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 - 여덟 번째 인터뷰 특강, 청춘 인터뷰 특강 시리즈 8
강풀 외 6인 지음, 김용민 사회 / 한겨레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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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의 2011년 4월경에 있었던 인터뷰 특강을 책으로 엮어낸 책입니다.

사회는 <나는 꼼수다>의 PD 김용민 교수가,

강연자로는 강풀, 홍세화, 김여진, 김어준, 정재승, 장항준, 심상정씨가 나왔습니다.

'청춘'을 주제로 짤막한 강연을 한 후에 질문과 답변 순으로 담겨있습니다.

각 강연자의 청춘론을 통해 이 사회에서 청춘으로 살기가 얼마나 팍팍한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래도 결론은 힘내라 청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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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된 청춘의 길을 찾아서> 홍세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 자리에 관심을 갖습니다. 결국은 나와 내 가족, 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맞는 몸 자리를 향유할 수 있느냐, 이게 가장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해보건대, 한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를 규정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잣대는 사회 구성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누리는가에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 인간의 존엄성에 걸맞지 않은, 미흡한 자리에 몸이 놓여 있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요. ~이분들은 존엄하게 태어난 존재인데 존엄성을 누리지 못하는 자리에 몸이 있기 때문에 고통과 불행을 겪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이 자리에 있는 우리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 역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치면 미흡한 몸 자리에 놓인 이웃들의 처지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불안일 겁니다. 그리고 이 불안 때문에 결국 존엄한 인간조차도 굴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생존에 매진해서 자아실현을 놔버려야 할까요? 사회에 나가서 처음부터 자아를 실현하는 동시에 생존이 담보된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를 유보하기는 해야 할 겁니다.
그럼에도 제가 두 손 모아 간곡하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유보만 하자. 포기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존재로, 인격으로 비교당하는 게 아니고 오로지 소유물로 비교당하는 이런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 조건을 무시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아실현입니다. 절대로 자아실현을 놓치지 말자는 겁니다. 그래서 거듭 말슴드립니다만 유보하되 포기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인간의 능력은 시간과 함께 성숙합니다. 따라서 의지를 갖고 끝없이 긴장을 유지하면, 시간과 함께 자아를 실현하면서 생존이 담보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아무리 엄중한 사회라 하더라도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을 절대로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유보하되 포기하지 말자. 죽는 순간까지.


<청춘은 따로 없다, 내 스타일이 있을 뿐!> 김어준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라>
~보통 어떤 일을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건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걸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거지요. 보통은 설득을 해요.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왜냐면 자기가 못했을 때 자기가 못난 사람이면 안 되니까. 그런 변명을 열심히 준비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하는 거예요. 거기에 거창하고 대단한 의미는 없어도 돼요. 하고 싶으면 하면 되는 겁니다. 안 되면 할 수 없지요. 뭐. 그런데 보통은 그렇게 시간만 보내고, 핑계만 만들고, 이유를 만들고, 스스로 설득되고, 그러고 나서 그 일을 꾸미려 합니다.
그냥 하세요. 이유를 달지 말고,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뭐 대단한 일이 있다고 세상에. 그냥 하면 돼요. 어디를 가고 싶으면 그냥 가요. 안 되는 이유가 엄청나게 많은데,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그냥 만나요. 그 사람이 꼭 만나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흔히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부풀리고, 계획을 세우고, 그걸 구미려고 하는 게 그 일을 안 하려는 핑계를 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기 욕망을 이해하고, 자기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고, 자기가 언제 행복해 하는지 이해했으면 그냥 하세요.

<스타일 있게 살아라>
~'어쨌든 스타일 있게 살아라.' 사람들이, 가족들이, 주변인이 자기한테 거는 기대가 있습니다. 모두 그 기대에 부응하느라 부산하게 삽니다. 그 기대를 일단 접어두세요. 그리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자기 대면을 해봐요. 거울을 보고도 가능해요, 벌거벗고. 훈련이 필요하지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 자기가 어떻게 생긴 인간인지,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알고, 자기 욕망의 주인이 돼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당장 스타일 있게 사는 거, 그게 청춘이에요. 그렇게 살면 내가 나의 직업이 됩니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학생이라고, 회사원이라고, 공무원이라고, 백수라고 하고 자기 직업들을 얘기하지요. 꿈도 직업으로 말하고. 아니에요. 자기가 자기 직업인 겁니다. 우리가 왜 태어났느냐? 자기로 살려고 태어난 거예요. 공무원이 되려고 태어났나요? 학생이 되려고? 회사원이 되려고 태어난 게 아니지요. 그런 직업을 가지려고 태어난게 아니에요. 평생 내가 나를 직업으로 사는 것, 그게 청춘인 거지요. '청춘은 나이와 무관하다.' 20대여 야망을 가져라? 다 사기예요. 40살이든 50살이든 내가 나를 직업으로 삼고 내 욕망의 주인이 돼서 당장 스타일 있게 살면 그게 청춘이라고 어설프게 결론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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