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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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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르네상스 저작집 3권을 읽어보면서, 이제야 그 시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대충 짐작하게 됩니다.헷갈리던 인물 이름도 정리가 되어가고, 각각의 사건들이 위치하는 자리도 이해가 되고, 각 나라의 역학적 관계와 그 속에 있던 인물들의 위치도 대충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인 체사레 보르자. 이 시대에도 이렇듯 매력적인 인물이 있었는가를 되새기며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 저작집 2권에서 조연으로서 소개받은 인물이, 어느새 주연이 되어 역사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잘 그려놓았지요.아직도 삼국지의 조조 보다는 유비에 호감을 가지는 나로서는 체사레라는 인물이 가지는 잔혹함이나 냉혹함이 쉽게 납득 되지도, 감격스럽지도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시대를 거슬러 살고자하는 인간으로서의 생명력을 느낄 때면 같은 인간이요, 남자로서의 뜨거운 피가 공유되는 것 같아 기껍게 그를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기경이라는 그의 신분적 한계, 아버지를 교황으로 두었기에 펼칠 수 없었던 자신의 삶에 대한 비전들. 그것을 위해 모든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맨손을 일어서는 그의 모습. 남자라면 그 누가 이런 모습에 감격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마지막 장면은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적의 대군을 맞아 패색이 짙은 전황 속에서 적진 가운데로 말을 타고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전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장렬한 전사. 불쌍하게 느껴지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풍운아 다운 죽음으로 생을 마친 그가 어쩌면 그렇게 멋있는지요.꼭 알았으면 하는 인물. 그 이름은 체사레 보르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