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이종태 지음 / 부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문구는 "복지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구매다"라는 구절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팍팍하고 흉흉해지는 것은 잘사는 자와 못사는 자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모두 못 살때는 서로 격려하면서 힘냈었는데, 이제는 격려할 상대도, 힘내서 할 일도 없어진건 아닐까요?

이 책은 이런 측면에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복지의 중요성을 설파합니다. 우리나라는 직업의 귀천이 너무 확연합니다. 직업간의 임금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예전처럼 함께 잘살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일하는 사회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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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쪽<시장은 본래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는다> 정승일
~ 가난한 사람들만 골라서 혜택을 주는 걸 '선별적-잔여적 복지'라고 합니다. 합리적인 것 같죠? 정말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만 골라서 주니까요.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먼저 가난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려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 자체가 선별된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선별을 하려면 소득 조사도 해야 하고 가정 조사도 해야 하니까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했던 거 기억나지 않나요? 선생님이 그러잖아요. "모두 눈감아. 집에 텔레비전 없는 사람 손들어...." 좀 잔인하지 않나요? 이렇듯 선별 과정 자체가 '사회적으로 낙인찍기'라는 문제를 일으켜요. 더구나 선별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고요. 그러느니 그 예산으로 모든 아이들한테 급식을 하자는 거죠.
장하준
그에 반해 '보편적 복지'는 빈곤층뿐 아니라 중산층은 물론 부유층에게까지, 그러니까 모든 국민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다면 누구도 인간 이하의 삶을 잘지 않도록 마땅히 받아야 할 기본적 권리가 있다는, 시민권에 기초한 복지 개념이죠.
그런데 저는 '무상'이란 표현에 불만이 많아요. 무상 급식이건 무상 보육이건 국가가 절대 공짜로 주는 게 아니거든요. 가난한 사람도 부가가치세는 다 내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그게 공짜죠? 그리고 보수 세력의 무상 급식 반대론 중 하나가 '왜 재벌 아들까지 공짜로 밥주냐. 부자 복지다'라는 건데, 이것도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부자들은 누진소득세를 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이미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있거든요. 부자들은 같은 복지 혜택을 받더라도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고 받는 것이니 보수 세력에서 말하듯이 부자 복지가 아니에요.

346쪽
정승일 시장주의자들은 교육을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활용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국가의 역할은 교육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것이고, 그후에는 아이들 각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이죠. 그 경우 개인의 생산성만 강조할 뿐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사회적 맥락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맹점이 있어요.

357쪽 <복지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구매다> 장하준
~ 불가능한 일 같지만 시각만 좀 바꾸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게 국민이 각자 시장에서 따로 사던 물건을 국가가 공동 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면 되거든요. 다시 말해 증세를 통한 복지 지출의 증가가 국민의 돈을 빼앗아 가는 게 아니라, '복지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소비 방식을 바꾸는 일일 뿐이라고 지적해 주는 거죠. 세금을 '빼앗기는 돈'이 아니라 '같이 쓰는 돈'으로 보고, 복지 지출을 '공짜'가 아닌 '공동 구매', 그러니까 요즘 하는 말로 '공구'로 보면 증세를 말하기가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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