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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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우리에게 삶을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런 명작 중 하나이다. 희곡 형식의 책은 많이 접하지 않아서 처음엔 낯설었지만, 극중 인물들에 몰입이 되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나를 망각하고 자식의 삶에 자신의 행복을 투영한 윌리의 모습에서 자식의 성공을 자신의 유일한 삶의 가치로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 윌리의 잘못된 교육관으로 자라난 비프와 해피의 행복하지 않은 삶 또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반면에 인간은 근본적으로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스스로 행복할 수 없다면 함께 행복할 수도 없다. 윌리는 스스로 행복할 수 없는 아버지였고, 그런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의 습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 비프와 해피 또한 스스로 행복해 질 수도 남과 어울려 행복해 질수도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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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비프 “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칠 년이나 뭔가를 해보려고 애썼거든. 물품 배송부 직원, 세일즈맨, 이런저런 일들. 그냥 하찮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었지. 뜨거운 여름날 아침에 전철을 타고, 재고를 챙기고 전화를 하고, 아니면 사고팔고 하는 것에 너의 온 인생을 바친다고 생각해 봐. 진짜 바라는 것은 셔츠를 벗어 던지고 야외에서 일하는 건데 고작 두 주짜리 휴가를 위해 일 년 중 오십 주를 죽어라 고생하는 거지. 그리고 언제나 네 옆의 녀석보다 한발 앞서야 해. 그러나 여전히, 그게 네가 말하는 미래가 있다는 거지?”

 

160쪽-

 비프 “아버지가 저를 너무 띄워 놓으신 탓에 저는 남에게 명령받는 자리에서는 일할 수가 없었어요! 그게 누구 잘못이겠어요! ~ 비프 ”저는 사람들의 리더가 되지 못하고, 그건 아버지도 마찬가지예요. 열심히 일해 봤자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세일즈맨일 뿐이잖아요. 저는 시간당 1달러짜리예요! 일곱 개의 주를 돌아다녔지만 더 이상 올려 받지 못했어요. 한 시간에 1달러!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114쪽

 윌리 “그런데 자네는 아이에게 뭘 하라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나? 아이에게 도통 관심을 두지 않았잖나.” 찰리 “ 아무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게 내가 사는 방식이지.

 

172쪽

 찰리 “아무도 이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어. 넌 몰라. 윌리는 세일즈맨이었어. 세일즈맨은 인생의 바닥에 머물러 있지 않아. 볼트와 너트를 짜 맞추지도 않고, 법칙을 제시하거나 치료 약을 주는 것도 아니야. 세일즈맨은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 미소에 답하지 않으면, 그게 끝이지. 모자가 더러워지고, 그걸로 끝장이 나는 거야. 이 삶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그게 필요조건이야.”

 ~ 비프 “꿈이 잘못된 거죠. 완전히 잘못된 꿈이었죠.” , “자기 자신을 끝까지 알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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