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평점 :
최근 성희롱, 성폭력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 인식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우리 주위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이 책처럼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진실을 알고 나면 답답하고 억울하고,
무력함에 화나는 묻히고 외면당한 이야기가 수도 없을 것입니다.
아무도 내가 당한 억울함과 고통을 믿어주지도 들어주지도 않는 상황에서,
제정신으로 버틸 힘이 우리에게 있을까요.
우연히 드러난 진실로 다시 삶의 정상 궤도로 올라선 마리의 삶이 기적 같은 이유입니다.
나는 얼마나 편견에 파묻혀 있는지 늘 성찰하고 되짚어 봐야 함을 날카롭게 지적해주는 책입니다.
==============================================================================
<책 속에서>
360쪽-
페기와 조던이 그녀를 믿지 않았다는 말을 경찰이 했을 때 "가슴이 무너졌다."고 마리는 말했다. 그녀 스스로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때때로 자신이 진짜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 아닐까 혼란스러웠다. 어쩌면 내가 꿈을 꾼 건지도 몰라. 거짓말을 했다고 자백했을 때는 "모든 걸 잃었죠." 자기 자신도 잃었다. 새로운 시작을 향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18세 소녀는 사라졌다. 우울증이 그녀를 잡아먹었다.
~ 두 사람은 15분 정도로만 짧게 통화했는데 마리가 원한 것, 마리에게 진정 필요했던 것은 그저 갤브레이스 형사가 해준 일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알리는 것뿐이라 시간은 상관 없었다. 오리어리가 체포되기 전에 마리의 인생은 출구가 없는 막다른 길 같았다.
운전면허조차 따지 못했다.
"그분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니까요."마리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