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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문제 ㅣ 믿음의 글들 189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옮김 / 홍성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에게 현존하는 고통의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을 묵상함에 있어 많은 걸림돌이 되어 왔습니다. 이 거치는 돌에 의해 우리는 시험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님을 부정하기도 하며, 분노와 슬픔에 가득 찬 기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고통의 문제에 대한 하나님은 과연 자유로우신가에 대한 질문, 이른바 신정론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질문은 신학사에서도 2000년을 이어온 주제였으며, 어쩌면 인류가 창조되어지고 타락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질문인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질문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의심에서라기보다는 그 분에 대한 깜냥의 변호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하겠지요. 물론 하나님이 나의 변호를 필요로 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는 점을 모르지 않으며, 저의 변호의 노력이 결코 그 분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선하시다는 점과, 그 분이 고통의 문제에 대해 무감하지 않으신 분임을 증명하고 싶었고, 설명하고 싶었던 마음은 결코 악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들은 때때로 논리적 반박들과, 설명의 한계로 인해 좌절되기가 일쑤였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그 고통의 문제에 대해 성경 속에서조차 침묵하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고통의 문제를 가장 진솔하게 다룬 욥기나, 고통의 가장 첨점을 경험하신 예수께서도 고통의 원인이나 이유를 밝히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그 고통이 있다는 사실과, 그것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과, 고통이 선한 것은 아니나 선한 결과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끝까지 사랑하는 것이라는 점만을 말씀하셨을 뿐입니다. 어쩌면 그 분께서는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아니하셨고, 그것이 그 분의 선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중에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라는 저서는 고통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폭을 넓혀준 계기가 되었다고 여겨집니다. 많은 상상력이 동원되긴 했으나, 그럼직한 비유와 설명을 통해 성경을 왜곡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고통의 문제에 대한 설득이 면면히 이어지는 책이었습니다. 그의 사상이 고통의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으나-아마 그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적어도 고통이 하나님의 전능과 선하심을 침해하지 않으며, 고통의 문제가 결코 불행이나 부정적인 것만이 아니고,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좋은 유익이 있다는 것과, 고통의 근원적인 책임은 인간이 쥐고 있음을 밝혀주었습니다. 루이스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