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읽었던 햇빛이 눈부셔 사람을 죽였다는 이해할 수 없어 기억 깊숙히 남은 그 구절만을 갖고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또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명작은 두고 두고 반복해서 읽어야 하나봅니다.
 
자신의 삶을 제3자적 입작에서 바라보듯이 살아가던 뫼르소는 그저 남들이 어머니를 사랑한는 만큼 사랑했던 어머니의 죽음마저 제3자의 눈으로 슬픔없이 바라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부유하듯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또 봐라봤겠죠. 어머니의 죽음 후로도 삶이 어떻게 굴러가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다가 우연히 폭력사건에 휘말리고, 또 그냥 우연히 갖게 된 총으로 이마를 찌르는 듯한 햇빛과 그 햇빛을 피할 수 없도록 막고 서있다는 이유로 한 청년을 쏩니다. 그리고 4방 더..

뫼르소는 전혀 다른 삶에 처하게 됩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평안했던 삶에서.. 제3자로 살것을 강요당하는 재판소에서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생사의 결정을 자신의 생각을 배제한체 배심원과 검사, 변호사, 재판관에 의해 결정하게 되는... 자신은 그냥 그 결정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진정한 이방인이 되버린 것을.. 그제야 뫼르소는 자신의 삶의 부조리를 마음 어디에선가 깨닫게 됩니다. 사형전날 그에게 회개를 강권하기 위해 들어온 사제에게 자신의 생각을 퍼부면서  제3자가 아닌 나의 생각을 말하게 됩니다.  그 날 밤 그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는 평안한 마지막 시간을 갖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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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133-
그때, 왜 그랬는지 몰라도, 내 속에서 그 무엇인가가 툭 터져버리고 말았다. 나는 목이 터지도록 고함치기 시작했고 그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기도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사제복 깃을 움켜잡았다.기쁨과 분노가 뒤섞인 채 솟구쳐 오를는 것을 느끼며 그에게 마음속을 송두리째 쏟아 버렸다. 그는 어지간히도 자신만만한 태도다. 그렇지 않고 뭐냐? 그러나 그의 신념이란 건 모두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만 한 가치도 없어. 그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그에게는 없지 않느냐? 보기에는 내가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그보다 더한 확신이 있어. 나의 인생과, 닥쳐올 이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어. 그렇다, 나한테는 이것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그것이 나를 붙들고 놓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굳게 붙들고 있다. 내 생각은 옳았고, 지금도 옳고, 또 언제나 옳다. 나는 이렇게 살았으나, 또 다르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은 하고 저런 것은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은 하지 않았는데 다른 일을 했다. 그러니 어떻단 말인가? 나는 마치 저 순간을 내가 정당하다는 것이 증명될 저 신새벽을 여태껏 기다리며 살아온 것만 같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중요한 것은 없다. 나는 그 까닭을 알고 있다. 그 역시 그 까닭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 온 이 부조리한 전 생애 동안, 내 미래의 저 밑바닥으로부토 항시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도 오지 않는 세월을 거슬러 내게로 불어 올라오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더 실감 난달 것도 없는 세월 속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거슨 모두 다, 그 바람이 불고 지나가면서 서로 아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느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죽음, 어머니의 사랑, 그런 것이 내게 무슨 중요성이 있단 말인가? 그의 그 하느님,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 사람들이 선택하는 운명, 그런 것이 내게 무슨 중요성이 있단 말아니가? 오직 하나의 숙명만이 나를 택하도록 되어 있고, 나와 더불어 그처럼 나의 형제라고 자처하는, 특권 가진 수많은 사람들도 택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알아듣겠는가? 사람은 누가나 다 특권 가진 존재다. 세상엔 특권 가진 사람들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 역시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그가 살인범으로 고발되었으면서 자기 어머니 장례식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형을 받게 된들 그것이 무슨 중요성이 있다는 말인가? ~~
그가 나가 버린 뒤에, 나는 평정을 되찾았다. 나는 기진맥진해서 침상에 몸을 던졌다. 그러고는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눈을 뜨자 얼굴 위에 별이 보였으니 말이다. 들판의 소리들이 나에게 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밤 냄새, 흙냄새, 소금 냄새가 관자놀이를 시원하게 해 주었다. 잠든 그 여름의 그 희한한 평화가 밀물처럼 내 속으로 흘러들었다. 그때 밤의 저 끝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어진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한 생애가 다 끝나 갈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다시 시작해 보는 놀음을 했는 지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서글픈 휴식 시간 같았었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 엄마는 거기서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마음이 내켰을 것임이 틀림없다.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 주고 희망을 가시게 해 주었다는 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서 마침내는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로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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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에 대한 편지
~뫼르소로 말하자면 그에게는 긍정적인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것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거부의 자세입니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다분히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기가 아는 것보다 더 말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도 의미합니다. 뫼르소는 판사들이나 사회의 법칙이나 판에 박힌 감정들의 편이 아닙니다. 그는 햇볕이 내리쬐는 곳의 돌이나 바람처럼(이런 것들은 것말을 하 않아요)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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