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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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번 읽기 시작하다 손에서 놓았던 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글을 따라 읽는게 아니라 너무 성급히 앞서가며 읽으려 했었던 거 같습니다.
어떻게 그 책을 읽다가 손에서 놓을 수 있었냐는 주위 사람들의 말때문에 다시 천천히 읽어 냈습니다.
앞서가지 않고 글대로 따라 읽었더니 저번과는 달리 쉽게 공감하며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외로운 삶을 살던 19살의 주인공이 그 보다 더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소녀와 요한이라는 형을 만나면서 얽어내는 이야기입니다.
서로에 힘이 되어 주기도 하고, 그에 비례해 아픔이 되기도 하면서 생의 가장 힘든 시기를 살아냅니다.
뛰어나게 못생겼다는 이유로 비난과 조롱 속에 주눅들어 살아 오던 소녀는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소년을 진심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럴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그러나 자신을 사랑해 준 소년 덕에 자신의 아픔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힘이 길러지지만, 소년을 너무 사랑하게 되서 다시 자신을 잃을까봐 무서움에 홀로 떠나게 됩니다.
그녀가 평범한 여자였다면, 아니면 그가 너무 잘생기지 않은 평범한 남자였다면 달라졌을까요?
그리고 그가 잘생기지 않은 남자였다면 이 소설은 지금 같은 매력을 같고 있을까요?
우리들은 왜 미에 무조건적인 호의를 보낼까요?
저자의 말대로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게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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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200-
그럴 듯한 인생이 되려 애쓰는 것도 결국 이와 비슷한 풍경이 아닐까...생각도 들었다. 이왕 태어났는데 저건 한번 타봐야겠지, 여기까지 살았는데... 저 정도는 해봐야겠지, 그리고 긴긴 줄을 늘어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버리는 것이다. 삶이 고된 이유는... 어쩌면 유원지의 하루가 고된 이유와 비슷한 게 아닐까, 나는 생각했었다.~여기까지 와서 열차도 안 타고 가면 어떡해... 봐, 남들 다 타잖아... 이러는 사람이 아니라 참 좋아.

pp.310-
~나는 생각했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이 순간 세상의 평균은 올라 간다. 누군가를 뒤쫓는 순간에도 세상의 평균은 그만큼 올라간다 나는 생각했었다. 누군가

누군가의 외모를 폄하하는 순간, 그 자신도 더 힘든 세상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예쁜가? 그렇게 예뻐질 자신이... 있는 걸까? 누군가의 학력을 무시하는 순간, 무시한 자의 자녀에게도 더 높은 학력을 요구하는 세상이 주어진다.~ 사는 게 별건가 하는 순간 삶은 사라지는 것이고, 다들 이렇게 살잖아 하는 순간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할 세상이 펼쳐진다. 노예란 누구인가? 무언가에 붙들려 평생을 일하고 일해야 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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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내내 흐르던 음악들입니다
- 로버타 플랙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닐 영 Heart of gold
- 비틀즈 썸싱, 블랙버드, 미셸, Lucy in the sky with diamond,  Strawberry fields forever
- 핑크플로이드 Dark side of the moon
- 라벨 어미 거위의 두 번째 곡 난장이
- 밥 딜런 The Freewheelin, A Hard rain's A-Gonna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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