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 자유 시장과 복지 국가 사이에서
토니 주트 지음, 김일년 옮김 / 플래닛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미국의 현실과 우리나라가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미국처럼 개인이 소외되겠구나 하는 씁쓸함까지. 루게릭병에 걸려 움직일 수도 없는 죽음의 상황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꾼 저자의 글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개인의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끼게합니다. 1970년대 보다 물질적 풍요를 이루어낸 지금 왜 더 사람들은 더 피폐해진것 같다는 건 저만의 생각하는 걸까요? 같이 걸어가길 꿈꾸지 않고 독주만을 교육하고,  꿈꾸길 강요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지식인은 물론 대 다수의 국민이 싫어하는 정치인만 있더라도 정치에 관심을 표명하고 의사를 밝혀야만 더 나은 세상을 꿈꿀 권리를 얻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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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
불평등은 곰팡이와 같다. 그것은 사회를 내부로부터 좀먹는다. 물질적인 차이가 미치는 영향이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시간이 무르익으면 지위와 재화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사람들은 점차 자신의 재산에 기반을 두고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낀다. 사회적 사다리에서 자기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범죄가 폭증하고 사회 병리학적 현상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고삐 풀린 부의 추구가 낳은 병폐는 정말 혹독하다.

p.49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생의 목적은 부자가 되는 것이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은 조소의 대상이었다. 전통적인 자본주의 비판가들만이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가장 충실하게 자본주의를 옹호하던 자들 가운데서도 다수가 그렇게 생각했다. 전후 수십 년간, 부 그 자체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니었다. 1949년 영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학생일수록 단지 보수가 좋은 직장을 구하기보다는 적당한 임금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선호했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오늘날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연본이 두둑한 직장 말고는 다른 대안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세대를 물질적 부의 추구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에는 무관심하도록 양육한 책임을 지기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녀들에게 사람들이 항상 그렇게 살았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일부터 시작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지난 30년간 모든 것을 경제적 이익을 기준으로 사고하는 데 익숙해졌다.
p.162
최근 수십 년간 이견의 제시에 앞장서 온 사람들은 주로 지식인들이었다. 처음 등장한 19세기 후반에 이들은 국가 권력의 남용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과 동일시되었지만, 우리 시대에서는 보통 여론의 시류에 맞서 발언하고 저술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로 이해되고 있다. 슬프게도 오늘날의 지식인들은 공공 정책의 핵심 내용에 대해 놀라울 정도록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식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이러한 일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대신 선택 사항들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윤리적인 문제에 개입하거나 항의하는 일을 더 좋아했다. 그 겨로가 우리 자신을 어떤 통치 방식 아래 둘 것인가에 관한 논쟁은 정책 전문가들과 '싱크탱크들'에게 맡겨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관습에서 벗어난 생각은 자취를 감추었고 대중은 논쟁의 주체에서 배제되었다.

p.237
자유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의무가 있다. 하지만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우리는 그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다들 아시다시피, 철학자들은 이 세상을 오직 이리저리 해석하기에만 바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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