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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무선) ㅣ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평점 :
내 주위에서 건널목 아저씨와 비슷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어 남을 도와주는 사람.
물질적 도움만이 아니라 마음의 아픔까지 함께 해주는 사람.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도와주고, 또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또 떠나가는 사람.
내 주위에 이런 사람을 찾기 전에 우리가 되어야 할 그 사람입니다.
어린 도희와 태희와 태석이 건널목 아저씨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들의 어린시절은 슬픔과 추위와 아픔만으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건널목 아저씨 덕에 어린시절의 슬픔을 딛고 건강한 어른으로,
남의 아픔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 주위의 도희, 태희, 태석이에게 내가 선뜻 손을 내밀 수 있는가?
건널목 아저씨를 찾기 전에 나 먼저 건널목 아저씨가 되고자 노력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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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7
참 이상하지? 근사하게 생긴 사람도 아닌데, 가진 게 많아서 듬뿍듬뿍 퍼 주는 사람도 아닌데, 사람들은 건널목 씨를 좋아했어. 많은 사람들 사이에 건널목 씨 한 사람 더 와서 사는 건데 아리랑아파트 분위기가 달랒ㅆ다니까. 이웃끼리 인사도 더 자연스럽게 했고 더 상냥해졌지. 좋은 사람이란 그런 거야. 가만히 있어도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 내가 이걸 해 주면 저 사람도 그걸 해 주겠지? 하는 계산된 친절이나, 나 이 정도로 잘해 주는 사람이야, 하는 과시용 친절도 아닌 그냥 당연하게 남을 배려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건널목 씨야. 그런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참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p.142
도희는 태석이 어깨를 툭툭 쳤어.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게 너무 싫었는데, 태석이한테는 싸우라고 했어. 만날 집에만 있는 엄마한테 어디갔다 왔느냐면서 싸우고, 빚만 많다는 아빠한테 홰 허구한 날 빈둥거리느냐면서 싸우고. 끔찍했어. 하지만 태석이의 싸움은 그런 어른들 싸움과는 달랐어. 의지할 곳도 피할 곳도 없는 아이들한테 심심풀이로 던지는 괴롭힘이잖아. 도희는 자기보다 약하다고 생각한 아이만 괴롭히는 약아빠진 아이들한테까지 태석이가 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