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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디아 코드 - 14억이 만드는 혼돈 속의 로직, 지금 인도의 흐름에 올라타라
김재훈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도를 다녀온 지 10년이 지났다. 웬만하면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것을 선호했지만 인도만큼은 동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독실한 불교도인 H와 동갑내기 G도 인디아에 대한 환상이 있었기에 마음이 동했을 때 함께 순례팀을 꾸리게 되었다. 델리 in, 콜카타 out 으로 북인도를 9박 10일 횡단하였다.
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서 구도심 파하르간즈(Paharganj)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뉴델리역을 지나는 순간부터 여행자 거리의 숙소를 찾기까지 초긴장을 했어야 했다. 어디든 사람들 사는 곳이겠지만 ‘인도는 더럽다(dirty), 위험하다(dangerous), 힘들다(difficult)’는 선입견은 지워지지 않았기에 계속 호객 행위를 하려고 따라붙는 인도인들에게 밝은 미소는커녕 짜증난 표정을 지어 보였고 기나긴 미로와 같았던 골목을 헤매다 겨우 예약한 숙소에 기진맥진 도착했다.
묵기로 했던 숙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의 ‘비어 있는 방이 없다’는 말에 아연실색, 도대체 방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이냐 실랑이를 하다 보니, 돈을 조금 더 쥐어 주면 방을 알아보겠다고 하는 뻔뻔스러운 말에 역시나 사기꾼들의 나라에서 무슨 열정을 찾으러 왔는가 아드레날린이 치솟았다. 화가 잔뜩 나 있는 고객에게 덩달아 화내지도, 미안한 표정도 짓지 않는 인도인의 모습을 보고 문화의 벽을 느꼈는데 여행 후 한창 지나서 인도에 관한 글을 읽고 보니 인도인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나 본인이 고의로 저지르지 않은 일에는 잘못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인도 여행을 떠나기 전 인디아에 관한 여행서 한 페이지조차 읽지 않았으니 일단은 몸으로 부딪쳐야 했고,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미래의 창에서 최근 출간한 『넥스트 인디아 코드』를 흥미롭게 읽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인도어를 전공하고 인도에서 교환학생, 석사과정을 마친 군인이자 인도 연구자로 인도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인도 전역 40여 개 지역을 직접 다니며 현장을 확인하였고, 군 안에서 다진 전략적 사고와 분석을 통해 인구 14억의 거대한 시장을 이 책에 풀어낸다.
저자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 남자와의 인연을 ‘손님은 신이다(Athithi Devo Bhava)’는 인도의 격언을 통해 소개한다. 계속 말을 붙이려는 그를 의심하고 경계하면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다 긴급한 도움을 받고서야 인도에 대한 불신과 오해를 하나하나 풀어 나가는 에피소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앞서 숙소 직원의 경우도 어찌 보면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일 수 있다. 어찌됐든 현재는 빈 방이 없으니 급한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힌디어의 ‘주가드’ 정신에서 비롯된 인도인의 일상이다. 인도는 1991년 경제 자유화 조치 이전까지는 현재의 스타트업 열풍과는 상반되는 국가 통제 중심의 경제, 라이선스 라즈(License Raj) 모델을 따랐기에 인도인들에게 ‘공식적인 시스템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숙소의 매뉴얼도 없어 보이는 혼돈 속에서도 직원의 끼어들기(웃돈 요구)의 무례함을 체험했었는데, 인도인의 주가드 사고방식(어떻게든 길을 찾아낸다)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특유의 애자일(agile) 의사경정 모델로 더 심화된다. 회의 중에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거나 시장 상황이 변화했다 판단되면 기존 의제는 중단되고 새로운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인도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 있다. 무례하고 신뢰할 수 없는 사기가 넘쳐나는 위험한 곳에,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인도에서 14억 인구의 결핍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알 수 있다.