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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이명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12월
평점 :
📚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이명희
▪︎샘터
내 아이가 중증장애아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일 것 같다.
상상조차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삶 안에서 오갔을 감정과
수없이 흔들렸을 관계들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은 삶에 대한 대단한 해법을 내놓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점이 이 에세이의 가장 큰 힘처럼 느껴졌다.
연대, 공감, 힐링 같은 말들을 쉽게 꺼내지 않으면서도
곳곳에 인간에 대한 믿음과 따뜻함을 숨겨둔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독설과 유머가 번갈아 나오고,
마치 “너무 심각해지지 말라”며
슬쩍 농담을 건네는 것 같은 순간도 있다.
작가는 상담심리를 공부한 사람답게
여러 이론과 개념을 꺼내 보이지만,
결국 도달하는 지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인간은 끝내 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
그래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만이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는 결론.
아이가 열세 살이 되기까지,
움직이지도 보지도 못한 채 함께 살아온 시간들.
그 시간 속에서 가족, 이웃, 선생님,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관계들까지
모두 새롭게 다시 보게 된다.
관계란 가까워지는 일만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는 말이
유독 오래 남았다.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크지 않다.
“괜찮아질 거야” 같은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대신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살아볼 만하지 않겠냐고 묻는다.
희망을 크게 말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믿게 되는 종류의 문장들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감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감사할 일이 있어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기로 결심하는 것.
불완전하고 불안한 삶 속에서도
우리는 저마다 회복할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사랑과 이해,
용서와 안부를 모두 품은 한 단어, ‘안녕’.
이 책이 말하는 안녕은
떠나보내는 인사가 아니라
오늘을 다시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에게 건네는 인사에 가깝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조금은 괜찮아진 기분이 드는 이유는,
삶이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흔들리면서, 넘어지면서,
각자의 속도로 다시 일어서며.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는
그 모든 과정 앞에서
말없이 등을 내어주는 책이다.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주는 문장들로.
그리고 조용히,
오늘의 나에게 안부를 묻게 한다.
@jugansimsong
@isamtoh
@pages.by.seyeon
✨️ 샘터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간심송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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