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 공부 하면 머리를 내두르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보고 다시 한 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즐겁게요.

 하고 싶지 않은 공부에 질려 공부를 멀리 하게 만드는 게 현 교육 풍토입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가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깨우치게 해주면 그 다음은 저절로 굴러갈텐데...

 동기부여를 생략한 채 결과만 강요하는 공부는 되려 점점 멀어지게 하는 역효과만 줄 뿐입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배워나간다는 즐거움을 먼저 알려주는 학교교육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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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
~사교육은 아무리 날고긴다 한들 학교식 공부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학교의 이념을 가장 순수하게, 가장 극단적으로 실현해주는 것이 바로 학원이다. 따라서 중요한 건 공교육이냐 사교육이냐가 아니라, 어떤 식의 공부가 실현되느냐인 것. 더 끔직한 건 학교가 늘어날수록 이런 양상은 한층 심화될 뿐이라고 한다. 즉, 의무교육을 확대하고, 교육기관을 늘리고, 학교에 대한 각종 지원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럴수록 학교는 더더욱 공부에 대한 이미지와 표상들을 몽땅 흡인해버린다. 그래서 국가의 형태나 경제적 수준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하는 것이다.

 

p.35 <거짓말 하나-공부에는 때가 있다>
~동일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같은 장소에 몰아넣고 같은 내용을 주입하는 것. 그럼으로써 모든 차이와 이질성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아주 평균적이고 상식적인 존재, 곧 국민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학교에 주어진 소명이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 동안 엇비슷한 연령대 외에는 서로 뒤섞일 만한 공간 자체를 빼앗겨버린다.
~ 이 연령별 균질화가 만들어낸 가장 심각한 망상은, 학교를 떠나는 순간 공부는 '이제 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공부에는 다 때가 있어!'라든지, '이 나이에 무슨 공부?', '젊었을 때 공부 못한 게 한이야', '과정 끝났으니 이제 마음껏 놀아라' 등등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들이 다 거기서 유래한다. 즉, 젊은 시절 가정 형편이나 건강 등의 이유로 공부를 못 하게 되면 한평생 공부는 다시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거나, 혹은 다시 할 필요가 없다고 간주해버리는 것이다.

 

p.105 <독서로 인생역전! - 호모 부커스>
~학교가 퍼뜨린 가장 질 나쁜 거짓말은 공부로부터 독서를 분리시켰다는 사실에 있다."책 보지 말고 공부해!" 라는 상토어가 잘 말해주듯, 학교에서 독서는 공부가 아니다. 공교육에서 독서는 오직 논술을 위한 보조수단이고, 대안교육에선 취미활동이다. 대학에선? 아예 관심 밖이다. 이건 달리 말하면, 학교를 아무리 다닌다 한들 독서하는 힘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이 말했듯이, 독서는 "세상을 경륜하는 것은 물론 귀신과 통하고 우주를 지탱하는" 위대한 공부다. 이것만 있으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책이 내 인생의 자산이 될 테니까 말이다.

 

p.135
~중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다. 자신을 진정 비울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배움에 있어 가장 불리한 조건은 겸손을 가장한 자기 비하, 혹은 이미 획득한 지식에 갇혀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성이다. 그러므로 지식의 양이 많건 적건 '비움'은 배움의 필수적 조건이다. 끊임없이 비울 수 있어야 더 큰 앎이 흘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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