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적 독서치료 - 정신건강과 자아발달을 돕는
한국도서관협회 독서문화위원회 엮음 / 학지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책에는 분명 치료의 힘이 있다. 
물론 적시에 적합한 책을 만났을때의 이야기 이다.
이 책은 그러한 책의 힘을 증명해주는 증언, 또는 증거가 되는 책들을 제시해 준다.
도서관에 근무하는 관계로 듣게 된 독서치료 수업에서 마음 상태를 알게 해주고, 행동의 잘못된 점을 꼬집어 주는 가슴 아픈 책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나의 행동을 돌아보고, 내 마음 상태를 객관적으로 느끼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변화한 나를 느낀다. 나의 변화는 곧 가족들에게 조금은 전달되었으리라고 믿어 본다. 물론 아직 턱없이 많이 부족하다. 더 많은 체득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언행일치가 병행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음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치료를 통해 변화한 삶의 모습들이 소상히 담겨 있고,
엄청난 분량의 독서치유서들이 간략한 내용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물론 발간한지 좀 지난 관계로 품절/절판 도서들이 많이 섞여 있지만, 도서관에서는 아직 구해 볼 수 있는 책들이다.
책의 치유의 힘을 믿고,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은 치유서를 찾기 위해서라도 꼭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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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기반, 사서 주도의 독서치료 프로그램은 경험이 쌓이면서 나름의 특징이 드러나게 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경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어린이, 청소년, 주부 그룹과 같은 도서관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과잉 지식은 곤란하다. 독서치료에 '관한about'지식을 빼곡하게 채우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독서치료의 역사, 과정, 자료 선정, 발문의 유형, 치료사의 자질 등에 '관한' 지식은 가급적 절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는 주로 독서치료에 '관하여'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지식형'이라 부르고 주금은 경계하는 편이다. 
둘째, 도서관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모름지기 감동이 있고 사람을 변화시키며 마침내 치유를 체험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참여자로 하여금 그 어떤 설명 이전에 '치유서Books for healing '을 바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참여자와 치유서의 만남이 관건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변화와 치유 경험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체험형'이라 부르고 비교적 선호하는 편이다. 
셋쌔, 참여자를 주체로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설명을 듣는 객체의 위치는 그들에게 적절하지 않다. 참여자가 스스로 읽고 소화하고 공감하도록 '놓아두어야'한다. 그들이 스스로 변화와 치유의 경험을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냄으로써 자유를 맛볼 수 있도록 '놓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때 진행자는 '의도된 소극성intentional passivity'을 견지하는 것이 좋다.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지나치게 앞에 나서지 않는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치료사therapist라는 표현을 가급적 삼간다. 그 대신 진행자facilitator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우리의 으식 속에 치료사의 취치는 책에게 가 있다고 할 수 있다. 

p.23
독서치료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상황'과 참여자에 따라 반응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한편, '상황'과 참여자에 관계없이 언제나 비슷하게 나타나는 반응도 있다. 그것은 책을 읽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다는 것과 읽고 나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경험을 말한다는 점이다. 울음을 우는 참여자가 나오는 '상황'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거의 모든 참여자가 같이 울기도 한다. 이것은 평소 참여자의 마음속 깊은 곳 어디인가에 감춰져 있던 구정물이 자극을 받고 표면으로 떠올라 흘로 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p.39
~단정적으로 머리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결코 머리를 써서 배우는 영역은 아니다. 주로 가습과 느낌으로 배운다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머리로 많이 안다고, 지식이 축적된다고 하여 치유 경험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자전거 안장에 앉는 일, 요가와 명상의 마음 모으기와 스트레칭, 선의 자세에 해당하는 부분이 독서치료에서는 곧 치유서 읽기 자체가 되는 것이다. 결코 그것에 관한 방법과 이론의 습득이 주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선정된 치유서를 자신의 눈으로 보며 집중하여 읽어 내려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마음을 모두 책 내용의 흐름에 맡겨버리고 그 밖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내용을 수험생처럼 머리로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와 함께 공부하는 한 연구자는 독서치료를 '마음의 요가'라고 부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 머리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
그래서 독서치료는 사고thinking쪽 보다는 감정에 호소한다고 말한다. 아픈 마음 sick mind또한 상한 감정wounded enotion이 주 대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호소 작용은 어떤 경로를 통하여 일어나는가? 내가 관계하고 있는  '책 읽기를 통한 정신치료 연구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독서치료 모임에서는 이 호소 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1. 먼저, 치유적 책읽기(혼자서 한다)
- 선정된 치유서를 한꺼번에 또는 몇 차례에 나누어 집중하며 통독한다.
-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에 주목한다.
- 이때 책의 내용을 자세히 기억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마음으로부토의 공감이 중요하다.
2. 다음으로, 치유적 글쓰기(혼자서 한다)
- 처음 치유서를 손에 들었을 때의 느낌 
- '나'에게 와 닿는 메시지의 강도
- 읽는 과정에서 '나'의 내면에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파장
- 다 읽고 났을 때 정리되는 생각
- '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 주변 사람에 대한 새로운 해석
- 읽고 나서 떠오르는 얼굴, 읽기를 권하고 싶은 사람, 선물하고 싶은 사람
- 위의 내용을 정리하여 종이 위에 솔직하게 적는다
3. 마지막으로, 치유적 말하기(그룹으로 한다)
- 준비해 온 '치유적 글쓰기'를 바탕으로 입을 연다.
- '나'를 열어 보이며 표현한다.
- 다른 참여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 다른 참여자들과 서로 마주 보며 토론한다.

독서치료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참여자들은 처음 모였을때 자기소개 차례가 되면 대체로 하는 식이 있다. 우선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집'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럼 왜 왔는가? 그냥 배우러, 그냥 호기심에서 왔다는 식이다. 그런데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그것이 마음속 진실이 아님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자신도 스스로의 진실을 모르고 있을 수 있고 알면서도 서먹한 분위기 속에서 선량한 거짓말을 해 버리는 수도 있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것은 읽고 쓰고 말하는 과정에서 평소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숨겨진 상처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읽고 쓰고 말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구정물이 위로 떠올라 흘러 나가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모임이 끝나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얼굴이 편안해지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경험을 흔히 동일시identification, 카라트시스catharsis, 통찰insight의 과정이라고 일컫는다.
독서치료 모임의 참여자들이 읽고 나서 특히 많이 울고 치유 경험을 고백하는 책들이 있다. 태어나서 자라는 성장의 아픔과 관련된 책들이다. ~ <상처받은 아이들>,<학대받는 아이들><마음속의 그림책><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 책들은 하나 같이 아이들의 아픔과 부모 되기의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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