 사람들에게 의미, 공동체, 안전 등으로 여겨지는 무엇인가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문이 잠긴 벽 뒤에서 또는 터널로 연결된 벙커 속에서 살아가는 "커뮤니티"는 거짓 현실일 뿐이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파괴하지는 않는다 해도 그것의 건강한 발전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자아) 124쪽-
~ 그러나 자아가 타인들과 상호 의존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성적 측면에서 결함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가 정신과 창의성과 정치를 제대로 구현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 건강한 자아가 지닌 정체성은 자기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속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 심지어 (때로는 특별히) 낯선 타인들과 함께 있으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건강한 자아는 자신의 두 다리로 서 있으면서 공동체에 의존하고 기여하는 여러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런 자아는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시민들에게 자신을 성찰하고 마음의 역동을 다루는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할 대만 그러한 자아가 형성된다.

 

<5. 낯선 자들과 함께하는 삶>
한 사회가 권위주의적 통치체제로 흘러가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차단되는 장소는 공적인 삶이 영위되는 곳들이다. 사라들은 체포의 위험을 무릎쓰지 않고 길거리에 모일 수 없다. 공적인 시위는 불법으로 선언되고 강제로 종식된다..... 또 모든 결사적인 삶은 권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엉터리 정치 집회가 무대 위에 오르고 정권에 의해 각본과 안무가 짜인다.

(맨해튼 택시기사) 158쪽
글쎄요, 어떤 손님이 탈지 전혀 알 수가 없지요. 그래서 조금 위험하기는 해요. 하지만 많은 사람을 만날 수가 있어요. 대중을 알아야 해요. 거기에서 인생에 대해 많은 걸 배운답니다. 대중을 알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거죠. 생각을 나누면서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니까요. 꼭 학교에 다니는 거 같아요.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나면 도움이 되지 상처가 되지는 않아요. 한 종류의 사람들만 좋아하면 좋지 않아요! 승객들과 이야기하면서 내가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해주지요! 상대방은 그렇다고도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 식으로 나를 교육하는 것입니다. 아주 즐거워요. 돈을 주고도 이런 교육을 받을 수가 없지요. 늘 같은 종류의 사람들과 있기만 하면, 늘 같은 옷을 걸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서 싫증이 나죠. 그러나 대중은 늘 신선하지요!

 

(민주주의에서의 공적인 권력) 174쪽-
~ 공적인 삶이 민주주의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기는 쉽다. 한 사회가 권위주의적 통치체제로 흘러가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차단되는 장소는 공적인 삶이 영위되는 곳들이다. 사람들은 체포의 위험을 무릎쓰지 않고 길거리에 모일 수 없다. 공적인 사람들은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길거리에 모일 수 없다. 공적인 시위는 불법으로 선언되고 강제로 종식된다.
~ 우리는 사생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공공성의 위축에 대해 거의 망각하고 있다. 공적인 삶의 쇠퇴 - 민주주의에 생기를 불어넣는 핵심 에너지의 쇠퇴 -에 대해 계속 무관심하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사생활도 결국 무너질 것이다.

(공적인 삶을 위한 공간의 회복) 182쪽-
~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일상적으로 참여할 공적인 삶의 장소와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6. 교실과 종교 공동체 Classrooms and Congregations>
(교실과 종교 공동체의 공통점) 204쪽-
(릴케)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해 인내하라. (...) 질문 그 자체를 사랑하라. (...) 답을 구하지 말라. 그것을 살지 못하기 때문에 답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핵심은 모든 것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질문들을 살아라. 그러면 서서히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먼 훗날 그 답을 살고 있을 것이다.

(공교육과 내면 탐구) 205쪽-
~ 자기의 자아보다 커다란 실재에 대해 성찰하도록 그리고 죽음이 아닌 생명을 가져다주는 실재들과의 연결을 통해 의미와 목적을 찾는 법을 배우도록 학생들을 이끄는 것보다 중요한 교육 과제는 없다.
(감춰진 커리큘럼) 215쪽-
~ 학생들은 배우는 무엇에서만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배우는가에 대해서도 학습한다. 학생들은 충실한 정보로 가득 찬 민주적 가치에 관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교사가 그 정보를 받아쓰게 하고 학생들이 그것을 달달 외워 시험에 적도록 한다면, 그들은 독재의 추종자로 살아남는 것을 배우고 있다. 머리를 숙이고, 입을 다물고, 그것을 이해하거나 믿는 것에 상관없이 정당의 강령을 읊조리는 것 말이다.
교실 안에 있는 관계의 역동이 주는 영향은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위해 암기한 정보보다 오랫동안 지속된다. 너무 많은 학생이 교실에서 교사의 퍼포먼스에 대한 단순한 관객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탐구와 발견과 상호 창조의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가하기보다는 전문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시민을 키워낼 수 없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뒤로 물러앉아 프로가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관람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 전문가 숭배는 교육의 임무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쇠퇴시킨다. 그러나 이 숭배의 뿌리는 깊다. 과학 그 자체만큼이나 깊은데 이는 아리러니로 가득 찬 사실이다.
~ 인문학은 불가피하게 정치적이다. 왜? 우리의 비전을 복잡하게 만들고, 소중하게 간직해온 생각들을 뿌리째 뽑아버리며, 독실한 믿음을 깍아내리기 때문이다. 즉 불확실성이 자라나게 하기 때문이다. 관용의 경계를 긋고 다시 긋도록 강요하면서까지 우리의 이해와 연민의 범위를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 구축을 통해 복합성 앞에서 겸손할 수 있는 개인이 출현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질문을 토애 형성되고 곧바로 굴복하지 않는 개인, 강제에 저항하고 모든 형태의 조작과 선동에 맞서는 개인이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인문학은 우리가 민주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을 전달하는 최고의 메커니즘이다. 내가 아는 한 그보다 훌륭한 것은 없다.

 

<7. 근원적 민주주의를 위한 안전한 공간 Safe space for deep democracy>
디지털 미디어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이 정치적 견해와 정보의 소비자만이 아니라 생산자도 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보탬이 된다. 그런데 우리가 소비자로서 읽은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다른 자료들과 비교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쭉정이로부터 알맹이를 추려내는 시도를 않는다면 디지털 미디어는 민주주의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미디어가 현실을 규정할 때) 244쪽-
~ 우리가 정치 세계를 규정하는 배타적 권리를 미디어에게 부여할 때, 우리에게 결국 남는 것은 왜곡된 현실 감각과 망가진 마음의 습관이다. 그렇게 되는 방식은 아래와 같다.

미디어가 세상의 문제를 너무 빠르고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짓눌려 영향력을 발휘할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뉴스가 정보를 다루는 속도와 규모는 시민에게 행동할 힘을 실어주는 대신, 정보의 과부화와 사생활로의 퇴각을 유도한다.

~ 미디어는 고통에 초점을 맞추어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 원인을 제대로 파헤지지 않고, 파헤친다 해도 가끔 엉뚱한 것에 탓을 돌린다. 우리는 고통에 흠뻑 젖어 둔감해지거나 압도적인 감정으로부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린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통과해 고통을 근원에서부터 천착하려 하면 미디어는 잘못된 곳으로 안내하는 경향이 있다.

~ 우리는 짧은 주의력에 걸맞는 토막 소식을 좋아한다. ~ 가본 적이 없는 곳에 가본 드산 착각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견해와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의 출처만을 신뢰한다. 뜨거운 수사와 엄청난 과장이 불러일으키는 흥분 상태에 중독되었다. 둔해지거나 압도되면 그 고통에 관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변명을 한다. 자신의 삶 속에 있는 실제 세계의 쟁점에 관심을 갖는 대신, 명성과 스캔들을 통해 남들의 일을 자기의 것인 양 느끼며 살아가길 선호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건강에 해로운 독극물질이 담긴 상품을 구매하는 이상적인 고객이다.

 

<8. 쓰이지 않은 마음의 역사 The unwritten History of the Heart>
민주주의라고 불리는 운동에 완전히 참여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완전히 참여하는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자기 안에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므로 강한 빛뿐만 아니라 깊은 어둠의 유산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오직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유, 평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정의를 계속 꿈꿔야 한다.

(운동 그리고 마음의 역사) 291쪽-
~ 로자 파크스 그리고 그녀와 비슷한 다른 사람들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미얀마의 아웅 산 수 치,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그리고 미국의 몇몇 건국자를 들 수 있다. - 처벌의 개념을 바꿈으로써 개인의 중대한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냈다. 그들 모두 이해하게 된 것이 있다. 다른 사람이 내게 가하는 어떠한 처벌도, 자신이 왜소해지는 것에 공모함으로써 스스로에게 가하는 처벌보다 더 클 수 없다는 것이다.

(내적 해방에서 외적 변형으로) 293쪽-
~ 어떤 운동이든 이면에 그늘이 있는데, "우리는 옳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틀렸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이 믿음은 견해를 함께하는 사람들끼리만 이야기할 때는 도전받지 않는다. 운동의 옹호자들이 공적인 장으로 나아가 비판자들을 끌어 모아 참여시키지 않는다면, 그 자기방어적인 폐쇄 회로는 집단적 나르시시즘을 빚어낸다. 이는 파시즘이나 그와 비슷한 것들의 핵심에 자리잡은 병이다. 진정으로 운동을 믿는 사람들이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이제 벌어진다. 반대자들에게 고통을 가하고 사물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을 죄다 깍아내린다. 가장 극단적으로 그 결과는 파시스트적으로 해결하거나 운동의 비판자들을 투옥하거나 살해하는 것이다.
운동이 그러한 반민주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의견을 달리하는 사라들과 공개적으로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만일 비판이 틀리다면 운동은 공공의 장에서 답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록 그 비판자들을 설득하지는 못한다 해도 운동의 주장을 공론장에서 주장할 기회를 얻게 된다. 만일 비판이 옳다면 운동은 그 한계와 오류로 인해 자멸하기 전에 스스로 바로잡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정당성 있는 운동은 비판자들과의 대화에 심혈을 기울인다.
~ 이 지구를 여행하는 동안 진정한 자아를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죽어가는 것보다 더 깊은 영혼의 고통을 나는 상상할 수 없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보낸 잠깐 동안 최선을 다해 나 자신으로서 가족, 친구, 공동체와 세계 앞에 현존할 수 있었음을 알면서 죽는 것보다 더 깊은 영혼의 위로를 나는 상상할 수 없다.

~ 민주주의라고 불리는 운동에 완전히 참여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완전히 참여하는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자기 안에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 강한 빛뿐만 아니라 깊은 어둠의 유산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오직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유, 평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정의를 계속 꿈꿔야 한다. 한편으로 우리는 현재의 순간 속에 살아간다. 거기에는 단조로움과 테러, 공포와 희망, 이해할 수 없는 상실과 초월적인 기쁨이 함께 깃들어 있다.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하는 일 어느 것도 변화를 일으킬 것 같지 않은 기분이 종종 든다. 그러나 참으로 많은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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