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모든 사람의 삶은 죽음을 향해 있습니다.
그 죽음을 자기 손으로 앞당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건, 참 가슴아픈 일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삶의 의욕이 되살아 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삶의 도피처로 생각하기때문이겠죠.
자살은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한 일종의 도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현실을 견디지 못한 사람의 선택을 두고,
왜 현실을 못 견디느냐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두려움과 고통의 크기를 감히 짐작 할 수 없으니까요.

다만, 그들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고통스럽다면,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다시 한 번 선택할 수도 있다는 걸요.

그런 고통스러운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내세운 강요로 원치 않던 삶을 사는 베로니카는 자살을 시도하고, 시한부 생명을 선고 받습니다.

이를 계기로 자신의 삶을 자신의 뜻대로 치열하게 살아오지 않았음을 자각한 베로니카는 삶에 대한 미련과 의욕을 찾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주위에 많아졌으면, 그런 삶을 장려하고 격려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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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5

그녀의 부모는 어쨌거나 그녀를 계속 사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 감히 자신의 꿈을 계속 밀고 나가지 못했다. 그녀의 기억 깊숙한 곳에 묻혀버린 그 꿈은 연주회에 간다거나 우연히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가끔씩 되살아났다. 하지만 매번 그로 인해 엄청난 실망감만을 맛보았기 때문에 그녀는 곧 그 꿈을 다시 묻어버렸다. ~

"나는 좀더 미친 짓을 했어야만 했어."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에게도 깨달음은 너무 늦게 찾아왔다.

p.147

그녀는 자신이 곧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두려워하지? 두려워한다고 해서 그녀에게 도움이 될 것도 없고, 곧 발생할 치명적인 심장 발작을 막을 수도 없었다. 그녀에게 남아 있는 며칠 혹은 몇 시간을 그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 데 사용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p.216

"아마 그래야겠지. 사실, 일생을 사는 동안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오로지 울 잘못에서 비롯되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것에 대응했어. 우리는 격리된 현실이라는 쉬운 길을 택했던 거야."

pp.237

~난 소위 '정상적'이라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나보다 앞서 많은 의사들이 그 연구를 했고, 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은 사회적 합의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달리 말하자면, 대다수 사람들이 어떤 것을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올바른게 되는 거죠. 어떤 것들은 가장 초보적인 상식에 의해 좌우됩니다. 단추를 셔츠 앞쪽에 다른 논리의 문제겠죠. 단추들을 옆에 달아놓는다면 채우기가 아주 어려울 테고, 등 뒤에 달아놓는다면 아예 불가능할 테니까요.

하지만 다른 것들은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것들은 그래야만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정상으로 치부되는 겁니다.

p.240

~개개의 인간은 모두 유일해요. 자기 자신만의 자질, 본능, 쾌락의 형태, 모험을 추구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사회는 집단적인 행동 양식을 강요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왜 그런 식으로 생동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게 되죠. 그들은 그걸 받아들여요. 타자수들이 아제르트 자판이 최선의 자판이라는 사실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였듯이. 시계바늘이 왜 왼쪽이 아니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으세요?"

p.241

"아니요. 부인은 그 누구와도 닮지 않은 '다른'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닮기를 원하죠. 그건 내 관점에서 볼 때 심각한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르다는 게 심각한 병인가요?"

"모든 사람과 닮기를 자신에게 강요하는 게 심각한 거죠. 그건 신경증, 정신장애, 편집증을 유발시켜요. 자연을 왜곡하고 하느님의 법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숲에 똑같은 잎은 단 하나도 창조하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부인은, 부인이 다르다는 걸 미친 걸로 생각하죠. 그래서 빌레트에서 지내기로 작정하신 겁니다. 여기서는 모두가 다 다르기 때문에, 부인은 모두와 닮아 있다는 겁니다. 이해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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